<렉시와 함께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침대에서 식사를 하던
뉴저지에서의 에피소드를 찍은 사진이다.>
J 엄마는 기도를 상당히 열심히 하는 여자로 일상이 기도 그 자체이다.
아들이 S대 의대로 가길 원했으나 아들은 재수 끝에 K대 공대로 갔다.
J엄마는 고향이 전주이고 남편은 전라도 깡촌출신이다.
그 아들이 재수 끝에 들어간 대학생활에서 친구를 만나서 여행계획을
세우고 아르바이트를 해서 동유럽 여행을 갔단다.
부모가 배낭여행비를 줄 정도로 여유가 있는 집이 아니다.
돈도 풍족하지 않게 떠난 여행에서 아들이 아버지를 주려고 로얄 살루트를 사왔단다.
엄마에게는 체코에서 가넷을 사왔다면서 오늘 하고 나왔다.
내가 하고픈 이야기는 로얄 살루트 이야기이다.
그 아버지가 양주를 좋아하지만 아들에게 이 술을 갖고 시골의 할아버지를
갖다 드려라고 했던 것.
아들은 그 술을 배낭에 넣고 할아버지집으로 향했단다.
아들은 고속터미널에서 전주버스터미널로 갔다.
거기서 택시를 타고 기린로로 가서 관촌으로 가는 시외버스를 타고
관촌에서 내려 또 진안으로 가는 버스로 갈아타고
진안에서는 백운면으로 가는 버스로 다시 갈아타고
백운면에 도착하면 동창으로 가는 버스로 다시 타고
동창에서는 반송리로 가는 마을버스를 타야 도착하는 곳이다.
차가 있다면 전주에서 3-40분이면 도착하는 곳인데 버스를
타고 가면 그렇게 많이 갈아타야만 한단다.
어쨌든 그 길을 버스를 갈아타면서 즐거운 마음으로 갔던 것.
반송리에 도착하니 81세의 할아버지가 오토바이를 타고 마중나와 기다리셨단다.
그래서 오토바이 뒤에 타고 할아버지집에 도착.
아…….숨찬다.
할머니가 차려주시는 밥상엔 김치가 너무 맛있어서 3그릇이나 밥을 비웠더니
할아버지가 더 먹으라고 그렇게 자꾸 재촉하시더란다.
그만 먹겠다고 하자 이 번에 어디서 사왔는지 단팥빵에 크림빵에 제과점 이름이
붙은 빵과 우유 1000미리짜리 세 통을 내어 놓으시며먹고픈 것 먹으라고
하시더란다.
할아버지가 어디서 사왔는지 모를 빵을 하나 더 먹고 우유를 꿀꺽꿀꺽 마시고
집 앞을 흐르는 계곡물에 발 담그고 놀다가 보니그 동네가 그렇게 좋더란다.
다음 날 떠난다고 하자 할아버지는 10만원 용돈과 남은 빵과 남은 우유 중에 한 통을
꾸역꾸역 넣어주시면서 가다가 먹으라고 신신당부를 하시고는 동창까지 오토바이로
데려다 주셨단다.
물론 집으로 가져갈 풋고추와 깻잎은 따로 비닐에 넣어 배낭에 들어갈 만큼 싸주셨고..
보지 않아도 그 할아버지가 그 술병을 꺼내고 또 꺼내고 만지고 또 만지고
다듬고 또 다듬고 닦고 또 닦으실 게 뻔하다.
얼마나 대견할까?
아들의 아빠가 어릴 때는 종이가 귀해 할아버지가 농사지으시다가
흙에 나뭇가지로 한자를 써가면 자식교육을 시켰단다.
아들을 4형제 두셨는데 너무나 다들 잘 한단다.
얼마나 다행인지…
아들이 집에 도착할 때까지 핸드폰으로 1초에 한 번씩 전화를 하시며
잘 가고 있는지 체크를 하시더란다.
들으면서 기분이 넉넉해지고 따스해진다.
그런 할아버지나 그 아들이나 그 아들의 아들이나..
그걸 자랑으로 감사하다고 얘기하는 며느리나 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가.
도회에서 자란 나는 죽었다 깨도 알수 없는 따뜻함이다.
하긴 울엄마도 다 떨어진 런닝 입고 지내면서도 돈 모아서
우리애들 굴비 사주라고 큰 돈을 성큼 주시곤 했다.
내가 간다고 하면 몇 시간 전부터 밖에 나와서 지나가는 사람
다 쳐다보며 체크를 하시던 양반이다.
부모의 마음이란 그런 것임을 잘 알지만 알면서도 제대로
못 갚아주는 게 자식이다.
이젠 효도를 하려고해도 안 계신다.
아들을 생각한다.
뭐하나 부족함없이 키우려고 난리를 치는 엄마에게 과연
어떤 마음일까?
효도를 받으려고 해주는 건 아니라고 하지만 효자이길 바래본다.
어느 새 立秋 란다.
광혀니꺼
2009년 8월 7일 at 3:38 오후
아!
입추…
그런가요?
울엄마도
무릎시린 계절이 왔네요.
계실때 잘해야하는것
다시 느끼면서…
볼레로
2009년 8월 7일 at 4:37 오후
읽는 이도 숨차게 따라 읽었습니다…^^
부모님의 내리사랑은 따라 할 수가 없지요.
자식이 뭔지… 여행기 쓰다보니 챈나이 큰 아들이 생각납니다. 하하
희망
2009년 8월 7일 at 5:12 오후
아… 읽다 보니 우리 어머니가 보고 싶네요..
엄마~~~
jhkim
2009년 8월 7일 at 7:28 오후
단숨에
읽어내려 가다보니
여러해전에 하늘나라에가신 울아부지 울엄니 생각에 눈시울이……..
살아생전에 좀더 잘해드렸어야하는건데
어쩌면그리도 우리 리사님은 영화장면을 연상하게 하듯이
그렇게 리얼하게 표현 하는지요
울아부지 울어무이께서 하시던 모습들이 하나 하나 떠오르는지
다떨어진 런닝 입으시며 돈모아 아이들 뭐 사먹이라고…….
그렇게도 큰손주딸을 좋아라 하시던 어무이
갸가 이젠 어였한 성인이며 미국에서도 아주유명한 박사님이 되셨답니다
어머님께서 크리스챤은 아니셨지만
손주들을향한 정성어린 기도가
울아들을 자랑스레 성장시켰나봅니다
즈그외할머니가 목사님사모님이니 얼매나 기도를 많이 하셨겠습니까?
울 리사님의 지혜롭고 슬기로운 자식사랑만은 어림없겠지만
역시 리사님은 대단함 그 자체입니다
오를리
2009년 8월 7일 at 7:36 오후
구세대가 부모님을 공경하는 마음,
아빠의 뜻에딸라 살루트를 가지고
할아버지를 찾아간 손주의 이야기를
읽으며, 아빠가 두고온 나라의 역사도
알기를 거부하는 내아들을 생각하며
자식을 잘못기른 이부사관의 실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됩니다~~~~
이런 아들에게 넌 제사에 참가할 자격이
없으니 할아버지 할머니 제사에 오지말라고
통보~~~~~~
테러
2009년 8월 7일 at 8:51 오후
자식 사랑이 어떤 것인지… 자식 낳아 기르는 친구들을 보면서
새로운 각도에서 보게 됩니다… 아마 저도 그들과 비슷해지겠죠..ㅎㅎ
오공
2009년 8월 7일 at 11:26 오후
개가 하도 쌔까매서 그림자(실루엣)인 것만 같아
예술적으로 보입니다..ㅎㅎㅎㅎㅎㅎ
Lisa♡
2009년 8월 7일 at 11:34 오후
광여사.
있을 때 잘해 ♬
노래 알죠?
애인이나 부모나 다 있을 때
잘해야 한다는 거.
요즘은 친구도 그렇다고 하네요.
Lisa♡
2009년 8월 7일 at 11:35 오후
볼레로님.
첸나의 아들은 척 봐도 효자로 보입니다.
쓸데없는 짓은 절대로 안하게 생긴..
막내는 아직 어려서인지 귀엽기만 하구요.
엄마, 아빠가 선하시니 아이들도 당연히…ㅎㅎ
숨차지요?ㅎㅎ
Lisa♡
2009년 8월 7일 at 11:36 오후
희망님.
저도 그러네요.
어무이~~~~~
Lisa♡
2009년 8월 7일 at 11:38 오후
jhkim님.
아이고 오죽하셨겠습니까?
다 종교를 떠나 부모의 간절함이 자식들은 그렇게 만드는 것 같아요.
누구는 불행하고 더러는 힘들게 사는 인생에서 자식이 잘 되어
자랑거리가 된다면 그 이상 무슨 미련이 있겠습니까?
그러니 예로부터 자식농사 잘 지은 집이 최고라고 하나봐요.
저도 돈 많은 친구는 하나도 안 부럽고 자식잘 된 친구가 젤로 부러워요.
미국의 박사따님도 그렇고 참 잘 키우셨어요.
앞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기대합니다.
늘 기도하시고 남을 위한 배려를 하시는 모습에 자연스레
자녀분들이 그 속에서 복받으실 겁니다.
Lisa♡
2009년 8월 7일 at 11:40 오후
오를리님.
그런 아드님이시라면 제사에 오지 말라고 통보하면
더 편해 하는 게 아닐까요?
차라리 오라고 해서 아버지가 정성을 기울이는 모습을
보여부면서 조부모님께 아버지가 하시는 말씀을
듣는 게 더 나을런지도…감히…ㅎㅎ
우리는 제사지낼 때 다 한마디씩 하거든요.
제사상을 향해서 말입니다.
어머니..누구는 요즘 뭐하고 어머니 누구는 지금 이런 공부 중이고..
뭐 이랗게 말입니다.
Lisa♡
2009년 8월 7일 at 11:42 오후
테러님.
자식을 향한 사랑이야 누리 나라 대대로 이어져
내려오는 최고의 끈끈한 사랑이지만
모든 것이 희석되어 가는 요즘은 사랑이 집착으로
변해서 악착같이 내 자식만 잘 되어라고 하는 느낌이…좀
그래도 뭐니뭐니해도 자식사랑은 그 무엇과도 비교가 안되죠.
Lisa♡
2009년 8월 7일 at 11:42 오후
오공님.
맞아요.
까만 렉시가
마치 그림자 같네요.
아…렉시 보고싶다.
데레사
2009년 8월 8일 at 12:05 오전
자식에게는 아예 바라지 말고 살아라 가 요즘 우리들 사이의
입버릇이에요.
결혼하고 나면 동네아저씨가 되어버리는 아들, 동네 아줌마가 되어버리는
딸이라고요.
맞는말 같기도 하고 아닌것도 같지만 기대는 금물.
자식에게는 해주는것으로 끝내야 할것 같아요.
ariel
2009년 8월 8일 at 12:17 오전
오늘 글 추천합니다. 오랜만에
조블에서 따듯한 글 읽어요.^^
Lisa♡
2009년 8월 8일 at 12:20 오전
데레사님.
기대 안한다고는 하지만
그렇다고 아예 안하게 되지는 않는 것 같아요.
기대라고 해봐야 뭐 별 거 없지만 말입니다.
동네 아저씨, 동네 아줌마…후후후.
남의 아들, 남의 딸요.
그래도 저는 제 아들들이 효자가 될 거라고
굳게 믿는 중이지요.
Lisa♡
2009년 8월 8일 at 12:20 오전
아리엘님.
따뜻한 글이죠?
듣다가 너무 따뜻한 이야기라
바로 동네 이름 적어버렸어요.
돈봉투에가다가….히히히.
서린
2009년 8월 8일 at 12:24 오전
리사님! 오늘아침 이글을 읽어 내려가며 눈물이 그렁그렁해 집니다.
손자를 당신자신보다 더 사랑하시는 할아버님과 첩첩산골을 수 번 차를 갈아타고 가면서도 오직 본인을 기다리 실 할아버지를 향한 손자의 진한 정이
그대로 읽는이에게 전해 오네요.
사람의 감정을 움직이게 하는 좋은 글을 써주신 리사님께도 짝~짝~짝~~
Lisa♡
2009년 8월 8일 at 1:20 오전
어…예전에 서린다방이 내 아지트였는데…ㅋㅋ
반갑습니다.
진정한 칭찬이십니다.
우와~~우쭐합니다.
제가 받은 감동이 커서 그대로 진실하게 전해졌다고 봅니다.
인간이 결국 추구하는 건 이런 진정한 삶 아니겠습니까?
결여된 인간성과 피붙이를 향한 끈끈함이 우리를 살게 하는 것이겠죠.
이런 격려 정말 고맙습니다.
onjena
2009년 8월 8일 at 1:37 오전
오랫만입니다.
요즘 골프에 빠져서리…..
저는 애들 좋은 직장 뭐 그런것보다(출세???)
부모에게 효도하는 자식들 있는 집이 더 부럽던데요….
건 그렇고
첫 사진이 젤 좋습니다.
발이 구여워서 ㅎㅎㅎㅎㅎ
Lisa♡
2009년 8월 8일 at 2:15 오전
앗…발이…맞네..발이 나왔네요.
언제나님.
요즘 골프치시고 부럽습니다.
반신욕은 열심히 하시나요?
ㅎㅎㅎ..저는 요즘 더워서 쉬고 있습지요.
골프를 저도 슬슬 다시 치기 시작해야 하는데..
도토리
2009년 8월 8일 at 2:39 오전
리사님..
입추는 立秋래요.. 사전에 의하면..
메롱..ㅎㅎ^^*
Lisa♡
2009년 8월 8일 at 2:41 오전
앗…………..맞네.
빨리 고쳐야겠다…
고마버용~~
Hansa
2009년 8월 8일 at 3:10 오전
리사님이 개 좋아하시나 봅니다..
사진 속의 개가 ‘도베르만’인 듯 한데, 저 개가 무척 사나운데요..
리사님 앞에선 다소곳하군요. 하하
Lisa♡
2009년 8월 8일 at 3:26 오전
한사님.
저 도베르망은 명견인데
너무나 순진무구한 아기같아요.
정말 귀엽고 아주아주 예쁘답니다.
네–저 개 엄청 좋아합니다.
Lisa♡
2009년 8월 8일 at 3:46 오전
한사님.
저 개요….밥도 기도 하고 ‘아멘’해야 먹습니다.
말 다 알아듣고, 진짜 기가 막히답니다.
아무것에나 먹겟다고 덤비지 않구요.
화장실도 잘 가리고 엄청 귀여워요.
실제로 보면 천사처럼 생겼답니다.
산성
2009년 8월 8일 at 5:01 오전
아니…천사가 저렇게 생겼다구요…^^
배낭에 술병 넣고 할아버지 찾아 뵙는 청년 이야기
감동입니다…전주에서 반송리까지…
알지도 못하는 동네를
괜히 마음에 점을 찍어 가며 읽어 봅니다.
하도 아름다워서…
Lisa♡
2009년 8월 8일 at 5:30 오전
산성님.
그렇죠?
전주에서 시작하면 안되고
서울서부터…ㅋㅋㅋ
반송리 저도 처음 들었지만
못잊을 거 같아요.
천사요?
실물을 보면 바로 왜 천사인지를
알게 될 겁니다만 언제 보누~~
김진아
2009년 8월 8일 at 11:43 오전
아~~참 좋아요 ^^
이 더운날에도 웬지 따뜻한 온돌방위에서 고구마껍질을 벗겨가며
풀어내는 이야기를 듣는 느낌이예요..
마음따뜻하고, 소원도 해봄직한 부러운 사람들이야기..
Lisa♡
2009년 8월 8일 at 12:46 오후
진아님.
진아님 보기에 할아버지라는 존재가 그렇게 부럽죠?
온화하고 부드러운 사랑이 넘치는 할아버지요.
저도 그런 정은 받아보지도 못했고, 우리아이들도 마찬가지네요.
부러운 이야기이지요.
리나아
2009년 8월 9일 at 4:44 오전
아~저 쟁반위의 상차림…
지난번 미국에서의 사촌올케가 차려준….생일조찬.~~^__^.
Lisa♡
2009년 8월 9일 at 11:06 오전
리나아님.
미국맞아요.
사촌 시누이…
생일이라고 꼼짝 말고
그 자리에 앉아있으라고.
눈꼽도 안 떼고 먹은 식사입니다.
무무
2009년 8월 12일 at 9:26 오전
한편의 그림동화를 읽은 기분입니다.
스토리가 감동스러울 정도이기도 하지만
전달 하시는 리사님의 표현이
더 아름답고 따스하네요.
렉스가 쳐다 보는데…나누어 드셨나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