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6일 고슴도치들의 단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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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혼 때 차를 타고 가다가 대중가요를 틀면 시어머님 말씀왈

"어지럽다~음악 좀 꺼라~" 하셨다.

최고 멋쟁이과에 속하는 시어머님이 그렇게 재미없으신 줄 몰랐다고 여겼다.

이렇게 좋은 음악을 듣고 왜 어지럽다고 생각하지?

요즘 내가우리 아이들이 가요를 미친듯이 따라 부르며 듣는 걸 보고

느끼는 감정자체가 어지럽고 딱!끄고 싶다.

같은 레퍼토리와 같은 음색, 거기다 랩까지 비슷비슷..

뭘 그리 비음을 내며 쥐어짜는지 그러다가 요요요~~예에!! 하면서..

내가 고리타분한 걸까?

아이들이 내리면 얼른 클래식을 튼다.

마음에 평화가 찾아온다.

머리속 주파수에 나이에 따라 받아들이는 주파수가 다른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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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과 같이공부하던 ㅂ 형이 애인이 키작다고 면박을 주었는지 키에 대한

콤플렉스로 키 커지는 다리늘이기 수술을 했단다.

수술이 끝난 지금의 그의 키는 정말 커졌다고 한다.

그를 바라보는 느낌은?

까치발하고 걷는 것과 같단다.

다리뼈를 절단해서 그 사이에 쇠심을 박고 그자른 뼈가 자라서 붙고 나면

다시 수술을 해서 그 쇠를 끄집어 내야한단다.

수술에 필요한 시간은 침대에 누워서 몇달을 보내야 한단다.

아픔은 말도 못할 고통이란다.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아들 하나밖에 없는데 그걸 하라고 허락한 엄마도 대단하다.

도대체 아이를 지나치게 사랑하면 그렇게 되는 걸까?

참고로 그 녀석 공부 지지리도 못했다.

대학을 대충가서 가자마자 휴학 후 그 수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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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이 있는 형 중에 ㅈ 이라는 아이가 있다.

얼굴은 탈렌트 지성과 쌍둥이라고 해도 될만큼 잘 생겼다.

이 집도 아들 하나인데 엄마가 해달라는대로 다 해준다.

돈을 하도 많이 들고 다녀 있는대로 잃어버리곤 한다.

공부를 상당히 못한다.

그런데 학교성적은 잘 나온단다.

왜냐구요? 컨닝실력이 뛰어나단다.

지난 번 있던 보딩에서 컨닝을 하다가 들켜서 퇴학 당하고

우리 아이들이 있는 근처의 학교로 전학 온 것이다.

아직도 공부를 못해서 도피성 유학을 시키는 부모들이 태반이다.

ㅈ는 컨닝이 없으면 낙제를 벗어나질 못할 아이다.

여자친구는 부지기수로 사귀어서 늘 여자에 둘러싸여 산다.

컴퓨터에는 온갖 야동이 가득하고 춤도 뒤집어질 정도로 웃기는 저질댄스를 춘단다.

문제는 그 아이가 어떤 짓을 해도 밉지가않단다.

그렇지만 수학문제를 하도 가르켜주다주다 이젠 지쳤다고 아들이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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ㅅ이라는 여자아이는 초딩때부터 담배를 피고 남자를 사귄다.

인천에 살다가 문제가 있어 최선책으로 유학을 간 모양이다.

어쩌다 우리 아이들이 있는 집으로 들어오게 되었다.

거기서 또 남자친구를 사귀게 되었는데 웃기는 건 자기랑 비슷한

남자를 사귄다는 것이며 남자집에선 뒤집어졌다.

우리아이들은 ㅅ을 어서 이 집에서 나가길 기도하고 있다.’

제발 여기서 공부 안된다고 미국이나 어디로 유학을 보내는 부모들

아이를 더 망치는 짓이다.

도처에 눈을 피해 하는 짓은 여기서나 거기서나 똑같고

거기선 부모의 그늘이 아니라 절대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다.

그런 애들 대부분이 대학을 졸업도 못하고 들어가면 바로 동거를

할 가능성마저 있는 아이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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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래 남의 집 아이들 흉허물을 이야기하지 말라는 말이 있다.

자기 아이들도 그렇게 될지 누가 알아..이 말이고

다들 귀한 집 자식에 엄마에게는 둘도 없는 아이들인 것이다.

허나 짚고 넘어가야할 것은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가 아니다.

하는 행동이 그른 아이는 어디서든 마찬가지이고 그게 더 나아가서는

한국 아이들의 이미지를 버리게 된다.

뭐 거시적인 문제까지 들출 필요는 없겠지만..

그리고 고슴도치도 제 자식은 이쁘다고 하지만 정말 아닌 건 아니다.

내 눈에 내 자식의 단점 제일 잘 보인다.

지금도 나는 아이들의 단점 정말 잘 보인다.

그게 왜 안보인다는 건지…

그런 단점들을 보고있자면 답답하고 우울하지만 고치기 힘들고

고쳐서 될 단점이 있고 고치지 못하는 신체적인 단점도 있다.

12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8월 27일 at 3:22 오전

    아이들이 좋아하는 가요들이,
    거의 비스무리 하긴 해요. 그나마 MC몽 노래는 재미라도 있으니까 ㅎㅎ

    장점보단, 단점이 잘 보이죠. 그 단점을 어느정도 고쳐주려 하는데 그러다 보면
    뜻하지 않게 조용하게 있는 장점마저 흐트려지는것 같아서..지금은 숨한번 크게 쉬었다가
    조근조근 이야기합니다.

    그게 시간이 걸리긴 해도 아이들도, 저도 감정까지 번지는 불은 일으키지 않는것 같아요.   

  2. Hansa

    2009년 8월 27일 at 3:54 오전

    아이들은 부모를 닮습니다.
    장점과 단점을 모두 닮습니다.
    아이들을 들여다 보면 내 자신의 단점과 장점이 고스란히 보입니다.
    아이들 단점이 보기싫지만,, 나는? 하하
    아이들 장점은,, 나도? 하하

    장단점에 대한 칭찬과 교정에 섬세한 접근이 필요합니다.
    부모 스스로 아이앞에서 자신의 단점을 고쳐가는 본보기도 때때로 필요하겠습니다..

       

  3. Old Bar^n

    2009년 8월 27일 at 5:58 오전

    세상사는 방법

    세상사람을 대하는 방법이 다른것은 아닐까요?

    중요한것은

    잘 살기만 하면 된다는거지요.

    뭐가 잘인지는 저도 모르거나 헷갈립니다.ㅎㅎ

       

  4. 보미

    2009년 8월 27일 at 6:36 오전

    자녀들은 부모의 뒷통수 보고 자란다고
    옛 어르신 말씀 아시던데요

    도피성 유학
    정말 큰 문제 ?

    애들 곧 들어가겠네요
    다시 볼때까지 섭섭해 어쩐데요?   

  5. Lisa♡

    2009년 8월 27일 at 6:57 오전

    진아님.

    장점도 단범도 정말 잘 보입니다.
    그리고 어느 부분 못생긴 거 그런 부분도
    아주 잘 보입니다.
    내 새끼라고 다 이쁜 건 아니라는 거지요.
    솔직히 딸아이가 만나는 훤칠이는 내 딸에 비해
    훨 외모가 뛰어나고 딸이 뒤지지요.
    그런 것도 다 보이는데 어떤 부모들은 그렇지
    않은가봐요—-아이를 잘 기르는 건 쉽지 않고
    어느 부모인들 잘 길러보려고 하지 않겠어요.
    그러나 막무가내식으로 아이편만 든다거나 모자라는 부분을
    억지로라도 수술이나 돈으로로 라도 채우려고 하니
    그걸 보는 나 같은 이들이나 모르고 속을 아이들이
    걱정되어서요—걱정도 팔자죠?   

  6. Lisa♡

    2009년 8월 27일 at 6:59 오전

    한사님.

    맞아요.
    그런데 우리 언니부부는 키가 작은데 아이들은 모두 180을 넘거든요.
    나는 언니보다 크고 남편은 좀 작은 편이지만..그래도 아이들 키가
    안 자라네요–그게 단점입니다.
    그리고 둘째가 샤프해서 차갑게 보인다는 점도 그렇고
    말이 너무 없고 내성적이고 융통성이 없어요.
    모든 그런 부분은 다 지아빠를 닮았구요.
    딸은 낙천적이고 착하고 능동적인 반면 가끔 신경질적이구요.
    그건 저를 닮은 부분입니다.
    그러니 그 거울이네요.
    으휴~~~그 외엔 그다지 욕심낼 건 없구요.
       

  7. Lisa♡

    2009년 8월 27일 at 7:01 오전

    올드반님.

    그 잘기만 하면 된다는 점
    그게 약간은 다른데 그런 부분땜에
    아이들이 자기가 잘 살 줄 알고 믿고
    부모의 빽만을 생각하고 마음대로
    행동한다는 것이지요.
    가령 아주 건전하게 자기방식대로 잘 살거나
    니중에라도 모범적으로 잘 살면 정멀 좋죠.
    어려서 좀 고생하거니 논 것 다 보상되지요.
    그냥 해 본 소리지만 저런 아이들이 한국 망신을
    좀 주거든요.
    컨닝하는 아이들 같은 경우..너네 한국애들이라는
    소리를 당연히 듣지요.   

  8. Lisa♡

    2009년 8월 27일 at 7:02 오전

    보미님.

    제 생각에는 100명 중에 80명은 그런 아이들이라고 봅니다.
    어중간한 아이들까지 다 합쳐서요.
    정말 공부할 괜찮은 아이는 10%라고 보구요..
    그 중에 진짜 잘되거나 아이비 가는 애들은 1%라고 봅니다.
    그러니 어려운 현실이지요.
    도피성 유학가는 애들은 차라리 여기있는 게 더 나를런지도.
    영어도 제대로 배우질 못하는 애들도 많거든요.   

  9. 오를리

    2009년 8월 27일 at 8:36 오전

    내자식의 단점을 못보는것 아마 내눈에
    박힌 대들보는 보지 못하고 남의 뭣은 잘본다는
    속담과 같을것 같습니다…

    2딸 아들 사고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모두 안정적인 직장을 가져 그것만으로
    만족하고 신에게 감사드립니다~~~

    요즘 담배와 전쟁중이라 니코친 패치를 붙여
    색3시반이 지나도 잠을 못자고 있습니다..

    니코친 정말 대단한 녀석입니다…ㅋㅋㅋ
    철싹 붙어서 더나가가 이렇게 원통한모양입니다…   

  10. Lisa♡

    2009년 8월 27일 at 11:25 오전

    오를리님.

    저도 사실은 입장 바꿔보면 자신없지만
    그래도 오를리님은 니코친을 꼭 이기세요.
    화이팅 입니다.
    단점을 잘 알지만 고쳐지지 않는 단점일 경우에
    마음이 퍽 아프지요.   

  11. 벤조

    2009년 8월 29일 at 2:17 오후

    다 맞는 말씀.

    리사님 우울한거,
    아이들이 학교로 돌아 갈 때가 되어서 그런것 아닐까요?

    내일모레 간다면 준비해주느라 바빠서 우울할 새가 없는데, 약간 시간이 남아있을때가 더 마음이 꿀꿀하더라구요.

    아이들 떠날 때,
    공항에 가서 유리창에 대고 열나게 파일럿을 위해서, 승객과 승무원들을 위해서 기도하고 돌아서면 개운해집디다. ㅎㅎ   

  12. Lisa♡

    2009년 8월 30일 at 11:20 오전

    ㅎㅎㅎ………..

    이제 괜찮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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