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28일 결혼식참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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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은 절대 않겠다던 아들이 결혼식에 가고프단다.

마침 결혼식이 있어서 데리고 갔다.

상당한 호기심을 발동하는 녀석.

그래도 결혼식 간다고 와이셔츠에 넥타이까지 매고 나선다.

뭐가 궁금한데?

음식도 궁금하고 입장하는 모습도 궁금하고 사회랑 축가랑

다 궁금하단다.

사돈끼리 같은 저고리에 치마색만 다르게 입었다.

보기좋다고 하자 날더러 엄마는 세 명이니 사돈들과

돈독하게 지내야겠다고 너스레를떨기까지.

결혼 안한다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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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이녀석은 코딱지, 떵, 방구, 때 ..이런 것에

관심이 많고 민감하며 이런 단어만 나오면 즐거워했다

오죽하면 아이디가 초록오줌, 황금똥..이런 것이겠나.

학원에 갔는데 영어선생님인 존이라는 분이 보통 사람들이

운전을 하다가 신호대기하면 코딱지들을 판다고 이야기했단다.

그 말에 아들은 차만 서면 다른 차들을 유심히 관찰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드디어 한 명이 걸려 들었다.

어찌나 깔깔깔 웃는지 시끄러울 정도였다.

엄청 즐거워하면서 난리가 났다.

자기가 시간만나면 코딱지를 찾느라 정신없는 녀석이다보니

남들의 그런 부분에도 관심이 있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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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에 가면 기가 막힌 건 신부, 신랑이 자기 부모랑

판박이라는 점이다.

다만 나이차로 인한 주름이나 피부처짐 정도만 다르지

생김새는 거의 그 어미에 그 딸..뭐 이 정도다.

그래도 자식이 부모보다 나아야 보기가 수월하다.

어느 집은 아버지가 인물이 너무 좋아서 아들이 거기에

못미치는 경우가 있었는데 모두 신랑은 안 쳐다보고 아버지 얼굴만

쳐다 보는 걸 봤다.

내 결혼식엔 우리보다 시누이부부가 모든 사람의 이상형이었다.

친구들도 다 우리보다는 시누이부부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도 그 부부 보기에 외모하나는 탁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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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이 음식을 먹더니 티라미슈가 나오자 엄마 이걸로

끝이야? 란다.

뭔가 섭섭했던 모양이다.

스테이크를 반쯤 남겨두었는데 웨이터가 가져 가려하자

놀래서 가로 막는다.

아껴 먹고 있는데 가져간다니 어지간히 놀랬을까?

그 나이에 제일 좋아하는 게 보통 스테이크인데 남길까봐?

모르는 사람들과 모여 앉아 결혼식을 보자니 말조심을 해야 한다.

신랑측인지 신부측인지 알 수가 없고 외모로 이러쿵 저러쿵 했다가

싸우는 사람도 있었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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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박대통령 시절에 어느 잘 나가던 남자가 약혼식을 하는데

남자는 키가 똥자루만하고지나치게 못생겼는데 여자는 학같이

우아하고 미모가 출중했단다.

누군가가 남자가 키가 작고 엄청 딸린다고 했는데 그만 그 신랑이

들었다고 한다.

보안부인지 정보부인지 거기에 다녀 총을 갖고 다녔는데 약혼식엔 웬 총을?

갑자기 총을 꺼내 천장에 쏘면서 어디 남의 약혼식에 와서 감놔라, 배놔라

하느냐며 쌩쇼를 했다니 그 남자 성격 한 번 알만하다.

그 후 그 아름다운 부인은 끽 소리 못하고 쥐어 살았는데

얼굴에 멍이 가실 날이 없었단다.

왜 살았는지 지금의 여자들은 절대 이해못할 일이다.

결혼식을 가서 신랑 신부가 참하면 보는 사람들도 참 기분이 좋다.

12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8월 29일 at 9:58 오전

    코딱지 ㅎㅎㅎ
    요즘 범준이녀석이 코딱지 삼매경에 빠졌는데요 ㅋ
    제엄마는 아주 난리여요,지저분하다면서 ㅎㅎ
    귀엽기만 한데 ^^

    결혼식이 궁금하다니 와우..
    정말 시간이 바람보다 빠른것 같아서요.
    곧 리사님의 자녀결혼이야기가 나오는것이 아닐까? ^^

    가끔, 전혀 안어울릴것 같은 신랑신부가 무척 잘 사는것 보면 기분좋구요..
    느낌으로 참한 부부들이 의외로 좋은것 같아요

    더불어 결혼식 참관 즐거웁게 하였습니다.
    오늘, 저희 저녁은 고추장양념된 목삼겹이여요
    주말 즐거우시길요 ^^   

  2. 지안(智安)

    2009년 8월 29일 at 12:05 오후

    귀공자 스탈 귀여운 청년 엣지있네..ㅎㅎ
    아들 거느리고 결혼식도 가고
    리사님 올 여름 행복 만땅 이네요.
    미리 잘 봐두는것도 괴않지요?
    결혼식에서 신랑 각시 예쁘기가 참 쉽진 않드만요.

    박통시절 약혼식날 권총 꺼낸 남자 진짜 지구를 떠나그래이~
    근디 저 결혼식장 봉은사옆 웨딩의 전당 아닝가..
    주말이라 그런지 아직 댓글 팬들 오기전에 언능 가야쥐.   

  3. Lisa♡

    2009년 8월 29일 at 1:13 오후

    진아님.

    범준이 정도면 코딱지에 빠질만 하지요.
    우리 아이는 그 맘때 뚱뚱한 손가락을
    두 개를 그대로 집어넣어서 돌리는 방법을
    택했답니다.

    저는 그런 모습도 너무 귀엽기만 하구요.
    자기는 특별히 코딱지가 많이 생기는 체질이라나..

    저녁에 우리는
    가리비 조개를 가락시장에서 쪄와
    메밀국수랑 같이 고기 조금 있는 것을
    스키야끼해서 먹었답니다.
       

  4. Lisa♡

    2009년 8월 29일 at 1:14 오후

    지안님.

    어제 우리 아들 한껏 멋을 내고 갔어요.
    넥타이를 맨 모습은 언제나 귀여워요.
    엣지…ㅋㅋ

    신랑신부 어지간하면 다 이뿐데
    사실 곰곰히 보면 그렇게 뛰어난 인물을 없어요.
    그렇게 잘 생긴 사람이 귀하단 뜻이기도 하구요.
    요새 왜 이렇게 생긴 거에 민감해지는지..

    지안님.
    여름 다 가고 있죠?   

  5. 순이

    2009년 8월 29일 at 2:00 오후

    저도 오늘 명성교회에서 친구딸이 결혼식을 해서 다녀왔어요.
    동창 모임겸 즐거운 시간을 가졌지요.
    그교회 김장로님을(jhkim) 만나서 환대를 받았습니다.
       

  6. 벤조

    2009년 8월 29일 at 2:27 오후

    아니 벌써?
    규칙위반이야용. 나를 두고…
    리사님 아이들은 엄마 닮아서 정말…..
    생각이 열렸나봐요. 미안해요, 이쁘다고 말 할 줄 알았지요?
    너무 귀엽다.    

  7. Lisa♡

    2009년 8월 29일 at 2:51 오후

    순이님.

    어머———-그러셨어요?
    가까이에 계셨네요.

    김장로님을 어캐 잘 아셨네요.

    ㅎㅎㅎ   

  8. Lisa♡

    2009년 8월 29일 at 2:51 오후

    벤조님.

    후후후////넘 귀엽지요?
    생각이 열려있는 건 맞나봐요.
    그래도 아직 고지식한 부분이
    더 많은 아이들이지요.
    생뚱맞게 결혼식을 가고프다니..^^*   

  9. 화창

    2009년 8월 29일 at 3:04 오후

    나도 이나이 먹도록 세상 일에 관심이 많아요! 호기심도 많고….

    세상에 내가 모르는 일은 꼭 알고 싶고…….

    신문에 난 기사보다는 누가 이 사건을 제보했을까? 왜 이런 시기에 이런 기사가 나왔을까?

    새로 생기는 풍속도….. 키스방, 머시기 방..이런 건 도데체 뭘까? 이런 것도 궁굼하구….

    그래도 돈벌어야 하니까…. 다 참견할 수도 없구….   

  10. Lisa♡

    2009년 8월 29일 at 3:08 오후

    화창님.

    저는 요즘 아무 생각이 없답니다.
    적극적이던 삶이 갑자기 소극적인
    삶으로 바뀌었구요…모든게 허탈합니다.
    도대체 뭐가 그리 신나는 일인지를 모르겠어요.
    저도 뭔가를 해서 먹고사는 일에 매여 보고프네요.
    팔자 편한 소리한다구요?
    그런 것 같아서..조금 미안합니다.   

  11. 추억

    2009년 8월 29일 at 4:49 오후

    리사님 자제분이 영리하게 생겼습니다.   

  12. Lisa♡

    2009년 8월 30일 at 12:09 오전

    추억님.

    고맙습니다.
    정말 영리하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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