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일 이제 지는 숲의 낙엽을 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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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진영을 만난 적이 있다.

청연을 막 상영하고 있을 당시였는데 날더러 청연을 봤냐고 물었다.

봤다고 하자 그러면 당신은 자기가 사귈 수 있는 사람이란다.

그때쯤 그녀는 사람을 둘로 구분한다며 너스레를 귀엽게 떨었다.

하나는 청연을 본 사람, 하나는 청연은 안 본 사람으로 구분한다고 했다.

맑고 깨끗한 이미지였고 술을 좀 마실 줄 아는 여자로 기억된다.

두 번 이야기를 해봐서 다 알 수는 없지만 영화배우치곤 겸손하고

상냥하고 깔끔하며 우아하기도 했다.

성격도 좋았던 걸로 기억된다.

마음이 아프다…세인들의 사랑을 받던 영화배우의 삶을 살다가 채 피지도

못하고 간다는 건 더욱 슬픈 일이다.

아깝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위암은 잘 견디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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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침 우리가 지나갔으며 주차를 하고파했을 때는 가로수길이 차가 가득했다.

마주친 채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에서 마주오는 옆 차의 여드름 난 장난꾸러기청년이

딸을 빤히 응시하더니 혀를 내며 메롱~ 했다고 딸은 말한다.

일단 ㄱ팀을 내려주고 우리는 파킹을 한 다음 합류하려던 계획이 어긋난 건 순전히 주차때문이다.

빙빙돌고 돌아도 주차를 할 마땅한 유료주차장 마저 없었다.

ㄱ팀더러 우리를 기다리지 말고 개별행동을 하라고 말한 뒤 집으로 가나 하다가

못내 아쉬워하는 딸땜에 백화점에 주차를 하고 가기로 결정했다.

겨우 주차를 하고 가려는데 ㄱ팀이 어느 새 걸어와서 지하철을 타는 모습이 보인다.

그냥 딸과 둘이서 가로수길을 걸어갔다.

성형하지 않은 여자는 거의 없다시피한 그 길을 걸으며 뉴욕 소호 못지않은 기괴한 차림의

사람들을 보며 딸은 눈이 휘둥그레해진다.

간단하게 쇼핑을 하고 아주아주 비싼 집에 그냥 구경하러만 들어갔다.

극히 자연스런 소재의 면으로 된 간단한 잠옷형의 간단한 원피스가 1330000원이다.

그 가게의 모든 것이 고급 그 자체다…자연스러운 별나지않은 튀지않는 편안한 디자인들.

황인숙 시인이 말한 것 처럼 집 안에 현금인출기가 있거나 만원권을 크리넥스처럼

뽑아서 쓸 수 있다면 선뜻 그런 걸 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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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멀한 옷만을 좋아하는 딸이 여전히 별나지 않은 옷을 고른다.

나는? 갈수록 특이한 몇 가지 소품활용차원의 4차원적인 것에 눈이 간다.

딸이 엄마, 제정신이야?

하는 시선에도 불구하고 이상한 망측하기도 한 망사소재의 뒤집어 쓰는

볼레로? 같은 상의를 샀다.

옛날 엄마들이 앉은뱅이 밥상에 상차리고 덮어두는 그런 느낌의 옷이다.

그리고 검정 뜨게질로 축 쳐지게 걸쳐 입는 끈조끼도 하나샀다.

남들은 도저히 소화시키기 힘든 부분일 수도 있다.

집에 오자마자 방으로 들어가서 패션쇼를 또 한바탕한다.

모든 패션의 상하고하를 막론하고 문제는 나의 라인이다.

노력하지 않는자..슬퍼할 까닭도 없다지만 비참한 현실이다.

나이와 중력이 주는 관계와 노력과 상반된 빈둥거림이 주는 악몽!!

그럼에도 불고하고 특이한 패션은 짧게 기쁨과 호기심을 유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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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전문 인사라는 말이 라디오에서 흘러 나온다.

어느 정권이던 자신에게 충성했던 이들에게 한 자리씩 주는 건 기본인지..

노정권 때 건너건너 아는 사람 중에 시장에서 정말 장사만하던 양반이

어느 연구소 소장 자리를 차지하고 집도 나오고, 차도 나오는 걸 봤다.

갸우뚱~

이번에도 아주 가까운 지인 남편이 거의 백수 비스무리했는데

군사기밀 무슨 업체에 취직을 하더니 상당한 금액의 연봉을 받는단다.

전공과 하던 경력과 아무 관계가 없는 일에 빽만으로 그 정도의 월급을

받는다니 부럽기도 하고 나라꼴이 한심하기도 하다.

그 빽을 쥔 분이 이번에 다시 실세로 재등장했다.

정권이 존재하는 한 친구 잘 둔 덕에 이유없는 돈벌이는 계속 될 것이다.

이던 박이던 노던 김이던 누가 힘을 쥐던 간에 마찬가지일 뿐..

그런 모든 여탈권을 제외하고 등용하는 시대가 언제쯤 오려는지.

울남편은 왜 그 든든한 줄하나, 빽하나 못잡고 있는지 아쉬운 건 사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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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9월 2일 at 4:20 오전

    사진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드셔요..

    맨 아래 사진이 특히 ^^

    청연을 좋아해요,함께 음악도 좋아하는데,
    어제 오후 소식에 잠시 침울했습니다. 이은주씨도 그리 빨리 떠나갔는데..
    진짜 연기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 빨리 사라지는가 싶습니다.

       

  2. Lisa♡

    2009년 9월 2일 at 1:47 오후

    진아님.

    청연을 좋아하셨군요.
    사라지는 사람이 어디 한 둘이겠냐만은
    유명인이라 더욱 아까운 느낌이 들어요.
    아무튼 오래 사는 게 좋은건지는 모르지만
    평범하게 하루하루 스스로 즐겁게
    살아봐야지요.   

  3. 겨울비

    2009년 9월 3일 at 12:06 오전

    그 등이 저 등?!!!
    리사님 심미안에 들어가면 저렇게 멋스러워지는구나…

    그날은 정말 다시 여름으로 가는 길 같았어요.
    전화기를 몇 번 살폈다는…

       

  4. Lisa♡

    2009년 9월 3일 at 1:05 오전

    겨울비님.

    저 등이 그 등!!

    햇살이 엄청나게 따갑지요?

    아직은 햇살은 기승이라 과일을

    익히려고 그러나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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