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일 홍대유행

롯데_195.jpg

딸과 3시에 약수역에서 만났다.

엄마와 쇼핑을 마음껏 하고픈 아이는 홍대앞을 원했다.

어제는 가로수길을~~

오늘은 홍대 앞을 거침없이 해맸다.

약간씩 다른 컨셉에따로 몰두하다가 가끔 일치할 때도 있었다.

우연히 아주 우연히 Coq& Cochon이라는 #을 발견했다.

웃기는 건12시경에 모인 인형팀에서 보기드문 십자수 빈티지 패턴을

ㅇ맘이 갖고 왔길래 특별해서 한참을 보다가 어디서 구했냐니까

인터넷 Coq& Cochon 이야기를 했다.

같은 이름의 가게를 홍대 앞을 지나가다 우연히 발견했으니

가끔 이런 데자뷰 현상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내 지갑을 톡톡터는 #을 발견하는 게 즐거운 일인지 고통인지

구별이 안간다.

롯데_202.jpg

홍대 앞 대부분의 가게들은 공통점을 갖고 있다.

빈티지이다.

옷가게도, 카페도, 북카페도 길의 보도블럭조차 빈티지스럽다.

옷가게도 빈티지 거울이나 인형들로 인테리어를 꾸민다.

혹은 핸드메이드 제품들이 인기가 높다.

엄마는 이상하다고 볼 수 있는 쉬폰이나 실크제품에 특이한 소품들을

딸은 단순하고 눈에 띄지않는 깔끔하고 스타일을 선호한다.

50년대 의상같은 낡은 옷에만 눈이 가는 나..

이유를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아무도 안입고 버릴 것 같은 옷에 눈이 간다.

문제는 가는 곳마다 그 스타일의 옷이 대세라는 거다.

구제품은 아닌데 구제틱한 옷들.

롯데_205[1].jpg

어쩐지 대학생들의 옷차림에 슬슬 눈이 가면서 몸매나 스타일을 연구하게 된다.

내 아이들이 그 또래로 이제 옷도 사입고, 멋을 부릴 나이이다보니 여태 별 관심없던

청춘의 전유물들에 눈이 가는 모양.

남의 집에 가도 대충 훑어 보다가 이사가거나 수리해야할 때 갑자기 창틀이나

거실의 가구들이 눈에 들어오는 것과 같은 현상이다.

골목골목 아기자기함을 보여주자 친구랑 왔을 때는 홍대를 본 것도 아닌 축에 낀단다.

당연하지.

엄마가 나이를 그냥 먹을 줄 아니? 이것아~~~

런던서 오래 살다가 자기가 콜렉션한 물건들로 작은 #을 꾸며 꿈을 이룬 아가씨.

내가 짚는 것마자 비매품이라니 나도 어지간하다.

여자들은 그런 작은 가게들을 소망한다.

나 또한 예쁘고 작은 까페를 원해서 시작하다보니 어쩔 수없이 영리목적이 되던..

하지만 작은 꿈이라도 이루려고 각자 컨셉으로 시작한 구멍가게들을 보니 행복하다.

롯데_196.jpg

목구멍이 완전 부었다.

골목을 누비고 다니다보니 발품파는거야~ 운동이라고 하지만

옷가게들에서 마신 먼지가 보통 아닐게다.

어떤 가게에선 이상하게 재채기가 계속 나오기도 했다.

외국인들도 제법 눈에 띈다.

머리에 꽃을 띠처럼 꽂은 공주풍 벽안녀가 투명한 유리 안 카페에서

책을보며 커피를 마신다.

머리에 같은 꽃을 꽂아도 딱 한 명 본 한국 단발머리 아가씨는

왠지 나상실처럼 보였다.

머리에 꽃 아무나 꽂지마—-

재미난 물건파는 가게에서 딸과 이것저것 써보며 보내는 시간은

아들만 가진 엄마는 절대모를 사치다.

동그란 안경들을 써본 나는 완전 범생이로 돌변…너무 시러시러~~

롯데_248.jpg

전철을 타고오는 길..

내 엄마가 내게 하던 잔소리를 딸에게 똑같이 하는 날 발견.

전철에선 다리 조심해라.

벌려도 안되고

넓적한 허벅지 드러나는 옷도 안되고 앉으면 길이가 올라가서

하는 수없이 허벅지 드러나면 커다란 가방이나 큰 숄이 필수다…

무조건 건너 편 사람들과 눈 마주하지말고 그냥 책을 보거나

MP3를 들으며 졸아라…그게 낫다.

다리꼬지마라.

엄마는 어쩔 수없는 잔소리쟁이가 될 수 밖에 없음을…

딸이 전철서 나랑 만날 때 멀리서 걸어오는 걸 보며 나를 발견했다.

과거 나의 한 부분이던 그 때의 그녀가 저기서 걸어오고 있었다.

8 Comments

  1. 오드리

    2009년 9월 2일 at 10:41 오후

    와, 다리길어보인다.ㅎㅎ   

  2. Lisa♡

    2009년 9월 2일 at 10:48 오후

    그러니까…

    딸이 찍었는데
    저 유리가 그렇더라구~~

    분위기도 괜찮고 해서..   

  3. Hansa

    2009년 9월 3일 at 12:12 오전

    과거 나의 한 부분이던..
    음, 그렇군요.

    리사님 딸 이뻐요. 하하

       

  4. Lisa♡

    2009년 9월 3일 at 1:02 오전

    한사님.

    언뜻언뜻….
    나의 한 부분을 발견하곤 해요.
    한사님께선 아드님에게서
    한사님의 청년기를 발견하지 않으시는지요?
       

  5. 김진아

    2009년 9월 3일 at 1:32 오전

    아, 참 너무 부러워요 ^^
    딸이 없는 저는 …

       

  6. ariel

    2009년 9월 3일 at 2:33 오전

    저도 딸이 없어서..
    딸이 제일 좋은 친구라는데..   

  7. Lisa♡

    2009년 9월 3일 at 10:36 오전

    진아님.

    그대신 그림 잘 그리는 아들 있고
    애교있는 아들도 있고
    며느리가 셋이잖아요…앞으로.
    그렇지만 딸하고는 다르겠지요?
    딸같은 며느리 얻는 수 밖에.
       

  8. Lisa♡

    2009년 9월 3일 at 10:36 오전

    아리엘님은

    쫌 그렇겠다.

    아들도 달랑 한 명이니 더더욱~~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