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욕을 갔다가 제법 먼 길이지만 천천히 걸어서 풍경을 즐기며 왔다.
흐린 가운데 사는 동네에서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건쉽지않다.
앞에 까만 옷을 입은 여자의 힐이 어째 불안해보인다.
긴머리, 까만 진 바지의 뒷주머니엔 비쥬로 유명제품을 흉내낸 무늬가 그려져 있고
상의는 까만 색의 가벼워보이는 남방에 속은 안보인다.
얼핏 내가 앞서게 되나보다 가까이 갔을 때 바이브레이션이 뛰어난 노래소리가..
그 여자가 노래를 목청 돋궈 부르며 걷고 있었다.
"아~~~아~~여자의 우운명~~~~~어엉~~~~"
상당히 잘 부르는 노래실력으로 저 정도의 실력이면 송해 아저씨 노래자랑에서 대상이다.
인기척에 살짝 옆으로 나를 느끼는 여자 옆모습에서 의외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밤색 뿔테 안경을 끼고 굽실거리는 다소 오래된 파마에 딱딱해 보이는 관상.
노래는 그 여자에게 있어 상당한 즐거움 쯤으로 보인다.
갑자기 노래 못하는 내가 안스러워졌다.
바느질을 즐긴 옛날 어머니들 심리는 어떤 상태였을까?
생활에서 요구하는 것이므로?
할 일이 없기에 옷이라도 기워야 하는 것?
혹은 마음이 울적할때 온전히 마음을 다 빼앗는 게 좋아서?
침대에 걸터앉아 바느질을 했다.
하다만 바느질감이 여러가지다.
성격테스트에서 나는 여러가지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한다고 나왔다.
맞다.
책도여러 권을 펼쳐 놓고 읽다가 또 다른 책을 보기도 한다.
바느질은 내게 위안이라고 느꼈다.
신경써서 바늘을 꽂는 동안은 잡념마저 없어진다.
실이 스쳐간 자국들을 가지런하게 맞추기 위해 애쓰다보면
다른 잡생각들은 아니 중요한 일도 잊을 수 있다.
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종일 흐린 날씨가 증명하기도 했지만 그냥 비오지 않고지나나했다.
10시50경 비 내리는 소리가 제법 들린다.
내일 아침에 동해 해상부터 개인단다.
여름내 비가 자주 오더니 그동안 빗소리도 잊었다.
사람들은 관심을 갖다가도 잠시 소강상태이면 죄다 잊는다.
그래서 소문이란 조금만 참으면 없어진다.
또 다른 관심이 주위를 끌어버리니까.
어떤 소문은 3일을~좀 더 무거운 건 한 달을 가기도 한다.
때론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 변호사 남자친구에게몹쓸 녀석이 내소문이 강남에서 자자하다고 했다.
속으로 상당히 기분이 으쓱하면서 내가 미인이라도 된 양 배실거렸다.
궁금한 건 왜 강남인지가 제일 궁금했다.
드보르작 CD를 오디오에 건다.
듣고픈 건 한영애 CD인데 어디로 갔는지 안보인다.
책이 날봐줘~하고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감기약을 먹은 관계로 책만 펼치면 잘 판이다.
조각보가 나도 해야지..
인형이 나도 마무리해줘..
우편물들이 날 정리해줘..
전화받아..
배도 고프단 말이야..
차라리 나가고 없는 게 낫지, 할 짓이 아니다.
하루가 36시간이길 기도해도 들어주지 않는 신은 수학이 서툰가?
책이 날 누르는 가위눌리는 꿈을 오늘밤 반드시 꿀 것 같다.
그래도 행복하겠지?
가을비다.
산성
2009년 9월 11일 at 4:23 오후
열한시 무렵 비가 심하게 많이 내렸어요.
기상예보를 별로 안믿었는데
오늘은 딱 제대로…
비온 후에 기온이 좀 내려 간다지요…
정말 가을비.
사진 속 이쁜 물건들
제법 비싸네요…^^
Lisa♡
2009년 9월 11일 at 11:48 오후
산성님.
좀 비싸게 안뵈이나요?
완제 수입품이거든요.
다 너무너무 예뻐요.
특히 일본도 그렇치만 프랑스랑
영국 거 정말 마음에 들어요.
비가 아직까지….
이재 그칠려나봐요.
테러
2009년 9월 12일 at 1:31 오전
한때 강남을 주름잡던 퀸카???…..이셨나봐요…
Lisa♡
2009년 9월 12일 at 5:40 오전
테러님.
그랬으면 제가 좋아했겠어요?
주름은 커녕 나가지도 않은데
소문은 무슨…그래서 공연히 좋았던 거죠.
순이
2009년 9월 12일 at 6:32 오전
책읽는 리사 사진찍는 리사 컴퓨터하는 리사는 상상이 가는데
바느질 하는 리사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림입니다.
그래도 늘 바느질 얘기를 하니까 믿어야지요? ^^
나물케는 강남아줌마, 바느질 하는 강남아줌마….의외의 모습들입니다. ㅎ
Lisa♡
2009년 9월 12일 at 6:50 오전
순이님.
나물캐는 취미도…
바느질하는 취미도 제가
좋아하는 것이지요.
…….
순이님.
잘 지내시죠?
도치일은 잘 되어갑니까?
참나무.
2009년 9월 12일 at 11:49 오전
리사 님 가을타시나보다…
이제사 시간나서 잠깐 컴 열었더니
리사님 졸졸 따라댕기는 듯 했어요
다니는 곳 몇 군데 안되는데 가는 데마다 리사 님 흔적이…ㅎㅎㅎ
Lisa♡
2009년 9월 12일 at 12:13 오후
참나무님.
후후후….따라다니니 기분이 어때요?
미리 닦아 놓아서 다니기 쉽죠잉~~
호수
2009년 9월 13일 at 1:03 오전
가을은
가을인가봐요
리사님을 보니…….^^
Lisa♡
2009년 9월 13일 at 2:15 오전
호수님과 가을은 참 잘 어울려요.
호수에 던진 돌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던데..
박산
2009년 9월 14일 at 4:15 오전
비오는 날은
한영애 보단
드보르작이 날 듯 ,,,아메리카나,,,
Lisa♡
2009년 9월 14일 at 12:56 오후
비오는 날요?
한영애의 부용산을 못들어보셨구나…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