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11일 가을비 내리는 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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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욕을 갔다가 제법 먼 길이지만 천천히 걸어서 풍경을 즐기며 왔다.

흐린 가운데 사는 동네에서 나무가 우거진 아름다운 길을 걸을 수 있다는 건쉽지않다.

앞에 까만 옷을 입은 여자의 힐이 어째 불안해보인다.

긴머리, 까만 진 바지의 뒷주머니엔 비쥬로 유명제품을 흉내낸 무늬가 그려져 있고

상의는 까만 색의 가벼워보이는 남방에 속은 안보인다.

얼핏 내가 앞서게 되나보다 가까이 갔을 때 바이브레이션이 뛰어난 노래소리가..

그 여자가 노래를 목청 돋궈 부르며 걷고 있었다.

"아~~~아~~여자의 우운명~~~~~어엉~~~~"

상당히 잘 부르는 노래실력으로 저 정도의 실력이면 송해 아저씨 노래자랑에서 대상이다.

인기척에 살짝 옆으로 나를 느끼는 여자 옆모습에서 의외의 감정을 느끼게 된다.

밤색 뿔테 안경을 끼고 굽실거리는 다소 오래된 파마에 딱딱해 보이는 관상.

노래는 그 여자에게 있어 상당한 즐거움 쯤으로 보인다.

갑자기 노래 못하는 내가 안스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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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느질을 즐긴 옛날 어머니들 심리는 어떤 상태였을까?

생활에서 요구하는 것이므로?

할 일이 없기에 옷이라도 기워야 하는 것?

혹은 마음이 울적할때 온전히 마음을 다 빼앗는 게 좋아서?

침대에 걸터앉아 바느질을 했다.

하다만 바느질감이 여러가지다.

성격테스트에서 나는 여러가지 일을 벌이는 걸 좋아한다고 나왔다.

맞다.

책도여러 권을 펼쳐 놓고 읽다가 또 다른 책을 보기도 한다.

바느질은 내게 위안이라고 느꼈다.

신경써서 바늘을 꽂는 동안은 잡념마저 없어진다.

실이 스쳐간 자국들을 가지런하게 맞추기 위해 애쓰다보면

다른 잡생각들은 아니 중요한 일도 잊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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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었다.

종일 흐린 날씨가 증명하기도 했지만 그냥 비오지 않고지나나했다.

10시50경 비 내리는 소리가 제법 들린다.

내일 아침에 동해 해상부터 개인단다.

여름내 비가 자주 오더니 그동안 빗소리도 잊었다.

사람들은 관심을 갖다가도 잠시 소강상태이면 죄다 잊는다.

그래서 소문이란 조금만 참으면 없어진다.

또 다른 관심이 주위를 끌어버리니까.

어떤 소문은 3일을~좀 더 무거운 건 한 달을 가기도 한다.

때론 소문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기도 하다.

언젠가 변호사 남자친구에게몹쓸 녀석이 내소문이 강남에서 자자하다고 했다.

속으로 상당히 기분이 으쓱하면서 내가 미인이라도 된 양 배실거렸다.

궁금한 건 왜 강남인지가 제일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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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보르작 CD를 오디오에 건다.

듣고픈 건 한영애 CD인데 어디로 갔는지 안보인다.

책이 날봐줘~하고 여기저기 흩어져있다.

감기약을 먹은 관계로 책만 펼치면 잘 판이다.

조각보가 나도 해야지..

인형이 나도 마무리해줘..

우편물들이 날 정리해줘..

전화받아..

배도 고프단 말이야..

차라리 나가고 없는 게 낫지, 할 짓이 아니다.

하루가 36시간이길 기도해도 들어주지 않는 신은 수학이 서툰가?

책이 날 누르는 가위눌리는 꿈을 오늘밤 반드시 꿀 것 같다.

그래도 행복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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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비다.

12 Comments

  1. 산성

    2009년 9월 11일 at 4:23 오후

    열한시 무렵 비가 심하게 많이 내렸어요.
    기상예보를 별로 안믿었는데
    오늘은 딱 제대로…
    비온 후에 기온이 좀 내려 간다지요…
    정말 가을비.

    사진 속 이쁜 물건들
    제법 비싸네요…^^
       

  2. Lisa♡

    2009년 9월 11일 at 11:48 오후

    산성님.

    좀 비싸게 안뵈이나요?
    완제 수입품이거든요.
    다 너무너무 예뻐요.
    특히 일본도 그렇치만 프랑스랑
    영국 거 정말 마음에 들어요.

    비가 아직까지….
    이재 그칠려나봐요.   

  3. 테러

    2009년 9월 12일 at 1:31 오전

    한때 강남을 주름잡던 퀸카???…..이셨나봐요…   

  4. Lisa♡

    2009년 9월 12일 at 5:40 오전

    테러님.

    그랬으면 제가 좋아했겠어요?
    주름은 커녕 나가지도 않은데
    소문은 무슨…그래서 공연히 좋았던 거죠.   

  5. 순이

    2009년 9월 12일 at 6:32 오전

    책읽는 리사 사진찍는 리사 컴퓨터하는 리사는 상상이 가는데
    바느질 하는 리사는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그림입니다.
    그래도 늘 바느질 얘기를 하니까 믿어야지요? ^^
    나물케는 강남아줌마, 바느질 하는 강남아줌마….의외의 모습들입니다. ㅎ

       

  6. Lisa♡

    2009년 9월 12일 at 6:50 오전

    순이님.

    나물캐는 취미도…
    바느질하는 취미도 제가
    좋아하는 것이지요.
    …….

    순이님.
    잘 지내시죠?
    도치일은 잘 되어갑니까?   

  7. 참나무.

    2009년 9월 12일 at 11:49 오전

    리사 님 가을타시나보다…

    이제사 시간나서 잠깐 컴 열었더니
    리사님 졸졸 따라댕기는 듯 했어요

    다니는 곳 몇 군데 안되는데 가는 데마다 리사 님 흔적이…ㅎㅎㅎ   

  8. Lisa♡

    2009년 9월 12일 at 12:13 오후

    참나무님.

    후후후….따라다니니 기분이 어때요?
    미리 닦아 놓아서 다니기 쉽죠잉~~   

  9. 호수

    2009년 9월 13일 at 1:03 오전

    가을은
    가을인가봐요

    리사님을 보니…….^^   

  10. Lisa♡

    2009년 9월 13일 at 2:15 오전

    호수님과 가을은 참 잘 어울려요.

    호수에 던진 돌은 파문을 일으키기도 하던데..   

  11. 박산

    2009년 9월 14일 at 4:15 오전

    비오는 날은

    한영애 보단

    드보르작이 날 듯 ,,,아메리카나,,,    

  12. Lisa♡

    2009년 9월 14일 at 12:56 오후

    비오는 날요?

    한영애의 부용산을 못들어보셨구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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