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25일 조건없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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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더 클럽’이라는 영화를 보면서 내 눈이 완벽하게 꽂힌 그림이 있었다.

휴잭맨의 고급 아파트 문이 열리자 하나의 그림이 너무나 마음에 들었다.

두 개의 촛불…완벽한 하모니…표현할 수 없는-물체가주는 몰입이었다.

독일작가 게르하르트 리히터 作 두 개의 촛불이었다.

영화를 보다가 드물게 만나는 대작을 볼 때마다 참 행복하다.

오늘 LEEUM에서 아….그를 다시 만났다.

그 앞에 한참 서 있자니 작가가 말하고자 한 게 무엇이든 간에 흔들리지 않는

나만의 고요한 행복이 물감처럼 번졌다.

더구나 잠시 후 이브 클랭의 ‘블루’

그냥 친구들만 아니라면 거기 오래도록 있고 싶었다.

하루 혼자 갈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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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리움에서 강의가 끝나는 시간에 오라고 했다.

무료 입장권이 있으니 봐도 또 봐도 지겹지 않은 현대미술을 감상하자는 것이었다.

깡통만두로 배를 채운 우리는 리움 커피숍에서 끝없는 수다를 떨다가

현대미술관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데미안 허스트, 나라 요시모토, 무라카미 다카시, 이불, 매튜 바니 등..

정말 봐도봐도 행복했다.

정원의 루이스 부르조아 작품을 마냥 쳐다보다 그녀 작품인 눈동자 벤취에 앉아있다

찐득거리는 날씨에 실내로 들어갔다.

세계 어디를 내어놔도 손색이 없는 리움은 갈 때마다 이상하게 고맙고 자랑스럽다.

시누이가 자원봉사를 하니 자주가게 되기도 하지만

모든 작품들이 완전 엑기스만 뽑아서 전시하기 때문에 고맙습니다가 더 큰 마음이다.

만원의 행복…(오늘은 무료로 갔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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곧 기획전시할 ‘제프 쿤스’의 작품들이 포장을 풀고 있었다.

와~~~~

선물포장을 작품으로 만든 쿤스의 작품 하나가 화려하게 자태를 드러낸다.

지나다가 스친 작품이지만 그 화려함과 절정같은 모습에 눈이 반짝인다.

우리에게 리움이 있다는 건 정말이지 다행이다.

사치갤러리나 테이트 갤러리, 구겐하임, 오르셰 등 수많은 유명 갤러리가 있지만

리움도 거기 못지 않다고 생각한다.

건물 자체도 예술이고 어디 하나 버릴 구석이 없다.

신세계 백화점에도 루이스의 거미가 있지만 어느 기업가가 그 비싼 거미를

일반인들에게 가까이 볼 수 있게 몇 마리를 살까?

기업들이 이런 투자를 아낌없이 해야 나라가 고급화된다.

기업이 발전하기까지는 국민들의 힘이 있기에 이런 투자는 서슴없이 해주면 줗을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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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나를 감동시킨 또 하나의 작품은해외에서 활동하는

우리나라 작가로 ‘존 배’ 라는 사람이다.

스페인 어느 바닷가인지 지중해 바닷가 어디쯤에서 작업을 하는데

작은 못들로 만든 그의 작품을 보는 순간 경탄을 금할 길 없었다.

못을 바닷물에 담궈 색을 묘하고 깊게 낸 후 머리를 다 따서 하나하나

정성을 들여 붙여 만든 작품인데 물결같기도 하고 사람같다가

능선같다가 해초같다가 나타내고자 하는 여러 창의적인 사고를 춤추게 한다.

어떤 노고가 숨었는지 우리가 다 모르지만 그 속에 땀과 정열이

가득함을 금방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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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촌스럽게 커다란 버버리 가방을 어울리지 않게

매고 나왔다.

전형적인 유러피안 스타일로 옷을 입는 아인데

무늬도 커다란 촌티나는 백이라니…보자마자 뭘 이런 걸

들고 나왔냐고 타박하자 그러잖아도 쳐박아 놨는데

갖고 나올 게 많아서 가볍고 큰 걸 찾았더니 이게 보이더란다.

절대 자기가 산 거 아니고 동생이 하나 사온 거라며

들어보니 가볍고 편하단다.

일 년의 1/3을 런던서 사는 그녀가 갑자기 들고 나온

가방이 또 하나의 대화거리가 되기도 한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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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지?

눈에 힘들어 갔지?

눈썹 진하지?

그래도…

22 Comments

  1. jhkim

    2009년 9월 26일 at 2:16 오전

    무섭지? : 아니요 하나도안무서운데 오히려 진지한 습인데요 아주 밀하고
    눈에 힘들어갔지? :아뇨 절대아니라니깐 세하게 관찰하려 주의깊게 살펴보는 전문분야를 구하는 교수님 모습인데요
    눈섭진하지? : 개성이 뚜렷해보이고 예리하게보이는데요
    그래도 : 전형적인 한국엄마라니깐요 미인에다가 팔방미인이구요
    아셨지요?
    즐거운 주말되세요   

  2. Lisa♡

    2009년 9월 26일 at 2:34 오전

    헉…………고마우셔라.

    캄사합니다.

    저는 눈이 진해서 늘 고민인데..
    눈화장을 그래서 못하고 지내지요.

    전형적인 한국엄마요?
    정말 좋아하는데…그런 부분을 가진 분을..   

  3. 루시 Lucia

    2009년 9월 26일 at 2:53 오전

    일년의 1/3을 런던에서 지내는 그녀에게
    런던가서 울 딸 불러내가지고
    맛 있는거 좀 사주고 오라고 하시면……ㅋㅋㅋ

    울 딸 옥스포드에 사는데 런던가는 차비로 걍 사 먹으라 하지요……ㅎㅎㅎㅎ   

  4. Lisa♡

    2009년 9월 26일 at 3:04 오전

    루시님.

    오랜만…
    그녀는 런던가서 여기저기 돌아다니느라
    아마 자기딸과 남편과 정신없이 지낼 걸요.
    딸 잘 지내죠?   

  5. 밤과꿈

    2009년 9월 26일 at 3:55 오전

    하하하하~~
    무섭기는 커녕 웃음만 나옵니다^^

    우헤헤헤~~~   

  6. 벤조

    2009년 9월 26일 at 4:51 오전

    그래도… 뭐가 어쩌다는 건데요?
    콧구멍은 작다고? 헤헤. 저 사진으로는 잘 모르겠는뎁쇼.   

  7. Lisa♡

    2009년 9월 26일 at 5:03 오전

    밤과꿈님.

    왜 웃음이?
    제가 개그맨?
    그래도 웃음유발 좋은데요~~   

  8. Lisa♡

    2009년 9월 26일 at 5:03 오전

    벤조님.

    그래도그래도
    볼 사람 보라고요.
    콧구멍은 거꾸로 달렸어요.   

  9. 오를리

    2009년 9월 26일 at 6:28 오전

    조건없는 행복이

    조건없는 만남으로 읽혀 지는건
    내눈이 그많큼 나빠서 그럴겁니다 ㅋㅋㅋㅋ   

  10. 데레사

    2009년 9월 26일 at 6:34 오전

    ㅎㅎㅎ
    하나도 안무서운걸요.   

  11. 지안(智安)

    2009년 9월 26일 at 8:36 오전

    오랫만에 왔어요 리사님~
    부르주아의 마망이 더욱 멋지게 다가 오네요.
    리사님 사진실력땜시..ㅎㅎ

    리움에서 제프쿤스전을 할거라구요?
    꼭 보구 싶네요 저두.
    점점 키치미술이 좋아지니 츠암내..
    놀리진 마세여~

    세련되구 멋진 친구들과 보낸시간 좋아 보여요.
    즐건 주말도 보내시길..
       

  12. Lisa♡

    2009년 9월 26일 at 1:20 오후

    오를리님.

    시력이 문제이군요.
    저도 요즘 시력으로 고생 좀 하고 있답니다.
    조건없는 만남…
    그래도 약간은 필요한 것 아닌가?
       

  13. Lisa♡

    2009년 9월 26일 at 1:21 오후

    데레사님.

    다행입니다.
    제가 좀 무섭게 생겼다는 말 들어요.
    ㅎㅎㅎ..
    일명 카리스마!!   

  14. Lisa♡

    2009년 9월 26일 at 1:22 오후

    지안님.

    저도 좀 그래요.
    키치한 부분들이
    쉬운건지..
    마망 멋지죠?
    언제봐도.
    멋쟁이 안여사님.
    공실력은 그대로죠?   

  15. john

    2009년 9월 26일 at 8:11 오후

    거기가 한국 인가요?
    사진기술이 프로이십니다.
    마치 실루엣을 보는듯…ㅎㅎ   

  16. Lisa♡

    2009년 9월 26일 at 11:42 오후

    존님.

    서울입니다.
    사진기술요?
    저는 비교적 일반적인 아줌마 기술이지만
    정말 잘 찍는 사람들 아주 많아요.
    제일 아래는 두 겹으로 보이는 걸요.
    유리자체가….그런가봐요.ㅎㅎ   

  17. 벤자민

    2009년 9월 27일 at 1:12 오전

    무섭냐고요
    아니요 전혀^^
    눈에 힘주는것도 그거 기술이더라고요 ㅎㅎ

    이빨 치료하러 시드니에나와있읍니다
    마누라 만나고나니 어째 이빨이 다흔들립니다
    아직도 청춘이라그럴까요
    아니면 너무씹혀서 그럴까요^^

    서방님이 간섭하면 찍~~여버린다던
    리사님의말씀이
    고전 바이블처럼들리는 오늘입니다.ㅎㅎ   

  18. Lisa♡

    2009년 9월 27일 at 1:33 오전

    벤자민님.

    찍여 버리는 게 아니고
    짤려 버린다는….후후
    저도 요즘 이치료 중인데
    어째 같은 치료를..저도 흔들려서.

    벤자민님.
    아직도 청춘 맞는 거 맞습니다.
    빛나는 청춘,,마누라가 엄청
    못살게 군건지…뭔지 상상을~~   

  19. 초록정원

    2009년 9월 27일 at 2:42 오전

    런던아줌마 팔뚝도 가늘고 스타일리쉬하네요..
    멋진 친구 두셨구만 왜 가방은 갖고 갈궜대요.. ㅎㅎ

    사진.. 귀엽기만 하고만.. (진짜루요.. 표정이 대여섯살 아이 표정이예요.. ㅎㅎ..)

       

  20. 김진아

    2009년 9월 27일 at 1:31 오후

    사진을 볼때마다 누군가와 자꾸 많이 닮은 느낌을 가지는데,
    오늘 알았네요 ..

    신의진 선생님과 많이 닮으셨어요.

    항상 고우신 모습 그대로 , 리사님만의 분위기 그대로 계셔주시길요 ^^   

  21. Lisa♡

    2009년 9월 27일 at 2:05 오후

    초록정원님.

    런던 아줌마요?
    팔뚝요?
    가늘다고???
    갸가 많이 야윕니다.
    몸이 안좋거든요.
    건강이 제일이지요.
    많이 불편해하더라구요.
    이것저것 신경쓰고 살아야 하니까요.
    건강때문에.   

  22. Lisa♡

    2009년 9월 27일 at 2:05 오후

    진아님.

    신의진 선생님이 누구세요?
    아무튼 칭찬이지요?
    저 사진 잘 나온 편이거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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