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6일 넌 내가 좋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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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날 사랑한다고 했다.

날이 갈수록 내가 사랑스럽단다.

동성연애가 아니지만 보고싶은 여자가 있다.

스토커가 아닌 매력적인 여자가 그렇게 말할 때

그 말에서 진정성이 느껴질 때 나도 그녀가 사랑스럽다.

약간 특이하면 특이할수록 좋을 수 있다.

밋밋한 사람은 조금은 지루하기도 하니까 말이다.

갈수록 매력을 첨가한 캐릭터가 구분지어진다.

까다로운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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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도 쪽으로 窓이있는 쪽에서 부신 햇살을 받고 있노라면

실내에서라도 썬글라스가 끼고 싶다.

눈빛이 슬퍼지거나 우울해보일 때는 지하 노래방에서도 썬글라스를 낀다.

1시간 이상 창이 난 쪽의 차도를 바라보자면 어지럽다.

어지러움도 즐길 형편이라지만 눈이 편한 게 좋다.

눈이 편하지 않거나 시력에 이상이 오면 만사가 흐릿하니 비몽사몽한다.

눈은 마음의 창이 확실하다고 믿는다.

눈빛이 맑고 초롱한 인간이 편하다.

나이들어서 그런 사람 만나기 쉽진 않다.

쌍거풀에 물린 모기자국 지저분한 인상으로 자칫 보인다.

신경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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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몽유도원도를 보러 갔다가 사람이 많아 제대로 감상도 못하고 왔다고

말하니 귀찮은 게 싫은 나는 가지 않길 잘했다는 안도가 생긴다.

몽유도원도에 15세미만 아이들이 30초 정도 감상하러 간다는 것에 대해

아무래도 마음에 들지 않는다.

어린 나이에도 이해 못하더라도 하나라도 경험쌓자는 게 중요하다지만 그건 쫌..

몽유도원도를 이해하려면 자연을 얼마나 사랑하고 이해해야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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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년 전이던가 시누이가 처음 일본갔다와서 예쁜 걸 이것저것 사왔다고 하길래

총알같이 달려갔더니 미처 치우지도 못하고 있는 상태였다.

나를 보더니 숨기느라 제스춰를 쓰고 나는 눈에 보이는대로 이 거 줘~~ 저 거 줘~~하며

닥치는대로 집어 들면 누나는 안돼~안돼~ 내가 너 땜에 못살아~~바로 오고 난리야~~하며

웃었던 적이 있었다.

과거에 오빠가 외국 출장갔다오는 날은 집에 온 여자들이 다 모여 트렁크를 기다리고 있기도 했다.

이젠 그런 말들이 추억이다.

면세점을 가도, 미국을 가도 그다지 꼭 사야할 것들이 없다.

그만큼 한국에 없는 게 없다는 말도 된다.

내가 어지간하게 필요한 게 없다는 말도 된다.

오늘 시누이가 뉴욕갔다왔다고 문자가 왔다.

누나가 온 게 반갑지 이젠 뭐 사온 거 있냐는 질문은 바람에 날린 모래알처럼 허황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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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한 분이 시낭송회에 보태라고

10만원을기부하셨다.

멀리서 기특하게 지켜보고 계셨던 분이다.

고맙습니다.

시낭송회가 노스탤지어를 자극하기도 한다.

많은 이들은 옛날을 사뭇 그리워한다.

30 Comments

  1. 포사

    2009년 10월 6일 at 11:25 오후

    동성끼리 사랑한다고해서 다 lesbian 이라 할 수없고
    멀리서 시낭송회에 찬조금 보내준분 아름다운 마음씨야 그렇다손치고
    그런 일이 가능한건 오로지 리사의 인품탓이요,
    Qeen,s diary의 자칭 fan으로 자처하는 수호천사를보니
    더욱 리사의 능력이 과연 어디까지인지 모르겠다.   

  2. Lisa♡

    2009년 10월 6일 at 11:41 오후

    포사님.

    아침부터 과한 칭찬을…
    부끄럽네요.
    옆구리 찔러서 절받는 식인가
    싶기도 하구요.
    아무튼 좋은 일인 거지요.
       

  3. 흙둔지

    2009년 10월 6일 at 11:52 오후

    몽유도원도 관람은 포기하시기를 잘 하셨습니다.
    직접 봐봐야 시간버리고 실망만 느끼고…
    저는 앞으로 가능한한 무료관람은 자제하기로 작심했습니다.
    수많은 인파에 쫓겨 관람은 커녕 스트레스만 잔뜩받고 말거든요.
       

  4. 소리울

    2009년 10월 7일 at 12:21 오전

    요즘 기술이 좋아 복사본도 ㅈㄴ품같아요.
    이렇게 말하면 여행 비디오만 보아도 된다는 것과 같은데…
    유럽의 미술관 진품 앞에서 가슴 떨리던 기분,
    간송미술관에서 진경산수화를 앞에 놓고 가슴 설레던
    그런 기분과는 달랐던가 봅니다.   

  5. 밤과꿈

    2009년 10월 7일 at 12:22 오전

    나이 사십 중반을 넘어서면 눈도 흐릿해지기 마련이지요.

    누구는 눈이 먼저 노화가 오고, 누군 팔 다리…
    사람마다 제 각각 찾아오기 마련인 노화현상을 원망하지 말고
    편안하게 받아드리면 몸도 따라서 오히려 더 편해질겁니다^^

    실내에서 선글래스를 쓰는 사람
    이젠 이해할 수 있네요^^*

    그 몽유도원도는 온통 블로그를 휘젓고 다닙니다 그려~
    좋으네 별 것 아닙네 하며…
    그래도 우리 것은 좋은 것이여~~~~~    

  6. 벤자민

    2009년 10월 7일 at 12:51 오전

    아니!

    누구냐? 감히 리사님을 사랑한다는 여인이…
    차리리 나를 사랑하고말지 ㅋㅋㅋ

    어제부터 이빨치료!! 말도띠기싫네요
    애나 어린이나 치과가는건 정말싫다^^

    우리집은 형제들이 다 이빨이 신통찮아요
    유전인가봅니다
    앞으로 우리집 며느리감는 이빨부터봐야겠다^^

    이번에 아주 거금을들여 이빨보수를하는데
    내가 이나이에 지금 이거금을 들여야하느냐는
    심한 좌괘감이들기도합니다

    그런데 치과의사라는친구가
    어제 계약금주고나오려니 한다는소리가
    이거 사실 한국가셔서 하시면 많이쌉니다 그러네

    이짜씩!! 이거정말,
    정말 누구 약올리는것도아니고^^

    외국살려니 참 더러워서
    내~~참
    요즘 뱅기값도 반액세일하는데
    이럴줄알았으면 한국가는건데말입니다~~
       

  7. Hansa

    2009년 10월 7일 at 2:24 오전

    글에 가을 햇살이 담겨있군요.. 하하

       

  8. 뽈송

    2009년 10월 7일 at 2:33 오전

    좋아한다고 하면 어쩔건데요? ㅎㅎ
    그래도 누군 거금(?)을 보내서
    시낭송회를 축하해주고 있네요.
    그런 분만을 리사님은 좋아하실 것 같아
    나는 위에 말은 취소해야겠나 봅니다. ㅎㅎ   

  9. 광혀니꺼

    2009년 10월 7일 at 3:41 오전

    간만에 블러그에 들어옵니다.

    제것 하나도 간수 못해서
    닫을까말까…
    ㅎㅎ

    그래도
    리사님 글때문에
    또 들어오게되네요…

    가을햇살이 아주 이쁩니다.
    우리도 데이또 한번 합시다.
       

  10. 화창

    2009년 10월 7일 at 4:10 오전

    나이를 먹으니까 잘 만든 영화나 책을 시종일관 집중력있게 보고나서 평가할 수 있는 능력이 없어진다는게 슬퍼집디다!

    예리한 안목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작가나 감독이 전하려고 하는 대체적인 뜻만 이해하게 되고…. 아니 어떨 때는 멧세지가 뭔지 이해가 안가고….   

  11. Old Bar^n

    2009년 10월 7일 at 4:41 오전

    여자가 여자를 좋아하는것
    한국사람들이 많이 찾는 늙어가는 정서이지요.ㅎㅎ

    우리마늘아가 그러니까 압니다.

    색상들이 너무 튀어서 눈시울이 뜨금거립니다.ㅎ

       

  12. 벤조

    2009년 10월 7일 at 5:20 오전

    어?
    그거 벤조 아냐?
    리사 이름이 리사러브라서 그래서…
    리사가 벤조를 러브한다는 뜻 인줄 알고…나도 그만…ㅋㅋ.
    사랑해~ 리사~   

  13. douky

    2009년 10월 7일 at 6:55 오전

    저도 어머니, 언니하고 몽유도원도 보러 가려다가
    소문 듣고 포기했어요~
    이젠 아무리 귀하고 좋은 것도 귀찮음을 앞서진 못하네요.. ㅎㅎ

       

  14. Lisa♡

    2009년 10월 7일 at 11:51 오전

    흙둔지님 포스트보고 가려다가

    다른 분 이야기 듣고는 아예 포기하네요.

    그런데 다른 작품들이 상당히 볼 게 많다고 하네요.   

  15. Lisa♡

    2009년 10월 7일 at 11:52 오전

    소리울님.

    아무리 복사본이 좋다고해도
    진품만 하겠어요?
    떨어져 나달거려도 진품이 진품인게죠.
    여행기도 비디오로 보는 것과 실제로
    보는 건 정말정말 느낌이 다르잖아요.
    경기장도 마찬가지구요—   

  16. Lisa♡

    2009년 10월 7일 at 11:53 오전

    밤과꿈님.

    실내에서 썬글라스 끼는 사람..

    이해하신다구요?

    이래서 사람은 친해지고 봐야한다니까요.   

  17. Lisa♡

    2009년 10월 7일 at 11:58 오전

    벤자민님.

    임플란트가 한국이 저렴하다구요?
    그렇지도 않은 거 같은데….
    저도 임플란트 무지 많이 해야해요.
    저희집은 저만 그래요.
    유전이라는데 엄마가 좀….그랬거든요.
    아무튼 저도 떼 돈 나가야 하는데 돈도
    턱없이 모자라고 48개월 할부라도 할 판입니다.   

  18. Lisa♡

    2009년 10월 7일 at 11:59 오전

    한사님.

    오늘 가을햇살 무지하게 받고 왔는데

    글에도 배였다니 즐겁습니다.   

  19.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0 오후

    뽈송님.

    아니 저를 어캐 보시고..
    그런 사람만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누군가 저를 좋아하겠어요??
    알았죠?
    별 말씀을 다 하시고 혼내줘도 되죠?
    좋아하시면서 괜히–다 알아요.   

  20.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1 오후

    광여사.

    가만 놔두면 될 걸 뭘 닫고 말고예요?

    가만놔뒀다가 하고플 때 하고 쉬고플 때

    쉬고 그러면 될 걸..

    밥먹자고요.   

  21.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3 오후

    화창님.

    다 괜찮은데 문자온 거 이해까지
    못하시면 안되는데….클났네.
    화창님..그래도 엄살인 것 같으니
    더 많은 책과 음악과 여러가지를
    접하시는게…ㅎㅎ   

  22.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3 오후

    올드반님.

    안녕하시죠?
    버섯고르기는 배워가십니까?
    늙어가는 정서요?
    그런 것도 있고 저는 고등학교 때부터
    좀 그런 경향이…제 안에 남자가 있는지…ㅎㅎ   

  23.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4 오후

    벤조님.

    아이 조아라~~

    진짜죠?////??   

  24.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5 오후

    덕희님.

    정말?

    덕희님이 그러셨다니
    제가 포기한 게 합리화가 되면서
    즐거움 지수 상승입니다.
    덕희님이 좋다면 저도 좋고
    덕희님이 싫다면 저도 싫어요…아부   

  25. 래퍼

    2009년 10월 7일 at 12:55 오후

    어머나~? 공연히 뜨끔했어여ㅛ
    저 지금도 종일 내내 쓰고 있던 선그라스를 벗지않은채로
    모처럼 리사님 뵈러 왔다가 로그인했거든요.

    실내서도 불빛을 견디지 못하고
    따가운 햇살은 더욱 눈을 뜰 수가 없으니..
    아무래도 안과를 가봐야 될까요~?    

  26. Lisa♡

    2009년 10월 7일 at 1:20 오후

    래퍼님.

    그렇쵸?
    실내에서 썬글라스 쓸 때도 있죠?

    잘 계시죠?
    조만간 가봐야할까봐요.   

  27. 운정

    2009년 10월 7일 at 1:22 오후

    나도 성당에서 교중미사드리는 중,
    선글라쓰를 쓰고 성체 모시러 가는 분을 보고,,,갸우뚱 했는데
    이젠 자주 보니까 이력이 생겼는지…

    사정이 있겠지,,하고 이해하려고 합니다.
    아직 사십대로 보이거든요.   

  28. Lisa♡

    2009년 10월 7일 at 1:40 오후

    운정님.

    아마 그 분은 성형일 겁니다.
    ㅎㅎㅎ   

  29. 원종옥

    2009년 10월 7일 at 1:50 오후

    항상 느끼지만… 선택하신 사진의 배열이 좋습니다^^.
    처음 사진의 느낌과 해골꽃(?!) 특이해요^^.   

  30. Lisa♡

    2009년 10월 7일 at 2:00 오후

    원교수님.

    고맙습니다.

    뭔가 할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긁적긁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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