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요일 88도로는 그야말로 주차장이다.
결혼식 참석차 공군회관으로 가야하는 입장이 영 불편하다.
고등학교를 졸업하자마자 바로 결혼한 친구 아들의 결혼식이다.
겨우 도착하니 결혼식은 끝나가고 있었다.
미리 축의금을 부탁했던 친구는 자기 축의금만 내고 철떡같이 내겠다고 한
내 부탁은 안들어주고 내지 않았다는 것이다.
그나마 늦게라도 가서 내었으니 망정이지..놀랬다.
어쩌면그런 부탁을 들어주지않았을까 생각하니 내가 잘못산 것 같다.
의리에 대해 생각해본 날이다.
별 것도 아닌 일로..
낸 줄 알고 그냥 올 뻔 했다.
나중에 돈을 주니 바빠서 내질 못했다는 것이다.
친구들 중엔 아직도잘 나가는 과외선생님으로바쁜 애가 두 명이나 있었다.
과외계의 마이더스로 불린다며 빚을 내어서라도 자기한테 과외를 받으려는
학생들이 줄을 섰다는 것이다.
그 친구는 평소에 과묵한 편인데 한 번 이야기를 시작하면신들린 듯 끝없이 한다.
그러나 문제는 아무도 그녀에게 거부감을 갖지 않는다는 장점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공부를 잘해서 나이가 들어도 돈 많이 버는
장점에 순수한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좋다니타고난 직업이라고 본다.
문제는 자신의 아들이다.
뒷편 등수…ㅎㅎ..그러나 나름대로 전문학교 비슷한 곳을 가서 군대 제대를
앞두었다고 하니 세월이 빠르다.
우리는 아무도 그녀 아들이 어디를 나왔는지 모른다.
물으면 폭탄 터지는 줄 알기 때문이다.
어제 온 친구 중에 한 명은 재혼을 했다.
멀쩡한 남편과 헤어지고 재혼을 하는데 몇 해 전 결혼식장을 가보니
침깨나 뱉는 어깨들이 수두룩했다.
사회도 연예인이 와서 보고, 주변에 전부 짧은 머리에 거들먹하니
무서워서 밥도 제대로 먹기가 그랬다.
그런데 경제적으로는 무지무지 잘 산다.
뭘하는지 모르지만누군가그녀 사무실에 갈 일이 있어서 갔더니
까만 양복입은 깍두기 아저씨들이 잔뜩 있더란다.
엄청 착하고 갸냘픈 그녀가 어찌 된 건지..
불안하지만 아직도 잘 살고 있으니 기회가 되면
언젠가 물어 볼 날이 있을래나.
한 친구는 센죤을 입고 파텍시계에 화려한 다이아몬드를 번떡이며
꼿꼿한 자세로 나타났다.
아들이 자기만한 장모님을 원한다면서 어디에서 구하겠냔다.
유우머인지 진담인지 구별이 안가게 말했다.
하긴 돈을 엄청 잘 벌고 있다.
그래서인지 언제나 당당하고몹시 똑부러진 듯 말한다.
입 가의 조그만 보조개는나이가 들어도 예쁘긴 하다.
도대체 쟤가 어디에 복이 붙은걸까?
허영만의 꼴과 대비시켜본다.
돌아오는 길에 한 친구에게 말했다.
공부 열심히 할 필요없다고.
인생은 공부와는 무관한 방면으로 흘러간다고.
그러나 정신적, 문화적으로 그러니까…질적으로 럭셔리한삶과는
차이가 있지 않을까 싶긴 했다.
그렇게라도 위로를 해야 편하다.
onjena
2009년 10월 11일 at 4:21 오전
1등.ㅎㅎㅎㅎ
머리에 든것이 없으면 액세서리라도 자랑을 해야지요.
그것도 자기힘이 아닌 남(男)의 능력으로 얻은것.
그런것도 없으면 얼마나 서운하겠어요.
Lisa♡
2009년 10월 11일 at 4:29 오전
언제나님.
1등……ㅎㅎㅎ
저도 좀 그런 편인데
그러다보니 다 부질없음을 알겠더라구요.
점점 변화되어 가는 거지요.
웨슬리
2009년 10월 11일 at 4:40 오전
어… 실시간???
ㅜㅜ 2등이네…
Lisa♡
2009년 10월 11일 at 6:41 오전
등수 매기는 겁니까?
밤과꿈
2009년 10월 11일 at 8:01 오전
잘 사는 것과 부유하게 사는 건 다른 것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대부분 부자라면 늘 ‘잘 산다~’라는 표현을 하지만
잘 못된 표현이지요^^*
부하게도 마옵시고 가난하게도 마옵시고…
shlee
2009년 10월 11일 at 8:17 오전
필요한 양식으로 내게 먹이옵소서~
아굴의 기도
^^
리사님..
조각보 작품 너무 예뻐요.
친구분 영화처럼 사신다.
조폭 마누라?
^^
ariel
2009년 10월 11일 at 9:59 오전
가방 끈이 길면 잔소리가 덜 하나???
주위에 보면 대충 그런 것 같아요.
오늘 글 좋아요. 저 같이 딱딱하고 그런
글이 아니라…^^
Lisa♡
2009년 10월 11일 at 10:52 오전
밤과꿈님.
맞아요.
잘 산다는 것과 부유하다는 건 차이가 있지요.
여러가지 말이 있죠?
윤택하다, 풍요롭다…뭐 이런 것요—ㅎ
Lisa♡
2009년 10월 11일 at 10:53 오전
쉬리님.
저 거 첫작품으로 하는 돈보 이거든요.
쉽게 보이던데 결코 쉽지 않더라구요.
만들고 나니 예쁘죠?
돈 넣어서 누구주나…………..ㅋㅋ
조폭 마누라 비슷합니다.
Lisa♡
2009년 10월 11일 at 10:53 오전
아리엘님.
어정정했는데
고맙습니다.
원종옥
2009년 10월 11일 at 2:06 오후
처음에 나오는 사진이 "돈보"라고 하나보죠?
너무 예쁩니다.
조각보를 잘 몰라서요… 무슨 특별한 경우에 쓰는 건지요?
Lisa♡
2009년 10월 11일 at 2:19 오후
돈을 저기에 싸서 잘 접어서
예단 같은 것 보낼 때 보내는 것으로도
사용하기도 하구요…중요한 사람에게
선물대신 돈으로 드릴 때 쓰면 되나봐요.
제가 만들어 놓으니 그럴 듯하더라구요.
박산
2009년 10월 12일 at 1:00 오전
<침깨나 뱉는 어깨들이 수두룩했다>
웃어요 소리나게 말이에요
박산
2009년 10월 12일 at 1:02 오전
아 참!
그리고요
봉투만 디미는 결혼식 문화
그거 없어져야 하는데
작게 하고 작게 보답하면 되는데 그게 참 안됩니다
폼 잡는 문화가 만연한 우리나라는 ,,,
Lisa♡
2009년 10월 12일 at 1:24 오전
저도 축의금은 사양할까 생각 중…
추억
2009년 10월 12일 at 12:20 오후
행복은 성적순이 아닌 것은 분명한데,,,그렇다고 성적이 나빠야 행복해지는 것도 아닌 것,,그저 큰 상관이 없는 것 아니면,,,행복은 성격에서 오는 것이 많은 듯 함,,,우는 상을 한 사람은 불행을 자초하고 늘 웃는 사람은 행복이 굴러온다죠,,,파텍스를 끼고 목을 빳빳하게 해서 사는 것도 행복이 아닌 것은 분명, 위의 분 중 조폭 마누라(?)가 된 분이 행복할 것같이 보이는데 한번 물어보세요,,,ㅋㅋ
Lisa♡
2009년 10월 12일 at 12:44 오후
추억님.
성적으로 행복할거야라고 말하긴 뭣하지만
그래도 일단은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게 하려는 거지요.
그 후의 행복은 정답이 없더라구요.
그렇다고 나중의 행복까지 지도하긴 그렇고
집에서 가치관을 어디에 두느냐를 잘 가르쳐야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