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 소설보다 평론을 좋아한다는 걸 오래 전에 발견했다.
독일평론가평론을 보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읽었던 기억이 있다.
김현이라는 평론가가 있었지..
48세의 나이로 생을 하직한 늘 자기 인생에 죽음이 맡바닥에 깔린 채
살았다고 말한다는 그의 글은 새로운 기쁨으로 다가온다.
‘행복한 책읽기’가 그것이다.
물론 아침에 그가 펴낸 다른 책이 있나를 알아봤다.
문지사에서 16권짜리 문학평론이 있긴 하단다.
16권………..하지만읽으면 분명히 신이 나긴 할 것이다.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은 예전이나 지금이나 변함없이 그에게 향하는 마음이다.
어머어마한 부자이면서 죽어라 자전거를 훔치는 할아버지
이야기를 들었다.
92세의 그가 왜 자전거에 천착하는지..그것이 궁금하다.
그 할아버지가 사는 곳 지하에는 몇 십대의 자전거가 있다고 한다.
잘 찾아보면 아들이 잃어버린몇 대도 거기 있을래나?
빌딩을 자그마치 4-5개나 소유한 그 할아버지의 과거가 궁금하다.
어린이들이 타는 자전거를 제일 많이 훔쳐온단다.
죽도록 가난했던 어린 시절에 자전거에 대한 한이 있던가,
아이가 자전거를 사달라고 했지만 사주지 못한 아쉬움이 컸던가.
이탈리아 영화 자전거 도둑과는 내용이 좀 다른 …
끊임없이 도벽에 시달리는 여학생이 있었다.
생리때 그런 일이 있다고들 하지만 그 여학생은 정도 심했다.
분명히 돈이 없다고 했는데 수퍼만 갔다 나오면 뭔가를 들고 나왔다.
병이라고 생각지 않고 나쁜 아이라고 근처에도 가지 않았다.
지금같으면 다독거려 줬을텐데–
아이를 업고 수퍼나 백화점을 스치고 나오면 아이 손에 루즈나 매니큐어가
꽉 잡혀 있을 때가 있었다.
어찌나 재미있고 기특하던지…물건을 갖다 줄 생각은 뒷전이고
엄마가 필요한 걸 들고 나왔다고 좋아했던 나.
그런 나도 한 때 새로나온 문구류만 보면 갖고픔에 훔치고 싶기도 했었다.
가까운 사람이 지위가 높다거나 뭔가 부탁할 자리에 있다는 걸 알면
누구나 지나가는 소리일지라도 우리 딸 좀 부탁해도 되나?
아들 면접보는데 한 마디라도 쫌 해줘요~라든가 군대가는데
배치를 잘 받게 해달라는 둥 툭 던지는 이들이 대부분이고
누구라도 자기 자식을 위해 부탁하고파 한다.
그런데 그런 부탁을 받는 당사자는 괴롭다.
자기 자식도 아니고 남처지 봐줄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어쩌다 한 번 실력발휘가 있다면 자기 핏줄이지 남을 봐주고
싶겠는가?
그래도 끊임없이 되지도 않을 부탁이란 걸 하고본다.
밑져야 본전이니까…
나 또한 그런 것에 목숨거는 부류에 속한다.
그러나 갈수록 그래봤자 별볼일 없다는 걸 알게된다.
동네 수퍼 아줌마는 공부 잘 하는 딸이 있다.
그 딸이 흔히 말하는 서울시립대학을 갔다.
입학축하한지 얼마되지 않았는데 벌써 졸업반이란다.
기특하게도 S전자에 합격했다고 한다.
자랑해도 되냐는 배시시한 그녀.
당연히 자랑하고도 남지, 어쩌면 그렇게 기쁘던지.
남 일도 내 일처럼 반갑기만 하다.
얼마든지 자랑하세요~거짓말도 아니고 사실이니까
그리고 고생한 그녀에게 장난끼 섞인 한마디를 던졌다.
"이제 고생끝~행복 시작~"
아무리 생각해도 잘된 일이다.
오공
2009년 10월 20일 at 11:26 오후
리사님,사진이 어디예요?
참 마음에 드는 동네네요.
밤과꿈
2009년 10월 20일 at 11:35 오후
훔치기…
누구나 남의 것을 훔치고자하는 못된 생각은 갖고 있습니다.
물건 뿐만 아니라 마음까지도~
내게도 그런 적이 있었는데
고딩시절엔 한창 팝송에 취해있던 터에
나만의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그렇게 갖고싶었어요.
그 조그마한 트랜지스터만 보면 속에서 불같이 타오르는
도둑질하고 싶은 욕망을 어떻게 잘 참아냈는지
지금 생각해도 대견합니다^^*
데레사
2009년 10월 20일 at 11:58 오후
도벽은 평생 못 고치더라고요.
거의 습관적으로 훔치는 사람들은 생활이 어려워서 훔치는 도둑과는
많이 다르거든요.
심리치료로도 잘 안되나 봅디다.
자식이 학교 무사히 마치고 취직하고 그리고 결혼 제때에 하면
참 좋은데…. 울 노총각은 늘 우아하게 혼자살겠다고 하면서
여기저기 벗은 옷, 벗은 양말 팽개쳐 놓고는 우아하다고 하니….참내.
리사님.
오늘도 행복만땅인 가을을 보내시기 바래요.
허필경느티나무
2009년 10월 20일 at 11:59 오후
김현은 참 아까운 인물이었지요.
짧은 시간에 세상을 다 읽고 가려고 너무 혹사한 것 같아요.
아무튼 우리 세대는 창비와 문지가 있어 좀 살 만하였습니다.
김진아
2009년 10월 21일 at 12:50 오전
좋은 일,
기쁜 일, 자랑해야죠..정말 기특하고 남일도 내일처럼
이렇게 전해듣는 이야기로도 충분히 기분좋은 일인걸요 ^^
지해범
2009년 10월 21일 at 1:53 오전
따스한 가을 햇살처럼 해맑은 수필 한편 잘 읽고 갑니다.
오를리
2009년 10월 21일 at 7:33 오전
자전거 훔치는 노인 내가
그영감의 전생을 잠시 훌터보니
어린시절 전생에 자전거를 갖고
샆었으나 가난해서 부모가 사주지를 못해
자전거를 훔치고 있습니다..ㅋㅋㅋ
지라산도 안갔는데 벌써 도통을 한거 같네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38 오전
오공님.
저기 터어키입니다.
해변가의 아름다운 마을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39 오전
밤과꿈님.
트랜지스터와 밤꿈님이라~~
그렇군요.
누구나 그런 마음이 있었으리라 생각되는군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40 오전
데레사님.
작은 도벽들도 경찰에선 구속시키는지
훈방조치하는지….언젠가 우리신랑
남 오토바이에 한 번 타봤다고(술마시고)
절도로 잡혀갔었답니다.
돈 좀 들었어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41 오전
허필경님.
그렇쵸?
너무나 아까운 사람이지요?
오늘 일기쓰는 것 꼭 봐주세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42 오전
진아님.
저도 내 일만큼이나 좋았답니다.
착한 부부들이라 더욱 복받았을 겁니다.
그 부모는 살아가기가 힘들지라도
자식들이 잘되면 지난 고생 다 잊어요.
진아님도 용기를 내시고 희망을 키우세요.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42 오전
지기자님.
억쑤로 감사합니다.
Lisa♡
2009년 10월 21일 at 10:42 오전
오를리님.
신기 있으십니다.
복채는……..?
산성
2009년 10월 21일 at 11:28 오전
안타까운 김현 선생…
수필집 제목처럼
반고비 나그네 길로
바쁘게
생을 마감하셨으니…말입니다…
안영일
2009년 10월 21일 at 12:46 오후
유치원 손주가 학생회장이 되었다고 딸과 사위 상당희좋아하는모습을 보며 덩당아서 이 반장 할배도 엄청 속으로 좋아하고있읍니다, 조그만 와이샤스입고서 오른쪽인가 ?카라 에리에 사관의 계급장같은 벽돌모양의 뺏지 입어보고싶은데 손주의 와이셔스가 머무작아서 못입어보는 마음 ? *다른한가지 도적이라하니 월남전에서 구정공세후에 나트랑 10-3 그린베러의 부대내의 PX에 구경을가서 허리총에 오른손가락을 항상 방아쇠에 언고서 행동을함니다, 신기한 조그만 물건들 (주머니칼종류)을 서너개 나도모르게 탄띠의 탄창에 넣고서 카운터앞에 줄을서면 그냥 계산도안하고 ?(나도 모르고)담배만 한보루 계산을하고 나와서 보니 탄통의 물건들을 만지면서 병신들 이것도 못보았다고 흉을 보았던생각(지금생각을하면 완전희 강도이지요) 장교는 PX카드가 있어서사지만 사병은 없읍니다, 그러면 돈이필요한 미국병사에게 선풍기값(15$)보다 20$건네주고 부탁을하지요, 그리고 뒤따라서 구경을하면서 사고난후에 받아가지고 부대에 온 기억입니다,, 자랑과 도둑질을 이야기해보았읍니다,또 손주 집에서 크레식 키타인지 ?잡고서 폼을잡고 학교에서 새끼 바이오린을 배움니다,얼마나 배웠니하니 두 음계을 손가락으로 뜯는것인지? 뜯으며 오늘 배운것이라 함니다,참으로 재미있는 지금우리집의 외인구단의 이야기를 적어보았읍니다,
원종옥
2009년 10월 21일 at 2:28 오후
김현선생님의 슬픈 얘기부터 동네수퍼아줌마 딸의 기쁜 소식!
김현선생님을 잘 몰라서 처음엔 좀 어려웠지만, 좋은 소식으로 마무리! 잘 읽고 갑니다^^.
Lisa♡
2009년 10월 21일 at 2:35 오후
산성님.
그 수필집을 아시다니요–
대단하십니다.
싸부님.
Lisa♡
2009년 10월 21일 at 2:38 오후
안영일님.
손주 일 축하드립니다.
손주보는 재미가 느껴집니다.
월남 전 참전하셨어요?
훌륭하십니다.
Lisa♡
2009년 10월 21일 at 2:38 오후
원종옥님.
오늘 잠깐 5초 정도
원교수님 떠올렸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