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분이 내가 가지치기를 해야한다는 말에
그러지 말고 그냥 두루두루 평안하게 잘 지내라는
충고를 보내오셨다.
경험상 본인도 한 때 성질이 있어 그렇게 해봤지만
결코잘 했다는 생각이 안들으셨던 모양이다.
진정으로 느끼고 후회한 일이라는 감정이 그대로 스며든다.
가지치기.
있을 때 잘해~라든가, 있는 사람이나 잘 단속하자~든가
누가 불러줄 떄 고맙기까지 하다는 말도 종종 듣는다.
그래 나도 누군가 있을 때 감사하자 라는 마음먹는다.
가지치기 제 1호 대상이 반색하는 목소리로 전화가 온다.
받을까, 말까를 잠시 고민하다 받고 만다.
목소리에서 고민의 흔적을 발견하게 되는데 나도 결국은
약한 마음에 아무렇지도 않게 대꾸한다.
나도 모르게 그만…약속을 잡았다.
종종 내 결심은 이렇게 흐려지고 그것에 대한 후회는 없다.
피곤하다는 그녀 목소리에 스스로 강하게 쌓았던 벽이 무너진다.
사는 게 다 피곤하지.
어디 나만 그런가?
너도 그렇고 누구나 그런 과정 속에서 벗어나질못하는 걸.
피곤 속에 내 오만함을 보태주기 싫으니 결국 졌다.
즐비하게 뻗어있는 은행목들 사이로 혼자 걸어서 큰 신작로를 지나
사색하면서 걸어보는 오랜만의 여유를 누렸다.
가까이 살면서도 가볼 엄두도 내지않았던 허브공원을혼자 산책했다.
인공적으로 만든 공원에 대한 기대가없어서인지 예상을살짝 상회하는
느낌으로 다가온 허브길들.
별 것 없음은 알지만 가까이 걸어가서 허브향 맡으며 차도 마시기 좋고
혼자 책을 읽기에도 그만이다.
차가운 공기 안에서 단풍들을 즐기며 갖고 간 커피를 마셨다.
몇몇 아이를 유모차에 태워 온 엄마들이 수다를 떠는 풍경이 들어온다.
부챠드 가든 정도는 아니지만토론토 시내에서언젠가 가봤던 작은
정원을 닮았다.
자작나무의 하얀 외피가 선명하게 하얄수록 질좋은 자작이라고 하던데..
걷는 길에서 만난 남자 어린이가 나무 중간쯤 난 구멍에 열심히 대못으로 속을 판다.
부드러운 목소리로 "얘~" 하기엔 죄가 심한 듯해서 약간의 저음에 칼있으마하는
분위기로 "야~" 하자 그 녀석 그만 못을 땅에 떨어뜨린다.
"너 있잖아…네 팔 비틀거나 니 몸둥아리 못으로 찌르면아프지 않을까?"
그러자 빤히 쳐다 보던 그 녀석이 한마디 한다.
"안아픈데요?"
띠용~~멍 때린다.
아들이 5살 즈음에 누가 "얘~ 아기야~~" 하자
아들 말이 " 저 아기 아니고 어린인데요" 하던 기억이 사랑스럽다.
같은 하늘 아래,
같은도시에 산다는 것.
전화를 하면 항상 받을 수 있다는 안도가
얼마나 풍요로운 것인지를 ….
그 풍요함이 흔들린다.
마음의호수
2009년 10월 22일 at 11:16 오후
다른하늘…
다른 도시에 살아도
항상 전화는 받을수도 할수도
있는 풍요로움도 있답니다~~~~
맘약하고 인정많은 리사~~~~~이뽀~~~~
오공
2009년 10월 22일 at 11:26 오후
왜이래,리사님
오늘 일기는 더 좋잖아!..ㅎㅎㅎ
마지막 구절들은 내 가슴을 아프게 하는 거 알쥐요?..흑흑.
Lisa♡
2009년 10월 23일 at 12:04 오전
아고…저 위에 같이 갔던 토론토 정원 있잖아요.
마호님여….ㅐ 자기가 델고 갔던 거기..거기랑
비슷하게 해놓은 거야~~허브공원을..
그래가꼬 자기 생각하면서 걸었쪄요~~~
말 높이니까 이상하지만 블로그에서
친구티내면 재미없어지니까..할 수 없이…ㅎㅎ
Lisa♡
2009년 10월 23일 at 12:09 오전
오공님.
가을 타는구나.
확실하네—ㅋㅋ
요즘 여러 사람들이 가을에
몸살을 앓고 있네..
오공님.
내가 저기 마한 허브공원 우리 같이 가야해요.
커피랑 뚱순이 김밥을 싸가지고 아트리움에
들어가서 수다를 허브향 맡으면서 떨자구요.
필이 해가 있을 때 가야하니 1-2시간 시간날 때
총알택시 흉내내면서 오기요~~
벤자민
2009년 10월 23일 at 12:14 오전
야~~~ 정말 사진잘찍으시네
부럽습니다
그럼요
다른나라살아도 전화카드만있으면 언제던지 Ok
한국보다 음질도 감도더좋고 ^^^
멀리떨어져있으니 헛소리해도 쫓아올수도없고
이게 훨씬더 풍요스럽구먼 뭐 ㅎㅎ
Lisa♡
2009년 10월 23일 at 12:40 오전
벤자민님.
참말로 무드없기는..
전화를 해도 항상 받을 수 있다는 건
언제든 달려올 수 있다는 것과 동일어입니다.
그냥 목소리만 듣는 전화 말구요..
언제나 내게 와줄 수 있는 거리.
나—————참!!!
사진 좋아요?
전문가가 아니시라도 칭찬은 고맙습니다요~~
소리울
2009년 10월 23일 at 2:40 오전
가을은 리사가 타나보네.
어쩐다?
글도 사진도 점점 좋아지는데, 바느질이나 하셔. 그길로 출세 하겠던데.
부러워라. 비느질 잘하는 사람. 아름다움이랑 모두
리나아
2009년 10월 23일 at 4:38 오전
투톤에 가까운 사진 ….. 멋져요
역광일때 찍으면.. 저렇게 나와질까…..
가지치기,1호 대상이라면… 어느 정돈진 잘 모르겠지만…
얘기주고받기가 사실 힘든 정도겠지요~
공감되는 부분도 별로 없고 마음이 피곤하기만 할것..
별 상처주지말고 서서히 간격을 넓혀보는 수밖에 없지않나…
그러다가…진짜 뜸해지면 …왠지 다시 생각나고 궁금해져서..
괜시리 다시 연락하고 싶어지기도 해지더군요…
결국은 또.. 다시 연락해서 통화를 하게되고…그러나
여전히 공감안되는 부분을 다시 확인..실망을 다시느끼게되고..
한두번 더 그러다보면 그땐 진짜 땡– 멀어지고 잊어버려도..
내..후회할 일 없으리이~~~
미워하는것보다 잊혀진게 더 불쌍하다~~~ 어쩌리요..할만큼해봤는데…
— 그런 경험 있ㅇ요..정말 안통하는 사람.이기적이고 꽉 막히고 답답한..
–그런 사람…불쌍한 생각은 드는데….어쩔수 없드라구요.
–근데 지금 어디서 어찌 지내고있는지 궁금은 하다 ~~~
오를리
2009년 10월 23일 at 5:10 오전
고사에 닭우는 소리외에 별다른 재주가 없는
사람도 수하에 식객으로 두고 있다가
성을 탈출할때 닭우는 소리로 성문을
열개해 주군을 무사히 탈출에 성공시킨 일화
가 있습니다…
가지치기 포기한것 잘한 일입니다….
테러
2009년 10월 23일 at 7:38 오전
저도 요즘 가지치기 계획중이예요…ㅎㅎ 저는 저지를 듯…ㅎㅎ
Lisa♡
2009년 10월 23일 at 9:54 오전
소리울님.
가을 좀 타고 있습니다.
아슬아슬하게 말입니다.
그런데 그런 기분도 썩 나쁘진 않네요.
ㅎㅎ..
바느질 잘 하는 건 아니고
입문단계랍니다.
Lisa♡
2009년 10월 23일 at 9:56 오전
리나아님.
정말 말씀하신 그대로 입니다.
그러다가…진짜 뜸해지면 …왠지 다시 생각나고 궁금해져서..
괜시리 다시 연락하고 싶어지기도 해지더군요…
결국은 또.. 다시 연락해서 통화를 하게되고…그러나
여전히 공감안되는 부분을 다시 확인..실망을 다시느끼게되고..
이 부분요~~진짜 그렇다고 봅니다.
ㅎㅎㅎ..모드 겪는 부분들이지요?
혹시나 하면 역시나~~이지요.
제가 잘 나서 그 애보다 나아서가 아니라
맞지 않는 점요~~~~
Lisa♡
2009년 10월 23일 at 9:57 오전
오를리님.
좋은 예입니다.
다 쓰일 때가 있다는 말입죠?
Lisa♡
2009년 10월 23일 at 9:58 오전
테러님.
여자들은 치지마세요.
남자들은 정리 좀 해도 될 듯…
ㅎㅎ
야구 보는 중입니다.
허필경느티나무
2009년 10월 23일 at 1:38 오후
주제가 가지치기군요.
가지치면 곧게 쑤욱 쑤욱 잘 자라겠지요. ^^
Lisa♡
2009년 10월 23일 at 5:42 오후
허필경님.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