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9일 가끔은 사라지고 싶다.

제프 쿤스 작품

가평

같은 취향을 가진 사람을 만나면 공연히 반갑다.

리움에서 시누이랑 만났다.

그녀 후배라며 소개한 여성이 몇 마디 말에 나랑 취향이 같다는 걸 알았다.

그런 부류라면 별로 길게 말할 필요없이 바로 우리들의 카테고리들을

아무렇지도 않게 나열한다고해도 거의 입력이 바로된다.

오래된 친구들과 만나도 그다지 취향이 같은 사람은 없다.

이웃들은 만나도 이웃 이야기만 하게 된다.

타인들 취향에 대해서 왈가왈부할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비슷한 사람을 만난다는 건 쉬운 일은 아니다.

그 비슷함이 물론 성격이나 환경이 연결되면 더욱 빛을 발하겠지만.

노는 물이 같으니 머릿속도 같은 부분이 있음을 느낀다.

가평

리움에 새로운 작품들이 여러 점 새전시가 되었다.

고문화쪽으로는 정선의 작품들이 눈길을 끈다.

대충 둘러보는데 4시간이 들었다.

이렇게 최고만을 한군데서 볼 수 있는 갤러리도 쉽지 않다.

돌면서 공연히 행복해진다.

우리나라에 이렇게 개인이 소장해서 여러사람을 즐겁게 해주니

어찌보면 고맙기도 하고 뿌듯하기도 하다.

김아타 작품인소멸을 주제로 한 사진타임스퀘어가 뚜렷하게 남는다.

물론 하나하나가 다 눈에 그대로 기억되지만.

김구림이라는 작가를 새로이 알게 되었다.

배병우 작 소나무가 사라지고 이기붕 작품이 환상적으로 걸려 있었다.

가평

우리는 록본기에 있는 마망에 대한 이야기와 세계에 7개 밖에 없다는

마망을 자랑스러워했다.

집으로 들어와서 TV를 켜자마자 세계의 거대도시들 시리즈를 하고 있었다.

거기에 록본기의 마망이 내 눈을 사로잡는다.

이런 현상…자주 있다.

도시가 클수록 가장 문제가 되는 건 교통이다.

교통이 해결되면 그 도시는 도시로서의 기능을 원활하게 한다.

도쿄나 런던이나 서울이나 인구밀집되는도시는 모두 새로운 교통체계를 원한다.

머지않아서울에도 공중으로경전철이 다니고도심을 가로지르는 공중도로들이

생겨나겠지?

가평

한 달에 한 번 모이는 모임에서 빠지기로 결정했다.

친구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소속감이없어지고 그자리에

어울리지 않는 나를 발견하기 때문이다.

자연히 기름과 물처럼 나는 겉돌게 되고 그 시간이 지루하다.

물론 나도 상대적으로 누군가를 지루하게 하겠지만 개인적인

대상이 지루한 게아니라 그 자리가 지루하다.

나이가 들면 포용력이 넓어지는 게 아니라 좁아지는 걸 실감한다.

나조차 갈수록 까칠해지고 용서라는 게 안되는 경우가 많다.

모임에서는 용서라는 단어는 아니지만 내가문제라는 걸 알고있다.

매일이 바쁘다면 바쁘다.

나처럼부지런히 노는 인간도 별로 없을 것이다.

그래서 가끔은꺼지고 싶다.

가평

리움 반 지하에 블랙박스 전시를 하고 있다.

그 아래로 실생활관련 전시를 하는데 마음대로 사진 찍을 수 있고

의자(작품)에앉아 쉬기도 하고 TV에 나오는 자기를 연출할 수도 있다.

사진에 죽고사는 시누이가 할 일을 잊은 채 내 사진찍느라 바쁘다.

피해도 소용없다.

사진과 더불어 가짜 볏집단을 만들어 놓고 그 사이로 길을 냈다.

허수아비가 된 순간…

*부탁—-한복 버리시는 분들 제게 버려주세요.

14 Comments

  1. 웨슬리

    2009년 10월 30일 at 12:04 오전

    허수아비, 아님 세계를 품안에?

    아니면 허그 받고 싶은자여 모두 오라? ^o^   

  2. 흙둔지

    2009년 10월 30일 at 12:18 오전

    간송미술관도 리움처럼 운영해나가면 얼마나 좋을까요…
    최관장을 비롯해 전형필 선생님 후손들께서도
    이제 그만 연구에만 몰두하는 고집을 버리고
    미술관을 새로 건립해 입장료 수익으로
    운영해 나갔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3. Lisa♡

    2009년 10월 30일 at 12:22 오전

    웨슬리님.

    허수아비치고는 좀 예쁘죠?
    허수아비한테 허그하는 건 봐주죠-뭐!!
    허수아비일 때만.
    근데 저는 허수엄마예요~~
    뭔 말하는겨??시방??   

  4. Lisa♡

    2009년 10월 30일 at 12:22 오전

    흙둔지님.

    맞습니다, 맞고요~~
    리움이 참 잘 운영하는 것 같죠?   

  5. 김진아

    2009년 10월 30일 at 1:19 오전

    아, 한복!
    남양주 동생이 다 쓸어갔어요 ^^
    가시나가, 보자기에 흠뻑 빠져서요.
    요즘 카드지갑이며, 바늘꽂이며,또 뭐라더라..
    아무튼 이효재씨랑 비슷한 분위기로 돌아가더군요.
    성격은 정말 바느질과는 전혀 안어울릴것 같은데,
    의외로 재봉이며,바느질,퀼트까지 손재주가 부러울정도입니다.
    전요?

    뚝딱이 반찬만들어내는 것 밖에는 없는가봐요 ㅎㅎ

    이번 바자회에 혹, 한복나오면 챙겨서 보내드릴께요.
    그래도 되지요?   

  6. Hansa

    2009년 10월 30일 at 2:26 오전

    나이들수록 남아있는 시간이 점점 줄어드는 셈이므로,
    무의미한 모임은 과감하게 정리하는 게 좋을 듯 합니다.
    그 시간이 아깝지요. 하하

    아이들과 좀더 많은 시간을, 심중의 대화가 되는 친구들과 더 자주
    형식적인 관계는 정리.. 저는 그렇답니다. 하하

       

  7. Lisa♡

    2009년 10월 30일 at 9:08 오전

    진아님.

    그러잖아도 바자회때 한복 보이면
    무조건 사두시라고 말하려고 했어요.
    동생분이 저랑 취미가 비슷하군요.
    그래도 진아님이 또 잘 하시는 분야가 있죠?
    누구나 다 잘 하는 부분이 있는데 미쳐 개발하지 못해서
    모르고 지나간다네요.
    ㅎㅎ….저도 그 바자회에 보낼 살림살이 챙기려고 합니다.
    옷같은 건 미니님도 원했는데 막상 찾으니 그런데 보낼
    옷가지는 없더라구요…주기엔 더럽고…이상한 것이 많네요.   

  8. Lisa♡

    2009년 10월 30일 at 9:08 오전

    한사님.

    그 말씀이 정답입니다.
    후후후…..
    옳소!!   

  9. Marie

    2009년 10월 30일 at 1:04 오후

    리움의 새 작품 전시 안내 메일을 받고
    조만간 가 보려고 하고 있답니다.
    가 본 지도 꽤 됐고..
    리사님 글을 보니.. 슬슬 기대와 호기심이 밀려 올라옵니다.^^
       

  10. 원종옥

    2009년 10월 30일 at 2:28 오후

    아침에 새글 올라온 거 빨리 읽으면서 웬한복?! 그랬는데, 그걸로 다른 걸 만드시는거였군요^^. 댓글보고 이해했어요… 왜이리 눈치가 없는지… 쩝…
    리움에 새작품? 가봐야겠네요. 정보 감사^^.
    추워진다고 합니다. 따뜻한 주말 되시길~^^    

  11. 허필경느티나무

    2009년 10월 30일 at 3:05 오후

    나이탓일까요?    

  12. Lisa♡

    2009년 10월 30일 at 3:59 오후

    마리님.

    본래 있던 소장품으로
    교체한 거지만 그래도 새롭고 좋아요.
    가보시길….

    특히 정선 작품을..   

  13. Lisa♡

    2009년 10월 30일 at 3:59 오후

    원교수님.

    ^^*

    말이 필요없는.   

  14. Lisa♡

    2009년 10월 30일 at 3:59 오후

    허필경님.

    나이 탓도 무시하긴 뭣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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