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영화.
91분.
안제이 자크모프스키 감독의 섬세함이나 자전적인 부분들이 보인다.
폴란드 시골의 조용한 마을처럼 그렇게 조용하고 잔잔한 영화다.
자연스럽고 아름다운영화맞다.
나른한한낮 마을길에 어여쁘고 늘씬한 엘카가 걷고 있다.
뒤에서스테팩이 수박 두 쪽을 들고 뛰어오며 누나 수박먹어…
길거리에 쪼그리고 앉은 두 남매는 열심히 수박을 먹는다.
코를 박고 긁어먹는 스테팩.
두 남매는 야채가게를 하는 엄마와 아빠없이 살아가는 처지다.
그리고 기차역.
스테팩은 누나에게 말한다.
저기 신문보는 양복입은 남자가 아빠야~
감각적으로 아빠임을 알아보는 스테팩.
영화에서는 마을과 마을의 기차역이 주무대이다.
낡은 마을과 낡은 집들, 낡아빠진 차들, 온통 낡아 빛이 바랜 오브제들이
기억 속 과거를 연상하게 해주는지도 모르겠다.
기찻길이 묘한 기억회로를 연결시키기도 하고 하얀 비둘기 떼도 뭔가 연상을
시킬까 말까 하는 가운데 관객은 조그맣게 일어날 다음 일을 기대한다.
그러나 별 일없이 진행되는 영화.
별 일없어도 전혀 지겹지 않은 가운데 스테팩의 트릭은 계속된다.
아빠를 돌아오게 만들기 위해 스테팩은 갖가지 장치를 설치하거나 교묘하게 꾸며
아빠시선을 끌게 하거나 아빠가 갈아 탈 기차를 놓치게 하고싶다.
여기서 스테팩이 트릭으로 사용하는 건
하얀 비둘기떼, 은빛 동전, 장난감병정..등이다.
기차가 지나가기 전에 철로 위에 병정을 놓아두고 쓰러지지 않으면 행운이 온다고 믿는다.
철 길에 동전을 뿌려 누군가 줍기 위해 기차가 멈추길 바래기도 한다.
비둘기를 날려서 아빠시선을 하늘로 붙잡기도 하며 그 비둘기를 쫒는 시선에서
과거의 희미한 끈을 붙잡게 하려고 노력한다.
결국 성공할 수 있을까?
보면서도 늘 미지수…앞이 보이지 않는다.
비둘기를 돌보는 노인흉내를 내기위해 스테팩이 하는 짓은 웃음을 터뜨리고
동네 거렁뱅이 노인의 수레는한눈파는 사이 하릴없이 뒷걸음질 쳐서 언덕길을
혼자서 내려간다.
수퍼 앞 진열이 잘 안된 사과장수가 공 치는 걸 보고 스테팩은 돕기 위해 사과를 돈을 주고
사지만 그걸로 끝..누나는 수퍼의빈 카트를 사과장수 옆에 놔둔다.
1즐리의 동전을 희생한 채…(우리나라 마트처럼 카트에서 동전을 끼고 뺄 수 있다)
그러자 사람들이 빈 카트를 밀고와서 거기 끼워놓으며 바로 옆의 사과에 자연히 눈을 돌려
결국 사과를 다 팔고 자리를 떠나는 사과장수.
작은 희생을 함으로서 사과장수에겐 행운이 온 거다.
영화속에서는 작지만 희생에서 오는 행운을 조금씩 보여준다.
동전 줍는 인부라든가…
영화 전체가 착하고 자연스럽다.
세계 유수 영화제에서 11개 부문에서 상을 타고
9개 유력상에 노미네이트 되는 등 유명세를 치룬 영화다.
우리나라 전주국제 영화제 추천영화로 선정되었다.
어디서는 남우주연상을 받았다고도 한다.
무수한 경쟁을 뚫고 처음 도전한 영화라는 스테팩역의 꼬마 천역덕스럽다.
초록빛 눈동자가 어찌나 귀엽고 개구장이 같던지.
잘 생겼다..복실하게.
엘카역의 누나도 아주 매력적이고 청바지 모델스타일이다.
각종 트릭을 눈여겨 볼 것.
동화같다고들도 하는데 그냥 자연스럽고 심플하다.
감독이 단순함을 좋아한단다.
좋은 영화다.
김진아
2009년 11월 14일 at 6:32 오전
폴란드영화는,
어제 저녁무렵 하늘의 색깔과 같아요.
준혁인 하늘보고 모네의 색이라고 했는데..
트릭스..
메모해두렵니다.
Lisa♡
2009년 11월 14일 at 7:29 오전
욕심장이 진아님.
꼭 메모해두고 어디선가 하면
아이들과 같이 보셔도 될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