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은없는 주민센터.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가운데 남편의 인감증명을 떼러갔다.
휘적거리며 들어 간 주민센터에는 나혼자휘저을 공간이 넓기만 했다.
음……..위임장을 써야지?
대충 적어서 인감증명 코너로 갔다.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혹은 1Q84에서 나오는 중년의 약간 벗겨진 머리를
가진 50대 남자가 무표정한 채 내 서류를 받는다.
좀 웃기라도 했으면 좋으련만..너무하다.
인상이 주는 선입견은 거의 맞아떨어지는 경우가 많은데 간혹은
선입견과 내용이 좀 다르면 좋을 경우도 있다.
그는 한 장의 인감을 발급받는 동안 매우매우 내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경직시켰다.
나오면서 큰소리로 말했다.
주민센터에 다 들리게 "수고하쎄요~~~~~~~~~~"
반상회를 하는데 노총각으로 오래 있다 갓 결혼한 그 노총각의 아내가 왔다.
그녀는 결혼한지가 약 6개월 정도 되어갈 때였다.
지금은 돌아가신 모여고 교장을 하신 박샘이 회의를 주관하고 계셨다.
새댁이 그렇게 갖고 오라는 등본을 또 안갖고 온 것이다.
늘씬하고 멋진 외모임에도 그녀는 늘 심하게 멍청했다.
노총각은 모 병원의 원장으로 돈 꽤나 있다고 으스대는 잉간이었다.
자기의 잘못도 모르는 멀건 그 새댁은 멀뚱하게 민하게 있는데
그녀 옆집의 박샘 할머니가 아이고 새댁이다보니 동사무소가 어딨는지 몰라서
그렇다면서 역성을 들고 나섰다.
모두 아무 말도 못하고 멍때리고 있을 때 였다.
못참고 내가 또 "동사무소 모르는 게자랑은 아니죠?"
나 왜 이럴까?
핸드폰을 찾으러 갔다.
어제와는 달리 번호표 바뀌는 소리가 경쾌하게 났지만 나는 그냥 번호표도 안뽑고
바로 쪽지만 내밀고 찾으면 그만이었다.
가라앉은 분위기를 느끼는 순간, 어디선가 고함소리가 난리버거지를 쳤다.
까만 손가방을 하나 든 싸구려 청바지 차림의 턱수염이 난 30대 후반의 남자가
사투리를 겁때가리도 없이 써가면서쌩욕을날리고 있었다.
가만두면 안되겠다는 둥…다 때려 쳐 엎어 버리겠다는 둥~~C88888CCC8888.
온 손님들마저 겁에 찌들게 하면서 작은 눈을 실내를 훑으며 욕찌꺼리를 열심히 내뱉었다.
아니 뭐..저런 게 다 있어? 지구상에서 얼렁 사라져야 할 것들이…속으로만.
그 앞의 AS직원은 특이하게 목소리가 앵앵거리는 소린데 두 목소리가 합쳐서 묘한 분위기를
만들고 있었지만 아무도 거들어 주는 사람도 뭐라고 하는 사람도 없다.
반듯하게 AS된 내 핸폰을 들고 나오면서 카운터 직원언니에게 조용히 한마디 했다.
"언니…경찰 불러요"
영화를 보는데 매력적인 여주인공 얼굴에 주근깨가 가득하다.
어쩌면 주근깨가 많아도 저리 이쁠까?
짧은 스커트를 아무렇게나 입고 오토바이를 타도 어쩌면 저리도
천박하거나 하지않고 매력적이기만 한거지?
나 예전에 주근깨 엄청 많아서 콤플렉스였는데 우리 아버지가 늘
이쁘다면서 구라파여성들은 주근깨를 일부러 만든다면서 날 위로 했다.
그래도 주근깨가 싫어서 없애려고 무지 노력했었다.
한 번은 데이트하던 남자가 날 부르길 유사깨라고 불렀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서 주근깨가 대화에 올랐다.
그런데 어느 날 주근깨가 싹 없어졌다고 말하자
‘ㅎ’가 낮은 목소리로 내게 한마디한다.
그녀는 요즘 관상에 빠져있다..뭐든 관상학적으로 말한다.
"너…관상학적으로 주근깨 안좋아~~"
그런데 내 주근깨가 왜 다 없어졌지?
늘 그것이 궁금했다.
블루투스를 샀다.
운전하면서도 편하게 룰루랄라~~
경찰한테 두어 번 걸린 적 있다.
아주 편하고 연습도 했더니 잘 들린다.
미리 살 걸~~~실버색인데 왜 저래?
오를리
2009년 11월 14일 at 2:05 오전
수염있는 남자라고 해서 혹시 나 인가 햇더니. ㅋㅋㅋ
닐ㅆ가 너무 추워 오늘은 웅크리고 방콕으로
있네요….
Lisa♡
2009년 11월 14일 at 2:33 오전
오를리님.
추워요?
이 정도 갖고 뭘그러나 하다가
참…텍사스에서 오셨지 하고 맙니다.
방콕도 공짜로 가시고…그간
많은 곳 다녀오셨죠?
봄길
2009년 11월 14일 at 3:01 오전
블루투스가 뭐유?
사진보고 연구해도 모르겐네…
김진아
2009년 11월 14일 at 3:13 오전
저희동네 동사무소는 서로 들어서는 주민들에게 큰 소리로 인사하는데,
누가 먼저라고 말 안해도 무엇때문에 오셨는지 먼저 물어오구요.
그런데 바로 맞은편에 있는 구청직원들은요 아직도 써얼렁 해요.
인사해도 무표정, 아무런 말도 안하는 인형같은거예요.
ㅎㅎㅎ
한마디, 필요있는 한마디..
있어요. ^^
호수
2009년 11월 14일 at 5:37 오전
주민센터 다 들리게
"수고 하쎄요~~~~~~~"
한마디 하고 마는
씩씩한 리사님 모습이 떠올라요ㅎㅎ
한마디……
잘 했어요!!
Lisa♡
2009년 11월 14일 at 5:43 오전
봄길님.
귀에 뽑으면 되는 거…
무선 핸즈프리……
Lisa♡
2009년 11월 14일 at 5:44 오전
진아님.
요즘은 어느 주민센터든 다 친절하고
어디를 가나 인사를 잘하고 해서
우리나라 살기좋은 나라라고 늘 자랑하고
다니느데 간혹은 정말 저 아저씨 같은
무뚝뚝이가 있긴 하더라구요.
Lisa♡
2009년 11월 14일 at 5:44 오전
호수님.
안녕하세요?(크게)
들리나요?
추억
2009년 11월 14일 at 5:45 오전
아니 누가 리사님의 현재의 그 투명한 얼굴을 보고 예전에 주근깨가 있었다고 상상할 수 있을가요?
Lisa♡
2009년 11월 14일 at 6:23 오전
추억님.
진짜 주근깨가 제법 있었답니다.
코 주변과 뺨에요.
그런데 어느 순간 싹 없어졌어요.
주근깨는 잘 없어지지 않는다던데..
웨슬리
2009년 11월 14일 at 7:59 오전
블루 투스에서 뿜어대는 전자파. 조심. 꼭 필요한 경우가 아님 쓰지 않으시는게 최고.
전화 빠뗴리도 일찍 가고.
소리울
2009년 11월 14일 at 9:07 오전
여러종류의 경험 이야기가 재미있네요.
섞어찌개같은 맛?
ariel
2009년 11월 14일 at 11:45 오전
오늘 재미있게 읽고 가요.
더 길지 않아서 아쉬움도 있고..
Lisa♡
2009년 11월 14일 at 2:13 오후
웨슬리님,
블루투스쓰면 전화 밧데리 빨리 나가요?
몰랐네요.
그런데 편하긴 무지 편하긴 해요.
운전할 때랑 집에서 쓰려고 하는데….흐흑~~
Lisa♡
2009년 11월 14일 at 2:14 오후
소리울님.
섞어찌개….
먹어 본 지 오래되었네요.
보고파요—
Lisa♡
2009년 11월 14일 at 2:14 오후
아리엘님.
토요일 주말….입니다.
청소는 끝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