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에 자선파티가 있었다.
호텔 연회장은 깔린 카페트와 가득한 인간열기로 인해 거칠고
답답하고 늘 환기를 필요로 한다.
연예인들을 많이 볼 수 있는 날이었다.
어쨌든눈에 띄는 사람들은 시선을 붙잡긴 한다.
세련된 그들을 보는 재미도 그런대로 괜찮다.
눈에띈다는 것도 그만큼 미적인 매력이 있다는 뜻.
아름다운 밤이예요~~
수화를 하면서 노래를 부르는 인순이를 보니 새롭게 보인다.
거위의 꿈을 부르면서 내내 수화를 했다.
물 한 방울 묻히지 않은 손이라는 그녀의 예쁜 손으로
꿈도 만들고, 함께 하는 손가락을 붙일 때 아름다워 보였다.
그녀는생각보다 키가 작고 왜소했다.
얼굴만큼은 터져 나갈 것 같이 통통했다.
가수들도 무대를 휘어잡는 가수가 있고 유명세에 비해 그렇지 못한
가수들도 있는데 그녀는 일단은 분위기를 업시키기도 하고
휘어잡기도하며 인기몰이를 했다.
마지막 앵콜곡은 어메이징 그레이스를 무릎을 끓은 채 불렀다.
미숙함.
진행을 할 때 연륜에 의해 매끄럽게 하는 김미화와
경매라고는 처음 해본다는 김신영은 정말 많은 차이를 보여줬다.
아무리 개그맨이라고 해도, 그냥 웃기기만 하는 사람과
어느 장소에서도 프로답게 진행할 수 있다는 건 큰 차이다.
오늘 김신영이 그런 걸 깨달았을 것이다.
흔히 쓰이는 영어나 예술적인 언어들도 신문이나 책 등을
통해 접하는 기회를 늘여서 읽어나가는데도 무리가 없었으면 싶다.
김신영이 진행하다가 김미화가 맡으니 편했다.
거북한 말을 하더라도 프로가 하니 우스개로 되었다.
경험에서 오는 순발력은 많은 사람들을 즐겁게 한다.
어느 자리에 가더라도 거기에 어울리는 옷차림이라는 게 있다.
옷에 대해 그다지 신경을 안쓰는데 주로 캐쥬얼한 옷이 많고
정장은 사놓아도 입을 기회가 잘 없어서 입기도 불편하다.
대충 맞춰입을 옷을 찾다보니 치마가 많이 없다는 걸 알았다.
그렇다고 바지가 많은 것도 아니다.
겉옷만이 잔뜩 있고 가볍게 입을만한 옷이 없는 편이었다.
오랜만에 백화점을 잠깐 갔다.
그리고 또 캐주얼한 옷을 사고 말았다.
결국 얼렁뚱땅 대충 입고 갔는데 살이 붙으니 의상을 소화하기도
힘들고 무얼 입어도 간지가 나질 않는다.
엣지있긴 글렀다.
파티를 하고 쓸쓸히 집으로 돌아가는 길은 착찹하다.
들떠서가 아니라 모임 자체를 되씹어 보면서집으로 가는 길엔
언제나 그렇듯이 가장 친한 친구 생각이 난다.
나에게 뭔 커다란 기대를 해서가 아니라 늘 자신의 미진함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럴 땐 누군가에게 위로를 받고 싶어진다.
내 어딘가에 숨은 허전함이 나와서 툭 하고 떨어진다.
군중속의 고독이라는 말처럼 많은 이들과의 대화에서 이미 간격이
생겨버린 나를 발견하곤 뒷걸음쳐진다.
젊음에서도 커리어에서도 외모에서도 숨어버리고 싶다.
그런 내 고독함은 어쩔수 없는 미련이랄까, 혹은 욕망이랄까
거기서 빠져 나오질 못한 어리석음 탓이다.
데레사
2009년 11월 17일 at 11:10 오후
수화역시 외국어처럼 단어 하나하나를 손가락으로 외워야만
대화가 가능한데 인순이가 수화로 노래를 했다면 정말 많은
노력을 했나 봅니다. 저도 필요해서 수화를 오랫동안 배워서
얼마나 힘들다는걸 잘 알거든요.
연말이 가까워오니까 이제 행사에 갈 일도 많아 지겠지요.
늘 활기찬 삶이 되길 바랍니다.
Lisa♡
2009년 11월 17일 at 11:24 오후
데레사님.
수화 배우셨군요.
인순이가 하는 수화는
정말 아름다웠답니다.
玄一
2009년 11월 17일 at 11:34 오후
여전히 바쁘시니 좋아 보입니다 ㅎㅎ
그래서 경력, 연륜을 쌓아야 하고
어느 분야이던 제 몫을 할 수 있는 장인들이 돋보이게 되나 봅니다
블로거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합니다
흙둔지
2009년 11월 18일 at 12:13 오전
김미화요?
글쎄요…
저는 공중파에서 양희은과 김미화 얼굴 안보는게 소원이거든요.
선입관이 있어서인지 진행은
개그맨보다는 아나운서들이 낫다는 생각입니다.
개그차원에서만 본다면 김신영 쫓아갈 개그맨 없을걸요?
그런 개그맨에게 프로급 진행까지 바란다면 욕심이겠지요.
광혀니꺼
2009년 11월 18일 at 12:37 오전
여전히…바쁘시군요.
짱구녀석
독감(?)도 나아가고
이젠
연말 준비네요.
청담도 시간이 잡혔고…
바쁘셔도
건강하실것~
김진아
2009년 11월 18일 at 12:50 오전
수화 굉장히 어려워요,
손가락 하나,하나 표정하나하나가 모두 언어의 또다른 표현수단이 된다는것이
놀랍게 느껴지죠. 아, 대단했을거예요, 인순이씨의 수화….
김미화씨는 저역시 개그맨은 개그맨 다워야 한다고 생각해요,
이념의 팔색조는 더구나 공중파에서 다음 생각없이 무책임하게 내뱁는 사람은
절대적으로 싫습니다.
Lisa♡
2009년 11월 18일 at 12:51 오전
현일님.
뭐 바쁘기는요–
매일 그렇지요.
블로거로서 좀 더 정성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Lisa♡
2009년 11월 18일 at 12:52 오전
흙둔지님.
저도 라디오방송 김미화는 별로 안좋아하거든요.
그런데 공은 공이고 사는 사이고
그냥 어제 진행은 정말 잘 하더라구요.
그래서 하는 말입죠.
정치적인 부분을 배제하고 말입니다.
ㅎㅎㅎ…
Lisa♡
2009년 11월 18일 at 12:53 오전
광여사님.
독감?
플루는 아니고?
나아간다니 다행이네요.
청담준비 들어가야지요.
Lisa♡
2009년 11월 18일 at 12:54 오전
진아님도 김미화를…후후후.
갑자기 귀여운 진아님…
진아님, 수화가 아름다운 걸 어제 알았어요.
심효섭
2009년 11월 19일 at 11:40 오전
Poor Lisa
세련되고 더 젊은 사람들과의 대화에서 간격을 느끼셨다니…그래서 우울하고 씁쓸하셨다니…ㅉㅉㅉ
영어 표현으론 mid-life crisis라 하는데 중년의 남자들에게나 쓰는 표현인가 했더니 젊어보이는 리사님도?
인생경험의 선생님 그리고 현명하고 성숙하신 리사님에 도려 그 세련되고 젊은 사람들이 상당히 impressed 되었을 수도 있지 않을까요?
고독해지지 마세요.
그럴땐 제일 좋아하고 신나는 당신만의 주제가를 정해서 머리 속에서 흥얼거리면 기분이 좋아지지요.^^
시드니 곰도리
Lisa♡
2009년 11월 19일 at 4:14 오후
심효섭님.
고맙습니다..과연 위로가 됩니다.
후후후–이미 나아졌구요.
잠시만 느낀 간격이라고나 할까요?
중년만자나 중년여자나 거의 비슷하지 않을까요?
남녀 차이라는 게 없다보니…저는 글케 생각해요.
나만의 주제가가 요즘 이승철의 그런 사람 또 없나요..랍니다.
사랑방
2009년 11월 20일 at 7:48 오전
김신영도 20년 지나면 기미화처럼 되겠죠.기다려야죠.
Lisa♡
2009년 11월 20일 at 8:02 오전
사랑방님.
그렇게 되겠죠?
후후후.
처음부터 어린 사람한테 너무 기대했나요?
경험과 연륜이라는 게 있는데 말이죠~~그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