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18일 며칠 전 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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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시간 투자해서 보글이 머플러 하나 뚝딱 만들었다.

뭘 하나 잡으면 손에서 놓기가 싫다.

손으로 하는 일은 다 좋아하는 나를 발견하곤 소스라치게

놀래는 건 껍질과 어울리지 않는 솜씨의 발견이라고나 할까.

아는 여자는 종일 한게임 고스톱 한 번 잡으면 안놓게 된다고 하더니.

보글이라는 털실을 새로 알게 되어서 그 보글보글함이 재미있어서

시간가는 줄 모르고 삼매경에 빠졌다.

급기야는 여러 색의 털실을 인터넷으로 주문하고 말았다.

과연 다 만들어서 내가 할 거나 있을런지 모르겠다.

첫 작품인 오늘 것은 내 딸에게 줄 작정했다.

생일 선물도 못했는데 손수 만든 머믈러와 로션으로 결정했다.

내일 부칠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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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창가인데 오늘 창을 보니 사진 찍을 마음이 안날 정도다.

온기없이 색바랜 오늘 창 가는 스산하기 짝이 없다.

검정 몸뻬바지에 무릎까지오는 빨간 홈웨어를 입고그 위에 곁입길 검정

등산복 파카를 입고는 쓰레기통을 들고 1층으로 내려갔다.

내가 꼭 소설 속에 나오는 게으른 주인공(소녀..)이거나 아니면

쳐박혀 소설을 쓰는 작가쯤으로 여겨지는 기분 알까?

가끔은 엉뚱한 차림이나 생뚱맞은 말씨나 행동에서 나 아닌 제 삼자의

모습을 발견하다가 거기에 만족을 해보기도 한다.

지나치게 규정지어진 모습보다는 어딘가 어눌함에서 오는 편안함

확실히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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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출할 일도 없고 핸드폰도 한 통만 오고 해서 머리를 안감았다.

두피가 약한데 거기다 부분성지루성에다 딱지도 가끔 앉는다.

머리카락은 비단실처럼 가는데 숱은 형편없이 모자란다.

머리를 위해 낮에 머릴 감을까? 말까? 하다가 오후가 되었고

반신욕을 할까? 말까? 하다가 하루가 다 갔다.

내일 아침 눈이 서울에 내린다는데 밖에 세워둔 차를 지하에 갖다

놔야하나 마구 갈등하다가 결국 게으름이 날 지배했다.

그냥 버팅겨 보기로 혼자 합의했다.

살면서 혹은 운전하면서 위험할지도 모르는데 눈 딱 감고 진행하는 것 처럼

내일은 내일 알아서 해가 뜨고 온도가 풀리겠지…한다.

천하태평기질이 분명히 있다.

그래서 몸무게도 내려가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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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개의 핸드크림 튜브와 중간 크기통인 꿀통을 완전하게 비웠다.

비움의 미학이 아니라 비움의 시원함이여.

화장품을 하나사도 끝까지 어찌나 쓰기가 힘들던지.

끝을 보면왠지 속이 다 후련하다.

새로 사야함은 뒷전이고 어서 비우고 싶은 욕구가 일어난다.

샴푸도 빨리 끝장을 내야하는데…로션도 어서 바닥을 쳐야 하는데..

뭔가 하나를완벽하게 소비했을 때 내가 기특하다.

특히 볼터치나 아이펜슬 같은 거..얼마나 오래 쓰던지.

모르긴 해도 약 3년은 족히 쓰지싶다.

언젠가아이들이 쓰레기통을 뒤져서 누가 쓰던 화장품을 잔뜩 들고 들어왔다.

아마 5살 정도일 무렵이다.

주로 색조화장품이었는데 그 사람 누군지 세상에…그대로 쓰지도 않고

몇 년을 묵혔던지 거의 새것이었다.

그럴 정도로 여성들 안쓰는 화장품 엄청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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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루베리가 시력에 좋단다.

지금은 블루베리철이아니니 냉동블루베리나

블루베리 파우더로 복용하면 된단다.

블루베리 파우더..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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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벤조

    2009년 11월 18일 at 7:56 오후

    보글이 머플러 사진 좀 올려보세요.
    리사님이 만들었던 것 모두 모아서 전시회 한번 하면 어때요? 아니,
    자선 바자.
    그거 참 재미있겠다…   

  2. Lisa♡

    2009년 11월 18일 at 9:59 오후

    벤조님.

    저기 사진에 보이는 인형 정도만 있구요..
    거의 갖고 있는 게 없답니다.
    저는 만들어서 남에게 다 줘버리거든요.
    남을 주기 위해 만든다고나 할까?
    참 비누는 몇 개 남아있어요..ㅎㅎ   

  3. 광혀니꺼

    2009년 11월 19일 at 1:16 오전

    인형
    참 이뿌네요…
    주인 닮았어요^^

       

  4. 레오

    2009년 11월 19일 at 7:29 오전

    요런 깜찍한 인형들이
    창가에 앉아서 늘
    리사님을 보고 있다니~..좋겠당~   

  5. Lisa♡

    2009년 11월 19일 at 9:28 오전

    광여사님.

    주인 닮앜어요?

    제가 만들었으니

    자동 제 닮았겠죠?   

  6. Lisa♡

    2009년 11월 19일 at 9:29 오전

    레오님.

    제가…….늘 좀 그래요.

    행복하기도 하고…그냥…   

  7. shlee

    2009년 11월 19일 at 12:00 오후

    빨강 단발머리
    엣지있는 스타일~
    엄마의 정성이 가득든
    머플러 ~~~~
    저도 보고 싶어요.
    벌써 선물 포장한건 아니죠?
    블루베리 파우더…
    무슨 색일까?
    흰색 분말은 아니겠죠?
       

  8. Lisa♡

    2009년 11월 19일 at 4:08 오후

    쉬리님.

    엣지…크크/ 머플러요?
    벌써 누구 줘버렸네요.
    그런데 내일 쯤은 또 하나를 완성하겠지요?
    기대하시라….쉬우니까.
    그리고 분말 아직…저도 시키려고해요.
    저도 늘 블루베리나 냉동블루베리만 먹었어요.
    연한 보락색일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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