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든 불쾌하다고 여기기 시작하면 그 끝은 마음 속의 부아만을키울 뿐
자기자신에게 전혀 도움이 될 게 없다.
나에게는 거절하던 일을 다른 이에게는 흔쾌히 수락하고 더한 조건을
제공한다면 불쾌하기는 하겠다만 시간을 갖고 생각해 볼 일이다.
현재와 과거의 상황이 다르고, 마음가짐도 달라질 수 있었을 것이고
어떤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하면 그래도 치밀던 화가 가라앉기도 한다.
그렇다고 그렇게 다독이지 않으면 어쩌겠다는 것도 아니니 말이다.
자존심상하게 하는일들이 다반사인 생활에서 그런 일들 쯤은 그 중의
하나일지도 모르지만 가족이나 친척에게 받는 상처는 더 커 보인다.
그래서 돌아서면 남보다 더 못하다는 말이 있다.
영하 4도라고는 하지만 길에 걸어다닐 일이 없으니 그다지 체감할
여유조차 없다.
내게 있는 언니 2명이 부산서 올라왔다.
회를 커다란 아이스박스에 넣어서 이고지고왔다.
언니 말이 서울로 오는 차칸에는 유난히 회를 넣었는지 생선을 넣었는지
아이스박스가 많다고 한다.
누군가 반가이 맞아서 가족들이나 친구들이 둘러앉아 맛있게
먹을 그런 광경은 흐뭇하기만 하다.
우리도 칠암에서 포실포실하게 밥처럼 떠 온 아나고회를
저녁식탁에서 맛나게 먹었다.
언젠가 일회용 도시락에 빼곡히 든 아나고회를 도우미 아줌마에게
주며 가져가서 먹으라고 했더니 놔두고 갔었다.
알고보니찬밥을 왜 주는지 의아했다고 한다.
늦도록 옷을꺼내어 패션쇼도하고
언니들을 불러모아 머플러뜨는 강의도 하고
이 일 저 일에 웃음보따리가 터진다.
멀리 떨어진 식구들이라 만나면 뭐 하나라도 더 주고싶다.
남편 친구들은아주 오래 전부터 나를 유사장이라고 부른다.
‘어이 유사장~~’
이렇게 부른지가 꽤 되었다.
남편친구들은 학교때부터 같이 만나던 사이라 막역하다.
남편을 제끼고 나랑만 통화하거나 만나기도 한다.
아주 진국인 N이 당뇨가 있어서 건강이 염려된단다.
내 친구가 추천하는 당을 내리는 약을 구해 이것저것
바리바리 싸서 소포로 보냈다.
물론 못쓰는 글씨지만 카드도 한 장 넣어서..
늘 꺼내서 바라보는 아끼는 오래 된 목걸이 같은 친구라면서.
전화왔다.
‘어이~ 유사장, 뭘 이런 걸 다~~’
^^*
언니들 말이 서울은 바람이 덜하고 그 대신 추위가 매섭단다.
오는 날이 장날이라는 거……..
광혀니꺼
2009년 12월 7일 at 2:00 오전
가족의 허물없음…
어인 찬밥?
그 맛난걸~
ㅎㅎ
오후부터 날씨는 풀린다하니
다행이지요~
은제 떠나시남요?
벤조
2009년 12월 7일 at 6:08 오전
시골쥐와 서울쥐.
이게 무슨 스토리였는지 전혀 생각이 안 나, 죽겄네…
Lisa♡
2009년 12월 7일 at 8:52 오전
광여사님.
그러니까..
그걸 밥으로 아는 분들
간혹 있더라구요.
꼭 밥같이 보인다고..
떠나다니요?
아구..그러네…모레요.
낼 인줄 알고 처음에…ㅎㅎ
Lisa♡
2009년 12월 7일 at 8:53 오전
벤조님.
저도 덩달아 그러네요.
시골쥐가 서울로 올라와서
이것저것 경험하다가 결국
시골로 내려가서 안도하는
스토리 아닌가요?
색연필
2009년 12월 7일 at 11:19 오전
우리도 옛날에는 언니들이랑 모이면
밤새도록 떠들고 패션쇼도 했었는데~
지금은 다들 너무 멀리 떨어져 살아서
요즘은 화상통화로 수다를 뜬답니다 ㅋㅋ
shlee
2009년 12월 7일 at 12:05 오후
몸빼바지 입고 지팡이 든 할머니
악수하고 있는 할아버지
시골쥐
핸폰 들고 다니는 아가씨
책 보며 웃고 있는 총각
서울쥐
같아요.
회를 바리 바리 들고 온
언니들도
패션쇼가 끝나고
얼마지나면
두고 온 집이 제일 편하다고 느끼시겠죠.
집 떠나면 고생^^
시골쥐는 시골에서
서울쥐는 서울에서~
Lisa♡
2009년 12월 7일 at 1:43 오후
색연필님.
그래도 화상통화를 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군요.
그 패션쇼 어느 집이나 다 하는 것이죠?
멀리 떨어져 사는 거….그거이 참 깝깝하죠?
각자의 삶을 포기하기도그렇고…
Lisa♡
2009년 12월 7일 at 1:44 오후
쉬리님.
맞아요.
시골쥐는 시골서
서울쥐는 서울서
사이판 쥐는 사이판?
벌써 두고 온 집이 제일 편한 듯…ㅋㅋ
책보고 있는 총각 서울쥐같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