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가계원가계

봄이나 가을엔 한국인들이 진을 친다는 장가계원가계는 정말 볼 만했다.

겨울이라서인지 신종플루 때문인지 텅 빈 장가계는 다니기에는 좋았다.

한창때인 9,10월에는 3시간 이상 기다리는 건 기본이라니 다 좋을 수는 없나보다.

우리의 인생이 그렇듯.

우리나라보다 남쪽에 위치했고 상온이라기에 약간의 따스한 옷만 준비했던

나는 얼어 죽는 게 아닐까 했었다.

영상 9도, 15도라고 했지만 실제 체감온도는 영하라도 한참 아래다.

으시시하고 흐리고 비까지 뿌려서 고생이었다.

손도 시리고 발도 시리고 집 나오면 개고생이라는 말이 실감났다.

장가계 쪽은 비가 많은 지역으로 일년의 반 이상이 비가 오거나 흐려있단다.

관광객의 60% 정도는 볼 걸 다 보지 못한단다.

비록 흐려서 안개가 자욱하고 비가 오기도 했지만 감탄을 자아내기에

충분한 풍광은 중국이라는 나라에 대한 호감과 비호감을 오가게 했다.

아직 개발하지 않은 비경이 그리도 많다니 부럽기도 하고 무섭기도 하다.

장가계 여행은 3박4일이면 충분한데 4박5일을 선택해 시간이 남아 돌았다.

다니면서 살 것은 하나도 없었으며 이왕에 패키지로 갈 거라면 모든 팁과 옵션이

포함된 상품을 권하고 싶다.

결국 가서 옵션을 선택하지 않으면 거의 관광을 못하게 되어있으므로 돈이

곱절로 들 가능성이 90%다.

좀 비싸더라도 모든 게 포함된 관광상품이 더 효율적이다.

제일 성수기인 10월의 끄트머리쯤에 날을 잘 잡아서 다시 가볼까 하는 생각이다.

장가계는 중국 호남성에 위치한 국립공원으로 무릉도원이라 일컬을 만큼 수려한

풍광으로 연일 관광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곳이다.

3억5000만년 전에는 바다였다는 곳이 화산폭발과 지각변동으로 불쑥 솟아올라와

3000여개가 넘는 봉우리의 기암과 절벽들로 이루어진 절경으로 가득한 장가계는

천문산과 천자산을 비롯 원가계와 황룡동굴 등 수많은 볼거리가 있다.

장량의 후손들이 모여 살았다는데서 유래한 이름이라고 한다.

높이는 1720미터 정도인데 케이블카를 타고 약 38분 정도를 올라가려면 진땀이 난다.

절벽 사이로 만들어 놓은 좁은 길을 걷노라면 공포심에 등에서 소름이 돋는다.

케이블이나 엘리베이터는 독일, 프랑스, 영국 등에서 지원해서 설치했는데

천문산에도 엘리베이터를 설치할 예정이라니 가히 놀랄만 하다.

유네스코 지정 자연보호구역으로 유네스코 지원 하에 개발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입장료의 60%는 유네스코 산하기관으로 들어가고, 40%를 중국 정부와

장가계가 속한 호남성에서 관리한단다.

326 미터의 높이를 2분만에 올라가는 천자산 엘리베이터는 중국기술로 자체 개발했단다.

흔들림도 없는 엘리베이터를 타면서 우리나라를 생각지 않을 수가 없었다.

화려한 외면 안에 숨어있는 부지기수의 문젯점을 안고 있는 중국이지만

그 나라가 세계적으로 부강해지고 힘이 커지는 걸 몸소 느끼면서 여행하는동안

내내 어쩔 수 없는 불안감이 자리했다.

6 번째의 중국방문인데 올 때 마다 무서운 속도로 변화하는 중국은 이제 어딜가나

많이 발전한 화장실에, 거리를 다니기에 불편함이 많이 줄었다.

매 년 10%의 성장률을 기록한다는데 그 거대함 속에는 90%가 넘는 하층민들의

고통이 스며있는 게 보인다.

어느 나라인들 그렇지 않겠냐만 빈부의 격차가 정말이지 거대하게 느껴진다.

공산당 간부가 아니고는 부를 꿈꾸기 어려운 사회라 대부분의 사람들 최대의 꿈은

장사라고 한다.

장가계를 가기 위해 거치는 ‘장사’는 모택동의 고향으로 우리기업들이 많이 진출해 있다.

LG전자를 비롯 우리국민들 3000여명이 상주하는 곳이다.

장사의 상강은 거대하고 폭이 넓으며 물이 계림에서 시작해 양자강으로 흘러간다고 한다.

돌아오는 날 공항에서 주욱 만나게 되는 한강이 어쩌면 그리도 좋던지.

*맑게 잘 나온 사진3-4장 구글에서 퍼왔다.

나머진 다 내 사진이지만…잘 못찍어서 미안타.

8 Comments

  1. 김진아

    2009년 12월 18일 at 12:36 오전

    중국에 대한 이야기나 사진들을 쭈욱 보았을때
    준혁이 녀석 말이 여기 사진보니 떠오르네요.

    중국의 산엔 사람이 들어있지 않고, 그 그림자만 들어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때가 아마 4학년때였을거예요.
    미술치료가 들어가기 중반쯤되었을때였나..
    거의 멋있다, 굉장하다,대단하다 이런 말들말 생각하다가,
    녀석의 말에 깜짝 놀랬지요.

       

  2. Lisa♡

    2009년 12월 18일 at 1:16 오전

    하하하.

    준혁이한테 배우네요.

    나중에 얼마나 유명한 화가가 되려는지

    벌써 남다른 시선을…   

  3. 정성원

    2009년 12월 18일 at 9:54 오전

    중국 각 지역을 여행하면서 느낀 점.
    중국의 자연과 문화유산은 너무나 아름답고,
    경이롭기까지 하나, 그것을 관리하는 시스템이
    너무 낙후되어 있고, 사람들, 근무자들의 서비스와
    의식수준이 너무 낮아 여행하기가 너무 힘들다는
    것입니다.
    중국 땅의 10분의 1만이라도 대한민국에
    떼어준다면, 우리는 정말 세계 최강대국이 될텐데..
    하는 아쉬움이 항상 든답니다.    

  4. 풀잎사랑

    2009년 12월 18일 at 10:13 오전

    저도 몇년전에 갔었는데 하필이면 마지막 날에 천문산을 오르기로 해 놓고는 땡.
    비가 얼마나 많이 퍼붓는지..
    올라가 봐야 아무것도 볼 수가 없다고해서 돈만 날렸죠.

    이름들도 참 재밌게 붙였지요?
    몬 어필봉이니.. 선녀봉이니…ㅎㅎ~
    거기에다 황금동굴인가 머신가는 짝퉁같이 보이는 종류석 등등.

    아하~~~
    거기서 우린 월드컵 경기를 봤었어요.
    호텔에서…ㅋㅋ~
    우리가 이겨갖고 얼마나 악악대고 모르는 사람들끼리 술잔도 박치기를 하고.ㅋ~@@
       

  5. Lisa♡

    2009년 12월 18일 at 10:16 오전

    정성원님.

    그러게요~~

    우리나라에 조금만 떼어주면
    정말 잘 가꿀텐데….히히.
    그런 자연경관을 갖고 있는 점이
    부럽기만 하답니다.
    심통이 나는 것 있잖아요.
    후후후…..
    요즘은 그래도 많이 좋아졌더라구요.
    차가 사람이 안차면 만만디로 기다리게
    하니…원!!! ^^*   

  6. Lisa♡

    2009년 12월 18일 at 10:17 오전

    풀잎사랑님도 그러셨구나.

    저희도 하루는 올라갔는데 거의 못봤어요.

    천자산요….그래도 천문산은 아름다움을

    거의 만끽했답니다.

    다시 한 번 가려구요..날 잘 잡아서요.

    같이 갈까요? ^^*

    월드컵~~~그때가셨군요.   

  7. douky

    2009년 12월 18일 at 10:23 오전

    서늘함이 느껴지는 사진들 압권이예요…
    한기와 오묘한 기운이 피부에 와 닿는 듯해요.
    맑은 날의 구글사진들보다 운무와 함께 한 사진들이 더 나은걸요~

    아직 중국은 한 번도 못가봤는데…
    서안에 이어 장가계, 원가계도 가보고 싶어지네요~   

  8. Lisa♡

    2009년 12월 18일 at 10:27 오전

    덕희님.

    서안은 저도 안가봤어요.

    가고 싶어요//서안갈 때는 실크로드랑 같이

    가야할까봐요.

    서안은 역사적으로 상당히 볼거리가 많다고 하네요.

    비림이라고 비석숲을 이루는 곳을 꼭 보라고 권하더군요.

    저도 운무가 끼어서 정말 좋았답니다.

    어—덕희님한테 할 말 있었는데 혹시 그 후에 은행 체크해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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