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주말,
전시내가 완전 주차장이다.
길게 뻗은 차량 행렬이 차라리 예술작품이라면.
2-3분 거리가 15분이 걸린다.
노랑 신호등이면 전진을 멈춰야 하건만 무시하고 나가는
차량들 덕에 차는 이리저리 꼬이고 더욱 혼선을 빚는다.
그 속에 나도 한몫을 하고 있으니
이런 날은 차를 몰고 나간다는 자체가 어리석은 일이다.
미술대학에 넣는 포트폴리오라는 걸 처음 접했다.
어떤 걸 주제로 해야하느냐 하는 고민에 의해 아이들이
선택해야 할 작품에 대한 설정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싶어
엄마인 내가 할 수 있는 게 있을까 싶었더니 택도 없다.
어쩌면 재주라는 게 있는 애들은 따로 있을 거다.
갈수록 실험적이고 창의적인 부분을 요하는 대학들의 선택에
맞추려면 아이들의 박학다식함이 존재해야만 하는 게 보인다.
과거에는 내 아이들은 책을 제법 읽는다고 판단했으나 지금은
아니라는 걸 안다.
수동적인 책읽기와 능동적인 책읽기의 차이를 간과하지 못했다.
스스로 즐기게 해야 하는 걸..
엄마들은 자기 아이의 실력보다 더 큰 걸 요구한다.
나 또한 예외가 아니다.
내 아이가 잘난 줄 알았으나 그게 아니란 건 학년이
하나씩 올라갈수록 알아간다.
그러면서도 그 기대를 떨쳐 버리지 못한다.
간혹 말을 생각없이 하다가 내가 아이 평가를 절상시키고
있다는 게 문득 날 부끄럽게 한다.
그렇다고 아이 듣는데서 평가절하 시킬 수도 없는 노릇이다.
적당함이라는 게 그다지 어렵다.
갈수록 준비부족에 의한 패자라는 기분이 자주 든다.
다 노력하고 뒷수습을 못하는 느낌이 강하게 조여온다.
숫자에 약하다.
파이처럼 수학에 능통하면 좋을텐데.
내가 이러면서 아이에게 수학을 잘하라고 하는 게 우습다.
연말정산에 대해 내 수입원과 의료보험과 수입이 없는데
종합소득세를 낸다는 게 복잡하다.
아예 생각이 하기싫다.
그런 계산이 없는 세상에 살고싶다.
머리가 언제부터인지 돌지 않고 약간만 복잡해도
잊고 싶거나 도망가고 싶다.
내가 수학적 머리가 없는 게 확실한 건
적은 내 지갑 속의 돈계산도 제대로 못할 때가 많다.
그래도 친구말은 확실하게 해야할 땐 한다는 것이다.
그럼 다행이구~~
moon뭉치
2009년 12월 19일 at 9:08 오후
자식에 대한 기대감은..
어느 보모나 똑 같을걸요.
수학은 못해도 산수만 잘하면 되죠..뭘 걱정 ㅎㅎ
미리 크리스마스요..
Lisa♡
2009년 12월 19일 at 11:34 오후
뭉치님.
오랜만에 댓글 하나 쓰신다 싶더니
오타를 일부러 재미나게 만들다니요.
맞아요–하지만 수학도 필요에 따라선
한 두 번 잘 받아 주어야 하는데..ㅎㅎ
dolce
2009년 12월 20일 at 3:07 오전
에구 많은 생각을 하시며 사시니
아니 그러하시는 것 보다는 낫다 싶으네요. ^^**
사실 저도 돌이켜보면 너무 많은 간섭과 한국식의 사고 방식으로
미국에서 자식교육에 그렇게 성공하지는 못한 것 같아요( 욕심??? ㅎㅎ)
그렇다고 그냥 얘들 말만듣고 내버려둘 수도 없고
참 어려웠지요. 둘을 키워 졸업을 시켜는데
세번째는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ㅎㅎ
리사님은 잘 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Lisa♡
2009년 12월 20일 at 4:45 오전
돌체님.
다 성공하셨는데 뭘 그러세요?
하긴 사모님이 똑소리 나시니 워낙 잘 하셨을라구요.
제 보기엔 완벽한 성공입니다.
박수 쳐드리고 싶습니다.
자녀들은 브룩클린에 계속 살고 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