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의 속삭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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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랑?

자전거를 탈 때 내 얼굴을 스치는 바람같아, 또는 바다 같거나.

빨강?

그건 불과 같고 하늘의 노을 같아.

갈색?

나무를 만져봐…나무가 짖는 거 같아.

거친 게 느껴지지 않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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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 대한 사전 지식도 없이 시간에 맞춰서 보게 된 천국의 속삭임.

점심 식사 후의 포만감은속삭이듯 내게 다가와 쳐진 눈꺼풀을 끌어 올리려니

여간 힘든 게 아니었다.

게다가 조용히 흐르는 음악에 잔잔한 영화가 더욱 졸음을 도왔다.

그러다 어느 순간말갛게 내 영혼의 어느 부분이 눈을 떴다.

봄날은 간다의 장면들이 스쳐지나가면서 이 영화가 보통 맑은 영화가 아니구나

이건 정말 순수의 극치를 다루는 영화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모든 구름이 걷혔다.

내면의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울리기 시작했다.

그렇게 조용히 작은 소리로 녀석이 나를 두드려댔다.

짧고 간결하고 청명한 소리를 가지고..

깊은 산 속 처마에 달린 고드름에서 물 떨어지는 소리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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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증맞을 정도로 귀여운 미르코는 총기사고로 시력을 잃고 이탈리아 법에 의해

일반학교를 나와 제노바에 있는맹인학교에 다니게 된다.

천성이 명랑한 미르코는 적응을 해가면서 소리에 민감하게 반응하게 된다.

바람소리, 물소리, 제철공장의 용광로에서 나는 모든 소리 등

어느 소리 하나도 놓치질 않고 채집을 하고파 한다.

같은 맹인으로 진부하기만한 교장은 작은 사건 하나 새롭게 생기는 것 조차 거부하지만

젊은 신부님이 미르코를 도와 소리를 녹음하고 모으는 것을 돕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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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시작부터 미르코가 결국은 자라서 이탈리아 유명 음향감독이 되겠구나

싶었더니이태리 유명음향감독인 미르코 멘카치의 자전적 실화를 다룬 영화였다.

영화가 끝나고 자막이 올라 갈 때도 그의 이름이 몇군데 보이긴 했다.

sound 부분이었다.

어릴 때 부터 남다른 그의 소리에 대한 반응과 사랑이 결국 그를 장애를 벗어나

누구보다 더 뛰어난 음향감독으로 우뚝서게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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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들끼리 서로 도와가며

소리를 만들고 즐거워하면서

연극을 제작해가는 과정이

자연스럽고 어른들도 그것들을 모아

발표하는 날 눈을 가리고 동참하게 된다.

물론 그들 모두 감동을 느끼고 동심을 얻는다.

일상에서 하나하나가 중요하지 않고 아름답지 않은 것이 없다.

이 영화는 그걸 충분하게 보여준다.

잘 만든 영화다.

6 Comments

  1. 6BQ5

    2009년 12월 21일 at 12:22 오전

    저도 작년봄 쯤인가 대한항공 기내비디오로 이영화 보고 너무좋아서 마침 밀라노에 간김에 DVD 로 사려고 했지만 구할수가 없었는데 아직도 극장에 상영중 이군요.
    뉴욕에는 눈이 징그럽게도 많이 왔답니다. 간만에 노동좀 쳤지요. ㅎㅎㅎ

    " Buon Natale e Felice Anno Nuovo "    

  2. 광혀니꺼

    2009년 12월 21일 at 1:22 오전

    와~

    어제 저녁
    강변CGV에서 봤어요~
    감동이었습니다.

    아주 좋은 영화^^

       

  3. 지안(智安)

    2009년 12월 21일 at 2:55 오전

    왜 영화를 직접 보는것 보다 더
    재미있을것 같은 리사님 리뷰에 열광 하게 되는지?   

  4. Lisa♡

    2009년 12월 21일 at 8:38 오전

    6BQ5님.

    오랜만…

    눈이 많이 왔다고 아이들이 그러더군요.
    화요일부터 아이들은 방학인데 거기 그냥 있기로 했어요.
    영화가 참 좋더군요.
    처음엔 그렇게 전개될 줄 모르고 깄는데
    정말 좋았어요.
    전개나 스토리 자체가 신선했습니다.
    그리고 실화이니 더욱…ㅎㅎ
    한국에서는 이제야 개봉했습니다.   

  5. Lisa♡

    2009년 12월 21일 at 8:39 오전

    광여사.

    보셨구나..

    감동 먹었어요?

    참 좋은 영화예요.

    아이들 성장과정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해주는 부모들에게 그리고 기성세대들의
    진부하고 고루한 부분에 기름칠을 하는
    영화지요.   

  6. Lisa♡

    2009년 12월 21일 at 8:40 오전

    지안님.

    그 말 증말?

    와—조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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