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들어 약속시간을 잘 지키려고 노력한 결과 항상 이른 시간에 나갔다.
첫 날 캐나다에서 온 숙은 1시간이 늦었고, 예당에선 순이 15분 늦었으며
오늘 현우엄마는 30분이 늦었다.
이상하게 시간보다 내가 이르게 나간 날엔 어김없이 상대가 늦는다.
하지 않던 짓을 하다보니 상대가 늦게 와서 미안해 한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면 상당히 불안하고 실수하게 되고
미안한 마음에 돈까지 마구 쓰게된다.
갈수록짐작한 시간보다 더 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점점 더 서둘러야겠다.
아직도 많은 것이 엉금엉금거리며 겨울 속 시간을 지나간다.
순이 광화문을 지나 세종회관으로 걸어 가는데 건너 편에서 키 180cm 정도의 품질좋은
등산복을 입은 노인 한 분이 비니모자를 눌러쓴 채, 귀에는 MP3를 꽂은 채 손에는 책을
한 권들고 당당하게 걸어가더란다.
참 멋지다..라고 생각하며 스치는 순간, 어디서 많이 본 분이더란다.
아무래도 아는 얼굴이고 그 모습이 정말 멋져서 내성적인 그녀가 뒤돌아가서 아는 체 하며
누구시더라~~아는 분인데 했더니 이름까지 알아보더란다.
신세계 백화점 내의 치과원장님이신데 평소에도 멋지시지만 그렇게 멋진 운동복차림의
70대 노인은 더욱 멋졌다는 게 그녀의 이야기다.
집이 남산쪽인데 일주일에 한 번 걸어서 광화문까지 와서 절친과 점심을 나누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그 친구도 그 정도 거리에서 걸어서 집인 광화문쪽으로 걸어서
오고있다고 하더란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그런 멋진 남성은 나이불문 친구하고프다고 말하며 그런 남성들이
많아지면 우리 삶도 더욱 풍요로울텐데..하면서 막 웃었다.
치과를 바꿔야 하나…ㅎㅎ
엄친아 엄마는 입만 열면 자연 아들자랑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한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하는 행동 자체가 모두 모범적이고 뛰어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아이를 아는 우리는 당연히 수긍한다.
그건 자랑이 아니다.
그렇다고 입 다물고 아닌 척 하는 사람은 더 웃긴다.
아주 부자인 친구가 있는데 말만하면 정말 최고 상품에 최고품질만 이야기한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삶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다 그런 제품들 특히 먹거리같은 건 외워둔다.
돈이 많아지면 나도 사용해보기 위해서이다.
그런 이야기들에 위축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걸 즐기고, 나름대로 내 삶이 그녀보다
재미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인정하고 거부감 느끼지 않는 편이다.
공연한 거부감은 간혹 자격지심과연결될 때도 있다.
오늘도 대화 중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내가 요리를 하고바느질을 하면 이상하단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인데 나의어디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지 이미지라는 게 어떻게
비춰졌길래 그런지 생각하게 된다.
별나게 튀는 외모도 아니고, 말이 좀 톡톡~~에, 직선적이고 솔직해서 그런가?
아님 덜렁거리는 모습을 더 강조했던가, 아니면 도회적인 부분이 그렇게 만드는지..몬지…
전화를 받으면 사람들은 목소리가 조신해서 놀랜다고 할 때가 많다.
일부러 톤을 높이거나 잘 보이려고 그러는 부분은하나도 없는 편이다.
내숭이라는 게 전혀 없고, 있는 그대로를 다 드러내는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은근 웃겨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라는 게 고정화된 편견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데 그저 겉으로 소위 말하는
얌전하면 뭐든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관념은 이제 깰 때도 되지 않았는지.
60,70이 되어도 지금처럼 천방지축으로 보일 거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쁘지도 않다.
늘 고정적인 지루한 인상보다는 변화가 있는 재미난 사람으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의 삶이 버라이어티하고 다이나믹함이 늘상 그대로인 것 보다 낫다고 말하고 싶다.
(평범한 이가 버라이어티하고 다이나믹 해봐야 그다지 큰 변수로 작용하는 건 없다)
ariel
2010년 1월 6일 at 11:08 오후
나이 먹은 여성들도 멋쟁이들 만나면 좋아요.
바라보며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되고 싶은데
하죠.. 리사님의 이미지는 매우 재미있고 활동이
많고 그런 여성.. 어쩌면 바느질하는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성품이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오늘 글 재미있게 읽고 하루 시작합니다~^^
Lisa♡
2010년 1월 7일 at 12:36 오전
아리엘님.
나이 먹은 여성들이 멋진 경우가 더 많아보여요.
나이가 먹을수록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멋진 거 같아요.
흔히들 남자는 나이먹어도 괜찮은데 여자가 좀 아닌 것 마냥
말하곤 하는 걸 많이 들었는데 제가 나이들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건
여성들이 멋진 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거기다 센스까지, 고집불통으로 흐르는 경우도 남자가 더
많아 보이구요.
외모도 여성들이 훨 더 잘 가꾸는 것 같더라구요.
제 이미지가 재미있고 활동적인 건 맞아요~~ㅎㅎ
밤과꿈
2010년 1월 7일 at 2:34 오전
본글보다는 댓글이 더 재미있습니다.ㅋ
리사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나이들면 남자가 더 멋스러워지는 건데…
Hansa
2010년 1월 7일 at 2:36 오전
리사님은 세상을 밝고 재미있게 보는 것 같아요..
찡찡한 거 보다 백배는 좋지요.
리사님 생각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웃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하하
벤자민
2010년 1월 7일 at 2:48 오전
여기호주할머니들이그렇습니다
여기여자들이 중년때까지는 대충사는거같은데
할머니가되면 멋을부려요
곱게화장도하고 머리도하고 손톱도다듬고
좋은레스토랑가서 맛잇는음시도사먹고
옷도좋은거사입고 무척폼을잡곤한답니다
내주위의 어떤인간은
그런걸보고
뭐 최후발악이라나요 ㅎㅎ
나도 요즘멋진 할아버지기되려고노력한답니다
오늘당장 MP3 도하나사야겟고^^
전화목소리를듣어면
조신해서놀랜다고요
그렇습니다
나도 놀랬습니다 ㅎㅎ
벤조
2010년 1월 7일 at 3:37 오전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것 보담은,
속 마음이 겉 모양에게 모양도 내고 화장도 하라고 시키는 것 같습니다.
겉과 속이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 걸까요?
Old Bar^n
2010년 1월 7일 at 6:26 오전
저도 못 뵈었지만,
바느질하고 요리는 잘 못하실것 ㅋ
같다고나 할가요?
여성들이 나이먹으면 아무래도 숯, 숫?기가 있어지지요.ㅎㅎ
재미난 모임과 더불은 설국여행 참 좋았겠습니다.
Lisa♡
2010년 1월 7일 at 8:31 오전
밤가꿈님.
과”’ 잘못 쓴 거 아닙니다.
댓글이 재미있다면서
은근히 또 한 수를…후후
남자들도 멋진 사람 있어요.
그런데 여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꾸미니까요.
남자들 50 넘어서 깔끔한 사람, 또는 멀쩡한
사람 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사람들을 못봐서 그런가?
남자들은 40대가 제일 멋진 거 같구요.
Lisa♡
2010년 1월 7일 at 8:43 오전
한사님.
제가 쫌 그렇죠?
세상을 너무 그렇게만 보나봐요.
글서 뭐든 잘 믿고 잘 속고 그런 편이랍니다.
Lisa♡
2010년 1월 7일 at 8:45 오전
벤자민님.
최후발악.ㅋㅋㅋ
맞아요//최후 발악이라도 하는 게 어디예요?
90먹어도 여자는 여잔걸요.
하지않고 그냥 민둥거리는 것 보다야 최후발악이라도
해야하겠지요?
암튼 나이들면 또 지켜야 할 행동발달 사항이 많더라구요.
젊은이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
말을 줄이고 고집 부리지 말고 돈을 잘 쓸 것.
옷을 자주 갈아입고, 러시아워에는 외출금지할 것.
무거운 것은 돈을 쓰더라도 다른 사람을 시킬 것…등등.
벤자님님
외국할머니들 보면서 늘 좋게 생각했던 부분이랍니다.
멋을 부리는 거요.
그리고 늘 웃고 인사성도 밝잖아요?
Lisa♡
2010년 1월 7일 at 8:46 오전
맞아요~~벤조님.
겉과 속이 대화를 나누는 게 분명해요.
그게 또 정상이구요.
그리고 누구에게 잘 보이력 하기보담은
쳐지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같아요.
시각적으로라도.
Lisa♡
2010년 1월 7일 at 8:47 오전
올드반님.
못뵌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더 그래요.
제 글이 어디인가 튀나봐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어울린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헤헤…요즘 정말 설국에 왔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