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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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약속시간을 잘 지키려고 노력한 결과 항상 이른 시간에 나갔다.

첫 날 캐나다에서 온 숙은 1시간이 늦었고, 예당에선 순이 15분 늦었으며

오늘 현우엄마는 30분이 늦었다.

이상하게 시간보다 내가 이르게 나간 날엔 어김없이 상대가 늦는다.

하지 않던 짓을 하다보니 상대가 늦게 와서 미안해 한다.

약속시간을 잘 지키지 못하면 상당히 불안하고 실수하게 되고

미안한 마음에 돈까지 마구 쓰게된다.

갈수록짐작한 시간보다 더 걸리는 경우가 많으므로 점점 더 서둘러야겠다.

아직도 많은 것이 엉금엉금거리며 겨울 속 시간을 지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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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이 광화문을 지나 세종회관으로 걸어 가는데 건너 편에서 키 180cm 정도의 품질좋은

등산복을 입은 노인 한 분이 비니모자를 눌러쓴 채, 귀에는 MP3를 꽂은 채 손에는 책을

한 권들고 당당하게 걸어가더란다.

참 멋지다..라고 생각하며 스치는 순간, 어디서 많이 본 분이더란다.

아무래도 아는 얼굴이고 그 모습이 정말 멋져서 내성적인 그녀가 뒤돌아가서 아는 체 하며

누구시더라~~아는 분인데 했더니 이름까지 알아보더란다.

신세계 백화점 내의 치과원장님이신데 평소에도 멋지시지만 그렇게 멋진 운동복차림의

70대 노인은 더욱 멋졌다는 게 그녀의 이야기다.

집이 남산쪽인데 일주일에 한 번 걸어서 광화문까지 와서 절친과 점심을 나누고 다시

걸어서 집으로 가는데 그 친구도 그 정도 거리에서 걸어서 집인 광화문쪽으로 걸어서

오고있다고 하더란다.

우리는 이구동성으로 그런 멋진 남성은 나이불문 친구하고프다고 말하며 그런 남성들이

많아지면 우리 삶도 더욱 풍요로울텐데..하면서 막 웃었다.

치과를 바꿔야 하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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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친아 엄마는 입만 열면 자연 아들자랑일 수 밖에 없는 이야기를 한다.

왜냐하면 그 아이가 하는 행동 자체가 모두 모범적이고 뛰어나고 특별하기 때문이다.

그녀가 무슨 말을 해도 아이를 아는 우리는 당연히 수긍한다.

그건 자랑이 아니다.

그렇다고 입 다물고 아닌 척 하는 사람은 더 웃긴다.

아주 부자인 친구가 있는데 말만하면 정말 최고 상품에 최고품질만 이야기한다.

일부러 그러는 게 아니라 삶 자체가 그렇기 때문이다.

그럴 때 마다 그런 제품들 특히 먹거리같은 건 외워둔다.

돈이 많아지면 나도 사용해보기 위해서이다.

그런 이야기들에 위축이 들 때도 있었지만 그걸 즐기고, 나름대로 내 삶이 그녀보다

재미있고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에 인정하고 거부감 느끼지 않는 편이다.

공연한 거부감은 간혹 자격지심과연결될 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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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대화 중에 나온 이야기이지만 내가 요리를 하고바느질을 하면 이상하단다.

어울리지 않는다는 말인데 나의어디에서 그런 느낌을 받는지 이미지라는 게 어떻게

비춰졌길래 그런지 생각하게 된다.

별나게 튀는 외모도 아니고, 말이 좀 톡톡~~에, 직선적이고 솔직해서 그런가?

아님 덜렁거리는 모습을 더 강조했던가, 아니면 도회적인 부분이 그렇게 만드는지..몬지…

전화를 받으면 사람들은 목소리가 조신해서 놀랜다고 할 때가 많다.

일부러 톤을 높이거나 잘 보이려고 그러는 부분은하나도 없는 편이다.

내숭이라는 게 전혀 없고, 있는 그대로를 다 드러내는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은근 웃겨서 그럴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이미지라는 게 고정화된 편견에 치우치는 경향이 많은데 그저 겉으로 소위 말하는

얌전하면 뭐든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관념은 이제 깰 때도 되지 않았는지.

60,70이 되어도 지금처럼 천방지축으로 보일 거라는 말을 듣긴 했는데 그 말이

그다지 기분 나쁘지도 않다.

늘 고정적인 지루한 인상보다는 변화가 있는 재미난 사람으로 살고 싶기 때문이다.

매일의 삶이 버라이어티하고 다이나믹함이 늘상 그대로인 것 보다 낫다고 말하고 싶다.

(평범한 이가 버라이어티하고 다이나믹 해봐야 그다지 큰 변수로 작용하는 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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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ariel

    2010년 1월 6일 at 11:08 오후

    나이 먹은 여성들도 멋쟁이들 만나면 좋아요.
    바라보며 나도 저 나이에 저렇게 되고 싶은데
    하죠.. 리사님의 이미지는 매우 재미있고 활동이
    많고 그런 여성.. 어쩌면 바느질하는 여성들이
    가지고 있는 그런 성품이 아니라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겠죠.
    오늘 글 재미있게 읽고 하루 시작합니다~^^   

  2. Lisa♡

    2010년 1월 7일 at 12:36 오전

    아리엘님.

    나이 먹은 여성들이 멋진 경우가 더 많아보여요.
    나이가 먹을수록 남자보다는 여자가 더 멋진 거 같아요.
    흔히들 남자는 나이먹어도 괜찮은데 여자가 좀 아닌 것 마냥
    말하곤 하는 걸 많이 들었는데 제가 나이들어가면서 느끼게 되는 건
    여성들이 멋진 이들이 많다는 겁니다.
    거기다 센스까지, 고집불통으로 흐르는 경우도 남자가 더
    많아 보이구요.
    외모도 여성들이 훨 더 잘 가꾸는 것 같더라구요.
    제 이미지가 재미있고 활동적인 건 맞아요~~ㅎㅎ   

  3. 밤과꿈

    2010년 1월 7일 at 2:34 오전

    본글보다는 댓글이 더 재미있습니다.ㅋ

    리사님 의견에 동의할 수 없습니다~

    나이들면 남자가 더 멋스러워지는 건데…   

  4. Hansa

    2010년 1월 7일 at 2:36 오전

    리사님은 세상을 밝고 재미있게 보는 것 같아요..
    찡찡한 거 보다 백배는 좋지요.
    리사님 생각 따라가다보면 저절로 웃게 됩니다. 고맙습니다. 하하

       

  5. 벤자민

    2010년 1월 7일 at 2:48 오전

    여기호주할머니들이그렇습니다
    여기여자들이 중년때까지는 대충사는거같은데
    할머니가되면 멋을부려요
    곱게화장도하고 머리도하고 손톱도다듬고
    좋은레스토랑가서 맛잇는음시도사먹고
    옷도좋은거사입고 무척폼을잡곤한답니다

    내주위의 어떤인간은
    그런걸보고
    뭐 최후발악이라나요 ㅎㅎ

    나도 요즘멋진 할아버지기되려고노력한답니다
    오늘당장 MP3 도하나사야겟고^^

    전화목소리를듣어면
    조신해서놀랜다고요
    그렇습니다
    나도 놀랬습니다 ㅎㅎ   

  6. 벤조

    2010년 1월 7일 at 3:37 오전

    나이가 들면,
    누구에게 잘 보이려는 것 보담은,
    속 마음이 겉 모양에게 모양도 내고 화장도 하라고 시키는 것 같습니다.
    겉과 속이 서로 대화를 하기 시작하는 걸까요?    

  7. Old Bar^n

    2010년 1월 7일 at 6:26 오전

    저도 못 뵈었지만,

    바느질하고 요리는 잘 못하실것 ㅋ

    같다고나 할가요?

    여성들이 나이먹으면 아무래도 숯, 숫?기가 있어지지요.ㅎㅎ

    재미난 모임과 더불은 설국여행 참 좋았겠습니다.
       

  8. Lisa♡

    2010년 1월 7일 at 8:31 오전

    밤가꿈님.

    과”’ 잘못 쓴 거 아닙니다.

    댓글이 재미있다면서
    은근히 또 한 수를…후후

    남자들도 멋진 사람 있어요.
    그런데 여자들이 더 많은 것 같아요.
    꾸미니까요.
    남자들 50 넘어서 깔끔한 사람, 또는 멀쩡한
    사람 잘 없는 것 같아요.
    제가 그런 사람들을 못봐서 그런가?
    남자들은 40대가 제일 멋진 거 같구요.
       

  9. Lisa♡

    2010년 1월 7일 at 8:43 오전

    한사님.

    제가 쫌 그렇죠?

    세상을 너무 그렇게만 보나봐요.

    글서 뭐든 잘 믿고 잘 속고 그런 편이랍니다.   

  10. Lisa♡

    2010년 1월 7일 at 8:45 오전

    벤자민님.

    최후발악.ㅋㅋㅋ

    맞아요//최후 발악이라도 하는 게 어디예요?
    90먹어도 여자는 여잔걸요.
    하지않고 그냥 민둥거리는 것 보다야 최후발악이라도
    해야하겠지요?
    암튼 나이들면 또 지켜야 할 행동발달 사항이 많더라구요.
    젊은이의 목소리를 경청할 것.
    말을 줄이고 고집 부리지 말고 돈을 잘 쓸 것.
    옷을 자주 갈아입고, 러시아워에는 외출금지할 것.
    무거운 것은 돈을 쓰더라도 다른 사람을 시킬 것…등등.

    벤자님님

    외국할머니들 보면서 늘 좋게 생각했던 부분이랍니다.
    멋을 부리는 거요.
    그리고 늘 웃고 인사성도 밝잖아요?   

  11. Lisa♡

    2010년 1월 7일 at 8:46 오전

    맞아요~~벤조님.

    겉과 속이 대화를 나누는 게 분명해요.

    그게 또 정상이구요.

    그리고 누구에게 잘 보이력 하기보담은
    쳐지지 않고 남에게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노력같아요.
    시각적으로라도.

       

  12. Lisa♡

    2010년 1월 7일 at 8:47 오전

    올드반님.

    못뵌 분들이 하시는 말씀이 더 그래요.

    제 글이 어디인가 튀나봐요.

    그런데 실제로 보면 어울린다고 하시는 분들

    많아요…헤헤…요즘 정말 설국에 왔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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