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를 경험하지 못하면 하나를 깨우치지 못한다.
종정스님의 법회에 참석할 기회가 있었다.
87세의 종정스님이신 법전스님은 또랑또랑한 목소리로 우리들에게
힘있게 그리고 부드럽게 설법을 하셨다.
왼쪽으로는 각 절에서 내려오신 비구니스님들과 오른쪽으로는 비구스님들해서
약 200 여분 스님들이 가사장삼을 걸치고 참석하셨다.
경건함과 따스함이 배여있는 집회는 바깥날씨와는 다르게 훈훈했다.
전생과 금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설법하시고 유우머도 은근 섞어 재미있고 짧고 강했다.
그 분을 볼 기회가 있다는 것만으로 영광이었다.
종정스님은 카톨릭으로 치자면 김수환 추기경에 해당하는 인물로 우리나라 최고승이다.
종정은 임기가 있지만 한 번 정해지면 돌아가실 때 까지 하는 경우가 대부분인데
법전스님께서는 올해까지만 하시고 다른 분들을 위해 그 자리를 그만두시겠다고 하신단다.
마음 한 곳에 뭔가 내리치는 것이 있었다.
잘 간직하고 늘 지키면서 살아가야 할텐데…이 속물이 잘 할지 모르겠다.
갓 밀어서 반들거리는 스님들의 뒷머리가 인상적이다.
일행 중, 누군가 말하길 어째서 저리들 얼굴이 맑고 깨끗한지 머리를 말끔하게 밀어서인가 한다.
글쎄–맑은공기, 다스리는 마음, 무욕들이 그리 만드는 것이겠지.
서점에 들렀더니 언젠가 알지도 못하면서 끝까지 읽고만 ‘티벳 사자의 서’가 꽂혀있다.
어려워서 진도가 안나가는 책은 사실 다 읽고도 기억나는 부분이 없기 마련이다.
그 책에서는 단 하나 죽음을 그리 무서워하지는 않겠다는 걸 기억한다.
이상하게 절음식이라는 책 몇 권에 자꾸 시선이 간다.
우엉을 얇게 썰어서 가지런히 구운 전이 눈을 확 끈다.
확실하게 하나는 챙긴 셈이다.
사리친견을 했다.
아직 사리에 대해서 완벽한 믿음이 없다보니 좀 불손한 내가 미안타.
해인사 근처의 밥집들에 대한 약간의 정보를 소개하고자 한다.
가보지는 않았지만 금관바다와 오리웰빙이라는 식당이 오리샤부샤부를 잘한단다.
절에서 줄곧 내려와 야로방향으로 직진하다보면 GS LPG못미쳐서 눈에 띄게 있다.
건너편의 수라정이라는 식당은 강추이다.
점심을 먹게되었는데 정갈하고 적당히 푸짐한 밥상이 있을것만 다 있다.
사진이라도 찍어서 올리고 싶었지만 스님과 함께 한 식사라 경거망동은 제한이다.
간판에 수라정곰탕이라고 적혀있고, 집이 좀 어눌하게 뻣뻣해서 식당같지 않다.
055) 931-5552
그 다음으로는 해인사에서 나와서 성주IC방향으로 좌로 틀어서 1키로 정도가면
오른쪽으로 시골집(좁쌀막걸리)과 산마루(전통동동주)라는 식당이 있다.
보리밥 정식 푸짐해서 먹을만 하고 전이나 촌두부가 다 정말 맛있다.
절공양도 해보고 나가시고프면 그런 식당들을 메모해가는 것도 도움이 되지싶다.
해인사를 나와서 근처 고령으로 가야문화를 보러갔다.
대가야, 금관가야, 아라가야를 입으로 외며 도착한 고령은 합천에서 약 30키로
떨어진 곳으로 차로 약 25분 정도 걸린다.
박물관을 두군데 돌고, 순장문화를 보기도 하고 야광조개국자를 보기도 하며
왕복 한시간 정도 걸리는 고분군들이 있는 산정상까지 올랐다가 건너편 얕은 산을
산책삼아 걷기도 하다보니 땀이 나서 겉옷을 벗어야 했다.
마침 고령장이 서는 날이라 구경에 나섰는데 요즘은 장날이라고는 해도
별로 구경거리가 없다는 섭함이 있다.
질좋은 계피를 한아름사고 곶감과 사과를 챙겼다.
마음이야 누가사탕과 왕사탕도 2000원어치 사고프지만 이빨이 성해야 말이지.
장터에 가면 국밥집이라며 이끈다.
술국 두 그릇과 참소주 한 병이 우리 4사람이 나눈 정이다.
난로인지 모양만 낸 건지 덜덜 떨면서 먹는 소고기국밥, 주변의 잡다한 지저분함이
과거의 기억으로 몰고 가기도 했지만 가야할 길이 멀어 마음은 우리를 나서게 한다.
늦은 밤, 서울 도착하니 우리가 언제 또 해인사를 가보나 싶다.
金漢德
2010년 1월 14일 at 11:35 오후
해인사를 나와 야로쪽으로 좀 내려오면 잉어 양어장이 있는데 잉어회와 찜을 맛봐야하는데.
철저하게 기생충 예방을 하기때문에 걱정없이 잉어회를 먹을 수 있다.
안영일
2010년 1월 14일 at 11:43 오후
어느 스님의 이야기를 적어봄니다. * 사람이 되는길* " 자네도 늙어봐야 사람이 그리운을
알게 될걸세.
어느 스님의 말을 적어 조금 보태어 보았읍니다.
특히 중이 늙으면 찿아오는 사람이 없고 젊었을 때 체험한 고독보다 외로움의 무게가 얼
마나 크다는 것을 느끼게 될 걸세 ,반드시 육신을 태울 다비목(茶毘木)은 준비해 놓고 힘이
있거든 깊은 산속으로 들어가 육신을 버리게.’
나는 처음으로 경허(鏡虛) 스님이 늙어서 법명도 버리고 나아가 절과 부처까지 버리고 빈
들판에 초가를 지어 야인(野人)이 된 까닭을 알 것 같다 .
광혀니꺼
2010년 1월 14일 at 11:59 오후
해인사 다녀오셨군요…
합천이 아름다운것은
해인사 때문일겁니다.
부럽습니다.
저두 다음주엔
우포늪에 다시 갈 생각입니다.
주말 행복하시길~
onjena
2010년 1월 15일 at 12:18 오전
사진도 이쁘고 언제나 그렇지만 글도 맛이 살아있고~~~
이제 사진으로 진출하셔도 성공하실듯.
해인사는 거의 25년전쯤 들린것 같군요.
넘 오래전이라 기억이 가물가물.
데레사
2010년 1월 15일 at 4:27 오전
합천 다녀왔나 봐요.
김해에서 함안으로 그리고 합천에서 고령으로 쭈욱 가야문화
답사를 가 봤던 길, 눈에 선하지만 지금은 많이 달라졌을거에요.
합천과 고령쪽으로는 안가본지가 꽤 되었거든요.
날씨가 오늘부터는 좀 풀린다고 하네요.
그래서 한결 마음도 몸도 가벼워요.
무무
2010년 1월 15일 at 5:02 오전
합천 해인사..
자주 다니는 곳이지만 늘 좋은곳.^^
Lisa♡
2010년 1월 15일 at 8:38 오전
포사님.
거기도 잉어회가 있었군요.
그런데 그런 곳에서는 회보다야 산채나
나물들이 제 격아니던가요?
하긴 오리고기집도 그러고 보니 좀 그러네요.
그래도 맛있으면 입맛따라 가는 거지요?
Lisa♡
2010년 1월 15일 at 8:40 오전
안선생님.
경허스님 이야기는 최인호의 책을 보면서
더 알게 되었지요.
늙으면 사람 그리운 거야 꼭 스님이 아니라도
누구나 다 그런 거죠…
그래서 누가 불러줄 때 좋은 거라고 하더라구요.
Lisa♡
2010년 1월 15일 at 8:40 오전
광여사.
추운데 우포늪을 또?
대구에서 들어가니 대구에서 하룻밤을?
안동서도 가깝나요?
암튼 자기도참 멋져요.
Lisa♡
2010년 1월 15일 at 8:41 오전
언제나님.
25년 전 쯤요?
언제 갔다왔더라 하면 어느 새 5-10년은 훌쩍이더라구요.
그렇게 세월이라는 놈이 빠르죠?
사진 칭찬 감사드려요…ㅎㅎ
Lisa♡
2010년 1월 15일 at 8:42 오전
데레사님.
저는 고령 처음인데
다음에 다시 가려구요..고령만.
거기 몰랐는데 서원과 고택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김종직 고택이랑 볼거리가 제법 있더라구요.
Lisa♡
2010년 1월 15일 at 8:42 오전
무무님.
그쵸?
그냥 해인사하면 은근히 사찰의 으뜸으로
절로 쳐지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