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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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의 마지막 황제인 니콜라이 2세에겐 혈우병을 앓는 막내 왕자 알렉세이가 있었다.

왕후는 그 아들을 위해서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을 정도였다.

(니콜라이2세의 모후가 영국의 빅토리아 여왕과 자매 간이다)

많은 성직자들이 정치에 관여하고 권력을 휘두르는 경우가 종종 있었지만

러시아 왕후 알렉산드리아의 배후에는 라스뿌친이 있었다.

그는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방탕한 생활로 떠돌다 어느 날 만난 승려에게서

깨우침을 얻고는 교회에서 이마로 땅을 계속 내리치며 기도를 하다가

미래를 예언하는 능력과 병을 고치는 은사를 얻게된다.

그 후 사람들의 병을 고쳐준다는 소문이 돌다가 왕후 친구소개로 왕후를 만난다.

아들의 병으로 인해 골치를 앓던 왕후는 그를 만난 후 그에게

전심전력을 다하게 되는데 왕조차 그를 칭할 때 나의 친구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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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날 알렉세이 왕자가 귀를 다쳐 귀가 안들리게 되자 왕후는 급히 라스뿌친과 전화를 연결한다.

전화를 통해 그는 왕자더러 왕자님 이제 귀가 잘 들리 것이고 아무렇지도 않을 것이며 곧 나을 것입니다.

라고 말하고 끊자 바로 왕자의 귀가 아프지 않고 잠이 들었으며 잘 들렸다고 한다.

혈우병으로 고통받는 왕자가 그를 만나고 나면 다시 원기를 찾고 고통을 느끼지 않자

왕후의 신임은 더욱 커져 거의 왕실을 오가며 살게 되고 그러면서 미래의 예언과 함께

권력을 휘두르게 된다.

러시아 최고의 부자귀족인 유스노프공은 자기랑 뜻을 같이 하는 이들과 라스뿌친을

유혹해서 자기집으로 부른 다음, 청산가리를 탄 음식을 먹인다.

보통 사람같으면 바로 죽을텐데 그래도 라스뿌친이 멀쩡하자 총을 쏜다.

그래도 살아서 비틀거리자 칼로 여러차례 찌르지만 그는 죽지 않았다고 한다.

그들은 그를 끌고 겨울의 네바강으로 가서 물에 빠뜨리는데 시체를 발견해보니 사인이 익사였다.

강 속에서도 살아나려고 두꺼운 얼음을 손톱으로 긁은 자국이 있었단다.

라스뿌친은 1916년 12월16일 47살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지만 그에 대한 얘기는 역사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기 충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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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약을 먹고도 살아났으며, 마지막 죽음에 앞서 예언을 했는데

자기를 죽인 사람 중에 황제의 친척이 한 명이라도 있다면 황제일가는

2년 안에 죽음을 당할 것이라는 말을 남겼단다.

그의 예언대로 황제일가는 1918년 몰살을 당하고 제정 러시아 시대는 끝이 난다.

역사와 함께 라스뿌친은 사라지고 그를 총애하던 왕후도 죽고만 것이다.

그의 이야기는 영화도 되었고 러시아 문학에 등장한다.

우리나라에도 이와 비슷한 예가 있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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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말 공민왕 총애를 받았던 신돈이다.

백정의 지식으로 태어나 절에 속한 노비였던 그는 풍수지리설로 왕을

유혹해 신임을 깊게 얻는다.

공민왕의 사부로 부하들에게 막강한 힘을 휘둘렀다고 전해진다.

신돈의 이야기는 드라마로도 많이 회자되었다.

그와 비슷한 인물로 묘청이 또 있었다.

묘청의 경우도 풍수지리설을 내세우며 서경천도를 주장했다.

아직도 서경천도를 주장하는 이들이 있기에 그의 주장이 반드시

틀린 것만은 아니라는 사람들도 많다.

묘청은 금나라를 정벌해 속국으로 만들자고도 했고, 나중엔 자기가 나라를 세워

칭제건원이라 칭하리라고도 했으니 꿈이 아주 큰 승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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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나라라도 왕이나 권력가 곁에서

아부하고 올바른 정치관을 흐리게 하는 인물들이 있다.

자기가 믿는 종교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한

약한 구석을 그 힘을 빌어 무마시키려고 할 것이고

많은 유혹들이 활개칠 것이다.

그 사이에서 위와 같은 요승이나 그 외에 보이지 않는 힘으로

권력을 좌지우지하는 이들이 있다고 본다.

그런 사람들 중에 가장 역사적으로 기억되는 이가 라스뿌친과 신돈이다.

그들은 많이 닮아있다.

그러나 그렇다고 절대 무시하기엔 라스뿌친의 경우 그가 가진

신적능력이 대단했다고 한다.

사진:구글

12 Comments

  1. 화창

    2010년 1월 21일 at 6:02 오후

    내가 불민하여 누구를 빗대어 말하려는 건지는 모르겠네요!

    글을 쓰시기 전에 자료준비에 공을 들이신 흔적이 보입니다. 좋은 글 추천드립니다.   

  2. Lisa♡

    2010년 1월 21일 at 9:56 오후

    화창님.

    빗대어 말한 거 없어요.

    저 단순해요.

    그냥 라스뿌친 이야기가 재미있고
    요근래에 다시 듣게 되어 써봤어요.   

  3. 웨슬리

    2010년 1월 22일 at 12:21 오전

    와, 신돈. 중 2 국사 시간에 들었으니 30여년만에 듣는다는. 반갑기는 한데 그런 요승이었군요.   

  4. Lisa♡

    2010년 1월 22일 at 1:14 오전

    웨슬리님도 참….

    그렇긴 하네요.

    요새 아나스타샤 영화도 보고 그러다가

    생각이 나서….라스뿌친 재밌는 유형이라.   

  5. 대둔산

    2010년 1월 22일 at 5:45 오전

    Invented God, Fabricated Bible, Blooded History, Dirty Business   

  6. 벤조

    2010년 1월 22일 at 7:02 오전

    리사님, 요즘 가끔씩 기괴모드로 가네요.
    난 러브모드가 좋은데…심약해서.
       

  7. 벤자민

    2010년 1월 22일 at 9:53 오전

    요즘은 왜이리 어시시한애기를많이하실까

    해인사갔다오신 여독이 아직안풀리신듯합니다 ^^   

  8. Lisa♡

    2010년 1월 22일 at 11:41 오전

    대둔산님.

    그렇쵸?

    신을 날조하고 말도 안되는 걸로
    사람들의 정신을 흐리게 하고..
    참 간도 큰 사람이죠?   

  9. Lisa♡

    2010년 1월 22일 at 11:42 오전

    벤조님.

    컴백 러브모드!!!ㅎㅎㅎ

    심약한 벤조님 때문에..   

  10. Lisa♡

    2010년 1월 22일 at 11:42 오전

    벤자민님.

    이 정도를 어시시하다고요?

    에이~~~~글씨…긍가?

    조심할꾀요.   

  11. 한국인의 얼

    2010년 1월 24일 at 2:07 오후

    대단하신 블로그 이시군요. 처음 와 봅니다. 행복하신 주일 되세요.   

  12. Lisa♡

    2010년 1월 24일 at 3:37 오후

    한국인의 얼님.

    반갑습니다.

    블로그요..별로 대단하지 못한데

    그냥 시간이 많아서 하는 겁니다.ㅎㅎ

    자주 놀러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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