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에서 이불을 사거나 맞춰본 족이 없다.
늘 백화점 세일을 이용하거나 백화점 매대를 지나다
흘낏 본 눈차림으로 덜렁 사곤했다.
그렇다고 쓸만한 걸 건진 적도 별로 없다보니
괜찮은 물건이라 내세울만한 세트가 없는 편이었다.
퀸사이즈 세일, 혹은 목화솜 이불 털어서 두 개로 나눠
맞춘 동네 이불집의 구닥다리 옛날 이불이 고작 전부다.
게다가 내 침대의 두어가지 침대커버세트는 주로 꽃무늬다.
지겨워 얼마 전부터 갈아치우고 싶었다.
결론을 내린 것이 하얀색 침대커버세트였다.
떡본 김에 제사지낸다고 친구따라 동대문나갔다가
자가드원단과 광목원단으로 맞추어 버렸다.
동대문에 나가서까지 맞추는 이유는 가격에 있다는 걸 새삼 더 느꼈다.
생뚱맞게 갑자기 생긴 비듬의 원인이 갱년기증상이라는 걸 알았다.
사람마다 다른 갱년기 증상은 내게 그 지저분한 비듬으로 찾아 온 것이다.
그때 딱 맞는 게 달맞이油라고 한다.
별의별 샴푸를 다 써봐도 소용이 없었던 나는 금방 전구같은 게 반짝반짝!!
친구 ㅎ도 ㅅ도 달맞이유를 매일 갖고 다니면서 먹더니 아하~~
그런데 이렇게 찾아오는 갱년기라는 이 알 수없는 존재는 도저히
피해갈래도 갈 수없는 희안한 존재라 겉모습은 아닌데 라고 부인해보지만
결국 내 곁으로 찾아와 어떠한 형태로든 나타나니 나이란 그리고 때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존재로 날고 기어봤자 굴복하게 된다.
그렇다고 서글픈 건 아니고 순응하면서 다른 방법으로 살짝 건너뛰는
방법 밖에 없다는 생각이다.
그 방법이란 그 생각에 매여있기보다는 인정할 건 하면서 즐겁게 사는
방법 뿐이다.
좋아하고 마음의 소득이 있는 일에 시간을 바치는 센스?
필요한 것이지만 없어도 살아가는데 지장이 없는 물건을
옥이랑 둘이서 고민하다가 내가 선뜻사자 날더러 네가 먼저 실험해보고
몸이 반응하거나 확신이 들때 말해주면 그때 자기도 사겠다는 것이다.
그럼 나의 몸은 마루따신세가 되는 것이다.
자주 마루따로 변하는 나를 보면 마음도 좋아보이기도 하고, 바보같기도 하다만
그렇다고 미루고 서로 안하면 결국 좋은 물건이나 식품도 놓치는 경우가 있겠다 싶다.
뭐 놓쳐도 상관없지만..
그래그래 내가 먼저 써보고 좋으면 그때 네가 써봐…(마음 속으로는 이것아~~가 접미어로..ㅋㅋ)
다니다보니 요즘 몸빼스타일이 대세라는 걸 느꼈다.
언젠가 꼼므데꼬르송이라고 딱 내 스타일이야~ 했건만 가격땜에
눈요기로 그친 그 가물거리던 의상들도 다 몸빼스타일이더니.
평범한 가운데 특이한 구석이 있는 디자인에 땡기는 나.
옥이는 절친이라 속이 늘 보인다.
대부분의 그냥 대–충 사는 친구들은 뭘하나 먹어도
좋은 걸 먹으려고 하고 사주려고 하는 편이다.
단 옥이는 어떡하면 싸고 되도록 안먹을 수 있는지를 연구하는
알뜰살뜰 요리보고저리봐도 구두쇠대작전형이다.
그러면서도 쓸 때는 또 확실하게 쓰기도 하니 미워할 수 없다.
걸으면서 그녀가 짱구를 굴리고 있는 소리가 철제소리로 들려왔다.
어찌나 귀엽던지 콱 쥐어박고 싶었다.
결국 3000원짜리 고기만두 하나를 시키는 그녈 외면하고
떡복이 하나를 더 시켜버렸다.
실망으로 머리에 금가는 소리가 들려왔다.
다음에 그녀를 만날 때는 김밥을 싸서 갈 예정이다.
두고두고 칭찬할지도 모를 일이기 때문이다.
누가 속물의 정의를 내려달란다.
속물? 나!
사전적 의미로는 성에 안찬단다.
언젠가 써머셋모엄이 말한 속물에 대한 정의가
머리를 탁 때리는 알찬 것이었는데 까먹었단다.
반사적 이익에 민감한 사람들이 속물인가?
난 속물이란 도덕처럼 광범위한 걸 포용한 단어라
쉽게 설명이 안되는 거라고 했다.
누구에게나 속물적인 구석이 있지만 속물근성이 아주
없다면 현대를 살아가는데 지장도 있을 법하다.
속물은 읽을 때 송물로읽힌다.ㅎㅎ
산성
2010년 2월 4일 at 11:48 오후
동대문 원단 좀 상세하게…
가격도…
접미어 붙이기 없기^^
Lisa♡
2010년 2월 5일 at 12:25 오전
산성님.
며칠만 기다리세요.
대충은 알지만….
다시 갈 예정이라…
다른 것도 같이 해서 소개할께요.
여자분들이 많이 궁금할 것 같네요.
Hansa
2010년 2월 5일 at 12:47 오전
속물은,
"사실은 속물인데, 속물 아닌 척 하는 자" 하하
Lisa♡
2010년 2월 5일 at 1:17 오전
한사님.
에이~~~ㅇ….
그거 말고요~~
밤과꿈
2010년 2월 5일 at 1:51 오전
이 사람, 저 사람, 조기 조 사람 그리고
여기 묻힌 사람, 흔적도 없이 사라져간 많은 사람들…
그리고 나, 너, 우리들…
인간은 모두가 다 속물이지요~
오드리
2010년 2월 5일 at 2:53 오전
콜베신부님 같은분을 속물이라고 할수는 없지요. 그러니까 인간은 모두가 속물이다라는 명제는 틀렸습니다. 자기 자신을 희생으로 남을 구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인류역사상 끊임없이 나카나고 있으니까요.
Lisa♡
2010년 2월 5일 at 12:17 오후
밤과꿈님.
거의 그렇다고 보지요.
오드리님이 말하신 분들은 거의 성인수준이구요.
그런데 제가 아는 분 중에 정말 속물이 아닌 분이
두 분 있답니다.
한 분은 K모 시인이고
한 분은 제 조카이지요.
그 조카는 약 40살 정도인데 언제나 조카이지만
제가 존경하는 아이죠.
Lisa♡
2010년 2월 5일 at 12:18 오후
오드리님.
그런 분들이니까 거의 성인반열에 들고
대부분 99%는 속물들이라고 봅니다.
저 또한 누구보다 제 아이들이 잘 되길 바라고
내가 부유하게 살았으면 하고 늘 생각하지요.
다른 사람의 고통은 아랑곳않고 말이죠.
화창
2010년 2월 7일 at 8:19 오전
理想만으로…꿈만으로… 사랑만으로 살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속물이 아니지요!
Lisa♡
2010년 2월 7일 at 10:49 오전
그런 거 같아요…..화창님.
속물 아닙니다..제가 알기로는…ㅎㅎ
화창
2010년 2월 8일 at 7:29 오전
저는 속물의 대명사립니다! 딸기엄마 말에 의하면 내가 폼생폼사라나? 아내는 돈이 없는척….. 옷도 잘 안해입고 화장도 잘 안하고…. 아주 짠순이로 사는데…제가 헛돈을 쓰고 다닌다고…ㅎㅎㅎ
Lisa♡
2010년 2월 8일 at 8:22 오전
화창님.
아내분 훌륭하시기는 한데 그렇게 사는 게
다 좋기만 한 건 아니라고 봐요.
쓸데는 쓰고 아낄 때는 아끼고 또 있으면 좀
써줘야 갱제도 돌아가지요.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