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발렌타인데이(I Hate Valentine’s Day)

E5161-03.jpg

2010년 2월4일 개봉.

나의 그리스식 웨딩으로 이미 알려진 니나 발다로스가

감독, 주연, 각본으로 1인3역을 소화해 낸 작품.

캐나다 출신인니나 발다로스는 이로써 만능 엔터테이너

소질을 다분히 보여주었는데 현재 그녀는 서든 캘리포니아 대학과

와튼대학에서 시나리오를 강의하기도 하고 아이들을 후원하는

프로그램을 소화하는 등 종횡무진 인생을 구가 중이다.

55161_S04_104440.jpg

제네비브는두 게이를 거느린 꽃집아가씨로

뛰어난 사업수완과 동네에서 자신감 넘치는

당당한 연애코치로 소문 나 있다.

5번 이상 만나지 않는다는 철칙을 고수하는 그녀.

찌질한 감정을 갖고 울고 짜고 하는 연애는 못마땅하다.

사랑은 없다고 못박은 그녀.

물론 스토리는 다 짐작하듯 그런 그녀도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이다.

55161_S06_104443.jpg

잘 나가던 로펌을 그만두고 출처를알 수없는

스페인요리 타파스를 팔겠다고 나타난 남자.

그는 연애엔 쑥맥인 순진남.

그를 품절남으로 만들어가는 과정이랄까.

그녀도 그도 이런 건 아니잖아..하면서 서로에게 빠져든다.

뉴욕에서 고수로 불리는 그녀도 그 순수함에

지기도 모르게 빠져 드는데.

5번 만남에서 4번째..

서로 뒹굴던 침대에서의 이틀을 한 번으로 치느냐

이틀이니 두 번으로 치느냐가 관건~

나같으면 한 번으로 치겠구먼.

55161_S13_165147.jpg

문제는 주변의 사람들.

꽃집에서 같이 일하는 두 게이오빠들의 식상되지않는 제스춰와 표정들.

매일 한 남자를 스토커해서 찍힌 남자의 졸업앨범 사진과 모든 걸 뒤져

하나의 앨범으로 만들어 오는 아가씨.

그러면 남자들은 놀래서 줄행랑을 치고 그녀는 울면서 틀어박혀 제리 맥과이어를 본다.

제네비브가 아니면 여자랑 키쓰도 평생 못해봤을남자친구들.

10살 연상인 제네비브 엄마를 사귀는 옆집 빵집 아저씨.

철새처럼 날아다니며 여자사냥에 나서는 실종된 영혼의 소유자, 그렉의 친구 변호사.

등등..

55161_S10_104450.jpg

현재 뉴욕의 사랑이야기지만

어쩐지 도회적이거나 세련된 분위기보다는 진솔하고

제네비브가 싫어한다는 앤틱풍이다.

누구나 기다리는 발렌타인이라지만 그 뒤에 숨겨진

비애를 슬쩍 건드리는 영화다.

명절이 싫다고 늘 말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오는 명절들과기념일들을

경험하는 나로서는 쉽지만 간단하지않은 발렌타인데이와 같은

날들을 대하는소외된 이들을 이해한다.

사랑에서의 소외도 있겠고, 가족들간의 소외도 있겠고

사회에서의 소외도 있겠다.

그런 이들의 이야기다.

55161_S14_165149.jpg

55161_S20_165200.jpg

그녀가 사랑을 믿지 않는데는 바람을 피워 떠난 아버지가 있다.

그 아버지와 전혀 말을 섞지 않는 그녀는 엄마도 당연히 그럴거라 믿는다.

그런 엄마가 줄곧 아버지와 통화는 했다는 말을 듣고 놀래면서도

이해하게 되는 과정도 포함된다.

진행처럼 물론 아버지를 이해하게 되고 용서한다.

발렌타인데이에 벨이 울린다.

빨간 쵸코렛 상자가 도착한다.

카드엔 아버지로 부터 라는 글이 보인다.

활짝 웃는 그녀.

마지막 엔딩씬은 그저 그렇게 사랑으로 감동을 주지만

뻔한 결말에서 그녀가 어떻게 만들지 궁금했다.

뉴욕은 참으로 요상하다.

모던하고, 달콤하고 쌉싸름하다가 이렇게 빈티지스러워도 어울리는

그런 도시이다.

55161_S07_104445.jpg

8 Comments

  1. Hansa

    2010년 2월 8일 at 1:27 오전

    사람 사이의 일이 사람을 사람답게(기쁘게도 슬프게도) 하나봅니다. 하하

       

  2. 박산

    2010년 2월 8일 at 6:01 오전

    <5번 만남에서 4번째..

    서로 뒹굴던 침대에서의 이틀을 한 번으로 치느냐

    이틀이니 두 번으로 치느냐가 관건~

    나같으면 한 번으로 치겠구먼>

    어련 하시겠어요?

    읽고 나니 영화 본 듯 합니다
    결말이야 말씀 한데로 뻔 하겠지만 …
       

  3. Lisa♡

    2010년 2월 8일 at 8:16 오전

    한사님.

    어치피 사람 사이에 일어나는 일들로
    만들어진 세상이니까요…..ㅎㅎ   

  4. Lisa♡

    2010년 2월 8일 at 8:17 오전

    박산님.

    그러니까요–어련하려구요..ㅎㅎ

    한 번 만나서 계속 같이 있었으면 한 번이지
    어째서 두 번인가요?

    그리고 마음에 들면 확 말해버리지
    뭘 그까이껄 뜸을 들이던지..하긴
    나도 당해보면 같을거야….

    그런데 미국이나 한국이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해요.   

  5. 오공

    2010년 2월 8일 at 12:16 오후

    역시,자신이 잘 아는 분야(사랑과 뉴욕^^*)는 글도 술술 입니다.
    리사님의 향기가 잘 뭉뚱그려진 글이라 재미나게 읽었어요~   

  6. Lisa♡

    2010년 2월 8일 at 3:31 오후

    호호…부끄.

    그래욧?

    어쩐지 술술….사랑에 프로?   

  7. 재즈가이

    2010년 2월 8일 at 4:19 오후

    사랑에 프로를 바람둥이라고 하는 것 맞죠?   

  8. Lisa♡

    2010년 2월 8일 at 10:11 오후

    맞을 겁니다.

    진정한 바람둥이..

    ..바램이라고나 할까….후후.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