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형제

52548_P14_115644.jpg52548_P15_115645.jpg

장훈감독이 연출한 영화가 두 편인데 공교롭게 두 편 다 보았다.

‘영화는 영화다’도 재미있게 봤고, 의형제도 재미있게 봤다.

의형제는 첫 번에 비해 액션씬이 그리 처참하진 않지만 처음에

그림자가 남파된 후변절한 가족을 죽이는 장면이 좀…민망하긴 했다.

국정원 소속의 한규(송강호)와 남파간첩 지원(강동원)의 이야기다.

영화속에서 나오는 남파간첩들의 어정쩡한 현재거주상태에 대해

또 외국인 신부들에 대한 실태 등에 대해 생각하게 한다.

북한을 탈출한 남자가 한국이 아닌 미국으로 망명을 신청하는 걸

어느 다큐에서 보고 마음이 아팠다고 하는 장훈감독.

그를 이해할 수 없다면 한국사람이 아니다.

52548_S05_102629.jpg

배신하지 않고 배신자라는 누명을 쓴 지원.

북한의 가족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처지.

깊은 수렁에 빠지는 그.

간첩의 외모라기엔 지나치게 눈에 띄지만 그걸 노렸다고 한다.

한 번 보면 결코 잊을 수 없는 외모여야만 했단다.

부활이라는 책을 놓고 암호를 찾는 장면도 나온다.

역시 암호는 아날로그적이고 복잡하다.

아이를 가진 북에 남은 지원의 아내.

아내는 딸을 출산한다.

철저한 고독 속에 버려진 남한의 지원은 살아갈 방법을 모색하면서

북에 있는 가족을 데려올 고민에 빠진다.

52548_S08_102631.jpg

한규는 사생활이라고는 없는 정보원 생활로 인해 이혼을 당한다.

아내는 딸을 데리고 영국으로 가서 영국인과 재혼을 해버렸다.

오피스텔에 월세를 살고 있는 그는상부에 보고않고 자기부서의 힘으로만

그림자를 잡으려다가 실패하고 부서원까지 잃는 사고를 만든다.

직업을 잃은 그는 아는 게 정보라고 사람찾는 일을 해주며 먹고산다.

주로 외국에서 시집와서 시골에 살다가 도망간 외국인신부들과 집을 나간

처자들을 찾아주는일을 하면서 먹고산다.

베트남 도망신부를 찾으러 간 공사장에서 지원을 만난 한규는 지원을 자기 편으로

끌여들여 같이 일하자면서 신분을 모르는 척 언젠가 기회가 되면 간첩일당을 잡아넘겨

거액의포상금을 탈 계획을 세운다.

지원과 자기 오피스텔에서 같이생활하게 되는데..

52548_S24_123632.jpg

속물근성이 줄줄 흐르는 한규는 순수하고 인간적인 지원에게서

점점 자신의 태도도 바뀌어 감을 알게된다.

의형제라는 말은 영화 속에서 한 번도 나오지 않는다.

다만 한규가 지원에게 북에 있는 부모님 제사를 지내라며 제삿상을 차려주기 전

한 번만 형이라고 불러보라고말하는 장면이 있다.

복선이나 흔히 한국영화에서 나오는 질질 끄는 장면 거의 없어서 좋다.

깔끔한 처리 등이 눈에 띈다.

그렇게 멜로로 흐르지도 않고 그렇다고 지나친 액션으로만 구성되지도 않은

담백한 영화다.

52548_S44_170252.jpg

지원은 말을 아끼고 대범하고 카리스마있는 역이다.

강동원은 그 역에 맞게 우수에 찬 눈과 힘있는 연기를 소화했다.

송강호.

언제나 송강호를 보면 영화를 편하게 볼 수 있게 무장해제시킨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시종일관 옆집 오빠나 아저씨같은 모습으로 편하게 만든다.

그의 특기이기도 하지만 참 대단한 배우라는 생각든다.

시시하게 내뱉는 대사 하나하나에 어쩌면 그리도 송강호다운

애드립이 들어가던지..

지원을 지켜주는 감정도 과하지 않게 잘 만들었다.

오버가 없는 편이다.

52548_S56_110848.jpg

장훈감독의 영화에서는 저속한 베드신이나

질질 짜는 장면이 없어서 좋다.

그가 다음에 만들 영화에서 여배우들은 어떻게 등장할지 궁금하다.

그는 의리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인간관계에 있어서

진하고 확실한 관계를 좋아하는 것 같다.

그리고 용서도 적당히 어느 선에서는 할 줄 아는 남자라는 것도.

끝까지 잔인하다거나 끝까지 복수한다거나 그런 부분이 덜하다.

분명히 남자들의 세계를 멋지게 만들고 싶어하는 감독이다.

조연인 베트남 남자역 배우가 베트남 말을 마구하다가 갑자기

한국말로 욕하는 장면이 있는데 웃긴다.

그 씬 촬영에서 오히려 그 배우가 베트남어를 할 때 송강호가

웃음을 못참고 연방 NG를 냈다고 한다.

상상해보니 웃겼을 것 같다.

적당한 유우머와 적당한 액션, 그리고 살맛나게 하는 사람들이

다 들어있는 깔끔한 영화다.

다소 지루한 면도 없잖아 있었다.

크게 긴장되거나 하는 부분이 적었다면 적었다고 말 할 수 있다.

52548_N52_110919.jpg52548_S65_200944.jpg

4 Comments

  1. 화창

    2010년 2월 12일 at 11:26 오후

    영화본지가 오래되었네요! 해운대가 끝이었나? 이 영화 함 봐야 쓰것다~~~~   

  2. Lisa♡

    2010년 2월 13일 at 12:31 오전

    지금 상영 중입니다.

    연휴에 함 보세요.

    올해는 외국영화가 판치는데
    그래도 한국영화는 이것과 하모니가 잘나간다고 하네요.   

  3. 꿈꾸는 아이

    2010년 2월 17일 at 3:10 오후

    초저녁에 마신술이 깨자 잠도 깨어 이거참 고민이네
    한잔을 다시하까 말까 망설이는 중입니다.
    이영화 한번 보러 가야겠네요..
    송강호가 나오면 어느정도 보장이 되는데..
    누구하고 보러간다. 고민이네..
    잘읽고 갑니다.   

  4. Lisa♡

    2010년 2월 17일 at 10:25 오후

    꿈아님.

    설 잘 쇠셨지요?

    영화 혼자가세요.
    혼자 영화보러 오는 남자도 멋져보이던걸요.
    특히 예술영화관에…바바리입고.
    큭…
    송강호 나오는 영화는 언제나 편해요.   

Leave a Reply

이메일은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입력창은 * 로 표시되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