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님이 우산꽂이를 사왔다.
물론 사무실에 필요한 게 없냐는 질문에 넙죽 말한 게 우산꽂이다.
먼저 준비했지만 디자인이 맘에 들어샀는데 짧은 우산이 불편하게
보여 도로 갖고가서 취소해버렸기에 우산꽂이가 공석이었다.
그런데~~
똑같은 우산꽂이를 사온친구를 어쩌면 좋아.
이젠 너는 우리 사무실과 인연으로 어쩔 수없이반가운 인정으로
받아들여야만 했다.
웃기는 건 같은 회사 같은 디자인의 물건을 하고많은 것들 중에
같은 색깔로 꿋꿋하게 들고 온 그녀.
우리는 어쩔 수 없다니까—
같은 생각과 같은 시력을 갖고 있다는 이유만으로도 충분해.
좀 더 포멀한 옷을 입어야 한다.
그렇다고 새로 옷을 살 수는 없는 노릇이다.
옷장이 터지려고 하는 이유와 통장잔고가 아파하기 때문이다.
theory옷을 다 골라서 앞으로—–
커피향 가득한 작은 사무실은 아름답다.
늑장 부리지 않는 얼리버드로.
그 곳에 있어야 할 이유를 충분히 가진 가치로.
때로는 마음껏 쉴 수 있는 당당함으로.
오후회식이 있었으나 불참.
왜?
서울의 금요일 오후란 거의 빠른 탈출을 요구한다.
하루종일 너무 많은 말을 했다.
쉴새없이 종알거리는 나를 보며 놀랬다.
그렇게도 좋아?
싫은 사람과는 말을 섞지 않는다.
그런 경우 잘 없지만.
필립은 정말 필요한 말만 길게 재미있게
눈을 반짝거리게 만들며 잘도 한다.
미국서 자란 그가 그렇게 유창하고 격조있는
한국어를 구사하는데 난 왜이리 말이 빠르고
싼티나는지 모르겠다.
말을 하다가 내 싼티에 놀랠 적 있다.
차라리 말을 줄여라.
하지만…수다쟁이로 만드는 그대!!
비밀스런 누군가 멀리서 혹은 느닷없이 적이 아닌
친절함으로 열쇠를 달고 들어와 혹은 그냥 내 글을
몰래 읽고 있다며 격려해줄 때 은근힘이 솟는다.
완전 존재감을 깨우기도 한다.
정말이지 묻힌 채, 인생이특별한 욕구도 없이 평상심으로
살다가 그렇게 가나 하는 마음에 상실된 존재감을 자주 느낀다.
그러나 그런 비밀스런 거래가 혹은 사진에 대한 칭찬이
입가에 도는 침처럼 맛을 다시게 한다.
사진을 잘 찍는 건 아니다.
다만 사진도 흔들릴 때 흔들리더라도 나만의 색이 있기 때문이다.
산만한 사진을 싫어한다.
시간에 따른 수련의 느낌을 찍을 능력은 안되지만 같은 무늬나 모양을
빛에 따라 다르게 찍거나 눈에 띄지 않는 이상함을 발견하는 건 있다.
그래서 살짝 즐겁게도 오만해진다.
벤조
2010년 2월 19일 at 6:49 오후
우리 사무실?
뭔 사무실?
오랫만에 들어와보니 물을 것 투성이네요. ㅎㅎ
대답 안 해줘도 돼요. 러브리사 방만 있으면…
봄날
2010년 2월 19일 at 9:11 오후
바쁘게 사시는 모습 부럽고 보기좋습니다.
이몸은 게을러서…
Lisa♡
2010년 2월 19일 at 10:57 오후
벤조님.
2월10일로 돌아가세요.
Lisa♡
2010년 2월 19일 at 10:58 오후
봄날아찌.
게으르면 절때로 안됨.
나도 사실은 게를러빠졌어요.
얼리버드이긴한데 그 이후가 문제..
유명 CEO들은 새벽 5시에 회사로 가던데—어쩌나..
도토리
2010년 2월 20일 at 2:41 오전
그 우산꽂이 실물이 보고 싶슴다. 오바..^^*
밤과꿈
2010년 2월 20일 at 6:56 오전
참 욕심도 많으십니다~
바삐 움직이고 바삐 말하고 게다가 사진까지…
그만 하면 됐는데….ㅎㅎ
광혀니꺼
2010년 2월 20일 at 7:16 오전
ㅎㅎㅎ
지금 짱구랑 한판 뜨는중~
세배를 가르쳤다는 광혀니랑
절대루 배운걸 복숩하지 않겟다고
버티는 짱구~
에구~
토욜 오훈 그케 저물어가고~
Lisa♡
2010년 2월 20일 at 8:17 오전
도토리님.
알았습니다.
내가 깜빡 잊고 말이죠.
Lisa♡
2010년 2월 20일 at 8:18 오전
밤과꿈님.
욕심꾸러기라는 거 몰랐어요?
내가봐도 좀 심해요.
Lisa♡
2010년 2월 20일 at 8:18 오전
광여사님.
짱구를 괴롭히지 마세요.
그냥 자연스럽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