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현 산문집을 빌려놓고 글자가 너무 작아서 현미경까지 동원해서
보다가 접어두고, 보다가 접어두고 하다보니 진도가 느리다.
글씨도 작은 편에 한자한자 놓치지 않고 보다보니 또 접어두고
그러니 이제 빨리 다 읽어야 한다.
3월16일까지 돌려줘야 하기 때문이다.
오래된 책에서 나는 냄새도 새 책에서 나는 냄새만큼 좋기만 하다.
김현의 글을 읽다보면 여지껏 내가 사고하던 많은 것에 공감과
오해가 있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그는 까뮈의 <표리>나 <혼례>같은 에세이를 쓰고파 했다.
소설은 진득하지 못해서, 시는사물은 아름답게 보기 힘들거나
언어를 잘 다룰 줄 몰라서 에서이를 쓰고싶다고 했다.
책을빌리면 반드시 돌려준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반고비~도 곧 돌려줘야 하지만 해를 넘기고 말았다.
그 사이에 읽어야 할 책이 너무나 많았기 때문이다.
읽지도않고 빌려준 프로방스에 관한 책들과 또 다른 책들을
읽어야 했기에 빠르게 대처하질 못했다.
D에게 빌린 여러 권의 아틀라스도 이제 겨우 2권째인데
어서 읽고 두 해는 넘기지 말아야겠다.
그리고보니 세트로 빌려준 나의 많은 책들도 회수해야 한다.
삼국지 두 질과 해리포터씨리즈와 장길산들아..어디메 있느냐…
책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책을 사면 빌려주기 싫어한다.
나 또한 그랬지만 놔두어도 다시 읽어지는 책은 몇 안된다.
오전에는 ‘나스타샤’를 마저 읽었다.
이 책을 읽다가 저 책을 읽다가 하는 게 나의 습성이다.
침대맡에는 10권이 넘는 책이 항상 있다.
나스타샤를 읽으면서 좀 많이 눈시울이 붉어지기도 했다.
‘권력’에 대한작가의 변이 아주 맞는 말이라는 데 동의한다.
기득권자들은 권력에 의해 정당화되고 반체제 인사들이
부당한 것처럼 비춰지지만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반체제 인사들이 권력을 쥐면 잘 할 것 같지만, 반체제운동이 성공해
그들이 권력을 쥐게되면 본래 기득권자들이 가진 악덕에 더해 스스로는
정의롭고 지혜롭다는 오만의 악덕이 더해진다고 작가는 말한다.
세상의 정치투쟁은 권력에서 이득이 있는 한, 없어지지 않는다.
이상적 원칙이라는 허구에 속아 정치투쟁을 하는 자들은
감성적 낭만주의자들이라고 그는 말한다.
어제 마음에 들게 파마를 했다.(늘 그 머리가 그 머리지만)
오늘까지 감으면 안된다.
성당도 못가고 세수도 않고 있다가 수퍼를 갔다.
눈꼽낀 얼굴에 후드달린 회색T를 입고(엔젤스 T)그 위에 까만 등산조끼를 입었다.
아래는 까만 몸뻬를 입고, 맨 발에 까만 학생구두를 신었다.
가방은 스타벅스 까만 천가방에 지갑만 달랑 넣었다.
다른 천가방을 하나 더 넣어서…천가방 하는 잘 챙긴다.
나의 차림새가 어찌보면 귀엽고, 어찌보면 뭔가 아니다.
멋을 낸 남편 옆에서 이게 무슨 꼴인가 싶지만 멋쟁이 남편도 별 말이 없다.
포기?
나…………이러면 안되는데.
사랑은 오류다.
밤과꿈
2010년 3월 1일 at 2:27 오전
댓글을 달려는데 서버에 이상이 생겨선지 이제야 열렸네요.
걸핏하면 고장이 나는 조블을 어쩐다지요?
그래도 오늘은 운영자가 사과라고 했군요^^*
으례 시치미 뚝 떼고는 지나가곤 했는데…ㅎㅎ
할 말을 다 잊었습니다~ㅋㅋ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이상한 아주 고약한 습성이 있죠~
책 도둑은 도둑이 아니다!
이런 생각이 언제부터 만연이 됐는지 몰라도
책 도둑도 엄연한 도둑이 맞죠?
인간의 사랑이 오류이듯이…
이상입니다!
Lisa♡
2010년 3월 1일 at 2:34 오전
밤과꿈님.
책도둑은 그래도 귀엽네요.
책 좋아하는 사람들에겐 그 책이
무엇보다 소중하니 빌려보면
반드시 고이 모셔서 돌려줘야겠지요.
그런데 빌려주면서도 안받아도 되는 책이라고
말해주면 더 돌려볼 수도 있겠군요..
저는 참고로 그렇게하지만 돌려받을 때
기분좋고 읽은 감상을 말할 때 더 기분좋구요.
shlee
2010년 3월 1일 at 12:07 오후
저도
이 책 읽다
저 책 읽다 그럽니다.
책은 남에게 잘 빌려주지 않고
빌려보는것도 별로…….
줄을 긋고
접고..
좀 더럽게 보는 편이라…
사랑은 삼류~
Lisa♡
2010년 3월 1일 at 12:10 오후
쉬리님.
저도 줄을 긋고..크크.
그런데 저는 이제 책을 좀 안사고 빌려보려구요.
사실 방이 꽉 차버렸어요.
지저분해지는 일등 요인이 책입니다.
읽지 않은 것도 많은데 자꾸 새 책이 나오고
읽고 싶은 책이 많아지니 걱정입니다.
사랑은 삼류가 제일 재미있지요….ㅎㅎ
이영혜
2010년 3월 2일 at 11:49 오전
현미경은 오류다~ㅎㅎㅎ
눈도 생각 좀 해 주고요,
Lisa♡님의 다양한 일기 센스 빵빵하네요.
그런 센스 땜시 눈감아 주나봐요.
Lisa♡
2010년 3월 2일 at 3:37 오후
이영혜님.
현미경 오류맞죠?
제가 이렇게 삽니다.
몬산다니까…눈땀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