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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빚지고 못사는 형들이 있다.

블로그에서도 방문하면 반드시 갚아주러 오는 분들 있다.

남이 한 번 밥을 사면 나도 사야하는 사람들 많다.

나 또한 그런 부류에 속하지 아니한다고 못하겠다만.

그런 사람들의 특징이 자기가 먼저 선뜻 나서지도않고

먼저 밥값을 계산하거나 블로그에 먼저 방문하는 예도 드물 수 있다.

어디서든 먼저 나서는 사람은 손해를 보게 되어있다.

금전적으로든 혹은 마음적으로든나서면 그럴 각오는 해야한다.

갈수록 나서게 안되는 건 왜인지..

본래 좀 나서는 형이었다.

나도더치페이가 길들여져서 편해지나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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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있다.

김종국의 노래가 아니라도 한 남자는 늘 존재한다.

날 너무 사랑한~~(아……….이건 노래가사)

그 남자는 자기의 사랑 때문에 인생이 바뀌었다고 말한다.

그 사랑 때문에 너무 먼 길을 돌고 있다고 말하지만 행복한 표정이다.

사랑에 대해 열변을 토해놓는 남자를 보면 어쩌면 그는 아주 잘 살다가

가겠구나 하는 심정이 된다.

오랫동안 그를 지켜보면서 남자의 사랑이 얼마나 진지한 것인지 알기에

그 남자가 얼마나 행복한지도 가늠이 된다.

그렇지만 남자는 늘 그 사랑 때문에 목이 메이고 가슴이 찢어진단다.

사랑은 고통이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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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을 갔다.

주례선생님이 고등학교 때 은사님이시란다.

그 분은 틀림없는 국어 선생님이지 싶다.

시를 읊어주고 격려의 글도 아름다웠다.

다들 조폭같다고 말하며 웃었다.

나는 머리가 됫박으로 반듯하게 깍아놓은 것 같아 웃었다.

일자로 금 그어진 머리스타일에 웃지만 그 아래 얼굴은 정말 온화하게 보인다.

주례도 일취월장하다.

일등 신랑감이 장가가는 걸 보니 은근히 나도 저런 사위봐야 할텐데 한다.

부잣집 아들은 아니지만 보기에 넉넉하고 훤한 게 부러웠다.

어릴 때부터 봐 온 아들이지만 결혼식에서 보니 의젓하다.

떡대같은 아들 둘이 부모곁에 턱 서있으니 보기도 흐뭇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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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해하기 쉬운 게 블로그다.

다른 얘기를 하는데 본인은 자기 얘기를 한다고 여기는 경우가 종종있다.

그래서 오해가 생기지만 그게꼭 나쁜 건 아닌 것 같다.

나를 지칭하나…하면서 조심도 하게 되고 자기반성도 하게된다.

전혀 다른 얘기를 해도 뭔가 짚히는 게 있는 사람은 자기 얘기로 인정하기쉽다.

세상 살아가는 이야기들이 다 거기서 거기이기 때문이다.

모임에서나 누가 만나거나 하면 자기 이야기라도 할까봐 전전긍긍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야기 좀 하면 어때? 하고 편하게 다스리는 게 스트레스 덜 받는다.

이야기거리를 제공했으면 하는 것이고 또 험담을 할 거라고 생각하면

그 상대들도 문제가 있는 것이다.

누군가의 험담을 필요 이상으로 할 때 그걸 들어주는 괜찮은 사람은 그다지 없다.

수준이 있는 사람이라면 짚어야 할 이야깃거리 외에는 하지않고

상대가 바보가 아니라면 그런 이야기 오래 못한다.

자신이 평가절하되기 쉽기때문이다.

할만 하니까 한다고 치면 편하다.

또 인기에 따른 오르내리는 가쉽쯤이야 스타라 그렇다 치면 되구.

난 이래서 살 안빠지는 거 확실해~~~정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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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채식주의자라는 영화를 봤다.

식칼이 등장하고 여주인공이 자기 팔을…

나 절대 그런 부분 보고싶지 않다.

영화에 그렇게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들이 꼭 필요한 걸까?

12 Comments

  1. 오공

    2010년 3월 6일 at 3:47 오후

    예,저는 꼭 적나라하게 보여주면 좋겠어요.
    실제론 죽을 때까지 못 볼 일이니
    영화에서라도 ‘반눈만 뜨고라도 보고 싶어요,

    20년간 부엌에서 산,칼질의 달인^^; ~ 절단 오공 선생 씀.   

  2. Lisa♡

    2010년 3월 6일 at 4:02 오후

    허걱~~~쓰.

    가까이 가지 말아야 할 여인네?
    하지만 그러기엔 너무 깔끔함에
    치를 떨게 하는 당신..

    식칼로 손목을 긋다니—그걸 반 눈 뜨고?
    무쪄—오공도 무쪄운 게 틀림없쪄.   

  3. 광혀니꺼

    2010년 3월 6일 at 4:03 오후

    조금 전에
    우연히 생긴 티켓 덕에
    오페라 [장미의 기사]를
    스크린으로 봤네요.
    메트로폴리탄에 올려진 오페라를
    HD로 찍어서
    스크린으로…

    웅장함에 놀랐고
    섬세함에 놀랐고
    그들의
    흡인력에 소름이 돋았습니다.
    실제 오페라를 관람하는것보다
    훨씬 실감났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사랑에 감동했구요.

    내 이야기가 아니면 즐거운것인가요?
    모든게 내 이야기라고 느끼는것도
    사람이니까 가능한 것이지요.
    아! 맞아!
    그럴때도 있어~하고 넘어간다면
    그것도 살아있음의 여유 아닐까요?
    살아 있어서 늘 즐겁지만은 않다는걸
    살아 있어서 늘 고통스럽지만도 않다는것을…

       

  4. 오공

    2010년 3월 6일 at 4:09 오후

    치 떨리고 무서워서라도 다들 내 말 쫌 들어주면 조케써요

    어쩜 그리들 말도 안 듣는지 원…

    식칼로 손목 긋는 정도밖에 안됩니까?
    저는 또,팔을 뚝 자른다는 줄 알았네요.
    손목 긋는 정도는 두 눈 번~~쩍 뜨고 다~~볼 수 있어요.

    이젠 정말 자야겠당.
    안녕히 주무세요~

    엄머머 오늘 밤 ’13일에 금요일’ 꿈 꾸는 거 아녕?   

  5. Lisa♡

    2010년 3월 7일 at 12:09 오전

    광여사님.

    메가에서 보셨나요?

    장미의 기사요?
    저는 잘 모르는 오페라네요.
    누구작품인지.

    요즘은 다른 사람의 이야기도 다 내 얘기같고
    어지간하면 살면서 다 마주치는 이야기라
    이해폭이 넓어지는 것도 사실이구요.
    그런데 특별한 이야기는 뒤시담화라도 재미는 있쪄..
    살아있다는 거..
    처음엔 그게 즐거웠는데 갈수록
    살아있음에 부담도 있긴해요.
    온통 고통 덩어리인 사람들을 보면 나도 아프니까요.
    그렇지만 그 고통이라는 것도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가벼울 수도 있구요.
    내가 더한 고통을 갖고 있을 수도 있구요.
       

  6. Lisa♡

    2010년 3월 7일 at 12:12 오전

    오공요…

    진짜 자기 대단해요.
    난 더 끔찍한 장면을 볼지 몰라도
    그렇게 뇌를 긋고 지나가는 행태의
    장면들은 별로…
    눈동자를 면도칼로 긋는다던가..
    식칼로 스윽…손목을 이라던가..
    그런 예리한 부분들이 도끼로 목을 치는 것보다
    더 끔찍해요.
    아…..시러시러…………

    차라리 13일의 금요일이 낫지…

    두 눈 똑바로 뜨고..이 부분..
    자기 언제나 두 눈이 너무 뚝발라서~~ㅎㅎ
       

  7. 지안(智安)

    2010년 3월 7일 at 2:52 오전

    나 갚으려고 로긴한거 아닌데..찔끔!
    조블 쥔장 같은 그대가 그럴리가..

    돌고 도는 인생 내가 지은 모든것
    언젠가 돌아 온다는 진리쯤은 알구 있죠.
    모처럼 대낮 조블 산책이 좋기만 한데.
    불량 이웃에 불량 신자인지라 더 느긋 하다오~
    식칼은 부엌에 있어야지 섬찟한거 질색이야요!   

  8. ariel

    2010년 3월 7일 at 5:29 오전

    매일 글로 우리를 즐겁게 해 주시는 리사님..

    조블서 언제나 즐거운 시간이 되시기를~~!!   

  9. Lisa♡

    2010년 3월 7일 at 11:03 오전

    지안님.

    갚으로려고 로긴해도
    좋은 걸요.
    그냥 해보는 말이지요.
    갚는다는 게 어딘데요.
    보통 때도 놀러오시라는 말!!
    불량이웃에 불량 신자를
    불량주부는 좋아합니다.
    그러잖아도 오늘 지나체게 형이상학적인
    분들 생각 종일 했는데..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보고왔어요.   

  10. Lisa♡

    2010년 3월 7일 at 11:04 오전

    아리엘님.

    쌩유~~

    당신도 즐거워요.

    조블서 언제나 즐거운 시간 같이 됩시다.   

  11. 밤과꿈

    2010년 3월 7일 at 11:46 오전

    내가 남에게 오해 살만한 짓을 하지 않았다면
    내가 남의 욕을 하지 않았다면
    또 내가 남의 것을 훔치지 않았다면

    누가 내 애기를 하든지 말든지…   

  12. Lisa♡

    2010년 3월 7일 at 11:47 오전

    마저요…

    그리고 해도 별 볼일없다니까요.

    또 상대가 그런 걸 원하는 사람도 거의 없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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