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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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을 하다보니 하루는 천당으로 하루는 지옥으로 들락거린다.

예를 들면 오늘은 행운의 날이다.

아침부터 기분이 음산했는데..오후가 되면서 개운해졌다.

필립이 주최하는 회의는 정말 재미있고 젠틀하다.

그의 설명을 듣고 있자면 시간가는 줄 모르겠다.

그런데 그가 말한 ‘정량적 평가’라는 말이 오묘해서 한참을 왼다.

발음도 어렵기만 하다.

정량적 평가란 그러니까 숫자상의 평가라는 말이다.

살아가는데, 혹은 명문대나 자기가 바라는 학교를 갈 때라든가

취업을 목적으로 할 때 정량적 평가는 그다지크게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

그 외의 부수적인 부분들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갈수록 우리나라도 점점 그렇게 변해가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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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무실에서 허락을 얻고 강의를 들으러 다닌다.

비가 흩뿌리는강남대로는 짜증이 날려했다.

내가 이 차선에 서면 앞의 차가 느리고, 그래서 차선을 바꾸면

다시 그 차선이 움직이질 않았다.

초조할수록 어쩌면 그리도 머피법칙은 잘도 적용되는지.

올해들어 약속이나 시간에 늦지 않으려고 무지 애쓰고있다.

정말 노력하면 된다고 제법 시간도 잘 지키고, 무난한 편이다.

차가 차라리 없으면 편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스친다.

그러면 아무래도 더 서두르고, 미리미리 나가야겠지.

집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눈이 오지 않아야 해..하면서 주문을 걸었다.

내일도 그냥 비로만 지나가게 해달라는 주문은 듣지 않았다.

결과는 지금 바깥에 눈이 소복히 쌓이고 있다.

춘설이라기엔 지나치게 많은 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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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가 옆에 서자 맥주향이 났다.

알기로 그녀는 술은 입에도 대지 않는 여성이다.

그 맥주향이 어느 향수보다 신선했다.

그녀의 맥주향은 도대체 무슨 향수에서 나는 것일까?

그 향을 맡으며 쟝가방의 젊은 시절을 잠시 보았다.

미국에서 최고로 꼽는 영화는 <시민 케인>이다.

프랑스에서 최고로 꼽는 영화는 <망향>이다.

추락한 자의 슬픔을 다룬영화다.

최고의 배우는 언제나 쟝가방이었다.

그 뒤로 장 폴 벨몽도, 그리고는 이어 제라르 드 파르디유였다.

그들의 공통점은 노동계급 출신이라는 점이다.

자유스러운 사고가 낳는 사랑스러운 시선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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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좋은 소식을 주었다.

탄성을 질렀다.

물론 아이를 위한 일이다.

갑자기 든든한 심장이 뛰고, 혈액은 샘물소리를 내며 흘렀다.

아주 잠시만 일어나는 현상이라도 이럴 때엔돌핀이 무수히 쏟아지겠지?

아들이 늘 바라마지 않던 인턴 자리를 수락받은 날이다.

그게 어떤 영향을 주는 건 아니다.

스팩에 한 자리 얹는 일이지만 그다지 효과적인 건 아니다.

다만 아이가 원하고 바라던 일이라 기분이 상승효과를 낸다.

모든 게 술술 풀리면 노래를 부르련만.

참 노래를 부를 땐 얌전하다고?

하긴 내가 좀 무섭게 생기긴 했찌.

오늘도 마땅한 일을 따지겠다고 하자 ‘ㅌ’가 좋게 말해서 싸우지 말란다.

내가 아무래도쌈 잘하게 생긴 게 확실하다.

어투탓이련가?

그런데 쌈 잘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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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Comments

  1. 金漢德

    2010년 3월 9일 at 3:29 오후

    inturn에 합격했다고..
    축하해드리고 앞으로 훌륭한 의사가 되리라 믿소.
    사카에서 한턱 쏴요.   

  2. 벤조

    2010년 3월 9일 at 5:47 오후

    리사님이 인기 블로거 30인에 올랐더라구요.
    그래서 조블의 타임캡슐에 뭍혀버리는데,
    그 리사가 누군가? 궁금해서 들어오는 사람들도 많겠지요?

    리사는 사랑스럽고, 건강하고, 부지런하고, 똑똑하고, 바른 말 잘 하고,
    사람들을 무척 좋아하고…끝없이 일기를 쓰며 자기 성찰을 하는 용감한 여인.
    이제는
    싸움질도 잘 하고 싶다네…
    화이팅!!
       

  3. TRUDY

    2010년 3월 9일 at 5:48 오후

    남다른 모정이 다뜻하게 느껴지네요.

    20만원 거뜬히 받아 내시는거 보아
    쌈도 잘 하시더만.. ^.^ 애교스러운 내숭.

       

  4. Lisa♡

    2010년 3월 9일 at 10:12 오후

    감한덕님.

    의사아닌데요.
    울 아들 고딩인데요.

    ㅎㅎㅎ   

  5. Lisa♡

    2010년 3월 9일 at 10:13 오후

    벤조님.

    저는 타임캡슐이 뭔지도 몰랐다가
    나중에 봤어요.
    그거 매일 쓰는 사람들 다 넣어주는 겁니다.
    ㅎㅎㅎ…..재미있는 이벤트예요.
    조블도 이벤트 자주했으면 좋을건데~~

    하신 말씀 중에 사람들을 무척 좋아하고
    빙고~~입니당…   

  6. Lisa♡

    2010년 3월 9일 at 10:14 오후

    트루디님.

    롱타임노씨———이이이.
    어딥니까?
    DC입니까? 아님 서울입니까?
    담달에 뉴욕가요.
    DC놀러갈까요?^^*
    그놈 20만원요?
    바보값을 한 덕분에~~헤헤.   

  7. 산성

    2010년 3월 9일 at 11:12 오후

    탄성을 지를만한 좋은 소식!!

    함께 기뻐합니다.

    이 봄날,다시 겨울 풍경속으로…
    눈도 참 많이 내렸지요.

    서울에서 약속 지키려면 아무래도
    지하철로…

    너무나 바쁜 리사님.화이팅^^
       

  8. TRUDY

    2010년 3월 10일 at 12:07 오전

    지금은 베데스다 MD
    3/21 서울행 이에요.
    봄철 꽃가루 알러지 피해 줄행랑 친답니다.^^
    서울서 황사가 반기겠죠?
    매번 평행선을 달리는 기분,, 교차로에서 만나요.. 기회 닿으면.. 오끼?   

  9. Lisa♡

    2010년 3월 10일 at 12:11 오전

    산성님.

    오늘 이 거 큰일났어요.

    줄줄이 2개의 약속이 있고
    치과예약이 잇는 날인데
    아무 것도 못할 것 같습니다.

    모두 펑크낼 판입니다.
    2건의 약속은 미뤄도 되는
    내가 방문해야하는 일이라…ㅎㅎ

    그런데 아름답네요.
    이제 파란 하늘까지 일조를.   

  10. Lisa♡

    2010년 3월 10일 at 12:11 오전

    트루디님.

    네————-

    서울 황사 이직 무탈합니다.   

  11. TRUDY

    2010년 3월 10일 at 12:19 오전

    옆으로 누운 강물 사진은
    보이지 않는 손길이 (귀신)
    나를 물속으로 마구마구 잡아 끄는 느낌.

       

  12. TRUDY

    2010년 3월 10일 at 12:20 오전

    탱스!   

  13. 김진아

    2010년 3월 10일 at 12:31 오전

    정말 반가운 소식, 아이에 관한 좋은 일이라면 두배 세배의 박수를
    보내드리고 말구요. ^^

    리사님,

    많은 눈에 놀란 오전입니다.

    조심조심..다니세요.   

  14. 화창

    2010년 3월 10일 at 7:23 오전

    인기블로거가 된다는 것은 그만한 달란트가 있는 사람이기도 하지만 조블을 사랑하고 부지런해야 하니까…리사님은 충분히 그럴 자격이 있지요!

    정량적 평가= 계량적 평가….. 거의 다 되었는데요? 라는 보고를 제일 싫어하며 95% 완성되었습니다라는 보고를 원하는…….   

  15. Lisa♡

    2010년 3월 10일 at 3:11 오후

    트루디님.

    지금의 심정이 그러시군요.

    누군가에게 마구 잡아 끌리고 싶은 마음.   

  16. Lisa♡

    2010년 3월 10일 at 3:11 오후

    진아님.

    눈이 다행히도
    빨리 깨끗하게 녹아서 좋아요.
    아무리 폭설이라도 이젠 봄이 확실해요.   

  17. Lisa♡

    2010년 3월 10일 at 3:12 오후

    화창님.

    하나 배우네요.

    95% 되었습니다….로.

    자격하시니 부끄럽습니다.   

  18. TRUDY

    2010년 3월 13일 at 12:27 오후

    땡..틀렸습니다.
    그런 열정 있다면 좋겠습니다.   

  19. Lisa♡

    2010년 3월 14일 at 2:12 오후

    ㅎㅎ………..

    벌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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