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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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크림 더미에 빠졌던 차들이 방금 생일빵을 맞은 듯 하다.

소프트한 눈폭탄에 온세계가 나니아연대기 속으로 들어갔다.

하루 일과를 어떻게 정리해야할지..막막했다.

수많은 갈등과 번뇌를 수십초동안 수백번을하다가

분연히 자리를 박차고 두 팔을 위로 뻗으며 일어났다.

치과를 가야만 했다.

치과에서 입술이 두어군데 찢어졌다.

두 손은악력을 어찌나 시험을 하였던지 두 어깨가 축 쳐진다.

망치로 이빨을 두드리고, 드릴로 박고…힘들다.

고달픈 나의 치아들에게 미안타.

그동안 영양보충을 충분히 해주어 잇몸이 상당히 좋아졌단다.

그나마 희미하게 희소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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잔고가 가득한 통장의 돈을 잡을 수 없는 도둑이 매월 100만원씩 뺀다고 치자.

처음엔 10만원으로 시작해 주인이 모르자 갈수록 그 액수는 점점 불어난다.

그러면 통장의 잔고를 계속 유지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할까?

돈을 줄기차게 붓고 또 부어야만 그 통장의 잔고는그나마 유지하게 된다.

그러나 갈수록 심하게 돈을 빼내어가는 도둑은 막기 힘들다 치자.

통장의 잔고는 점점 줄어들고 돈을 계속 벌어서입금을 해야한다.

이것이 우리의 인생이다.

도둑은 세월이고통장은 뇌이고 돈은 지식이다.

세월이갈수록가속도가 붙어 점점 더 노화현상으로 기억력이나

지식을 잃어가는 인간으로서 뇌를 채우기 위해서는끊임없는 자기개발을

해야만 그나마 젊은 기운이나 지적 재산을 유지할 수 있다.

30살 부터는 뇌가 노화하기 시작해 50살 즈음엔 속도가 빨라진다고 한다.

아카데믹한 지식을 말하자는 게 아니다, 계속 공부를 하고 자기를 게을리하지 않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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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는 자기 사주를 보면서 히죽히죽 웃는다.

춘삼월에 꽃이여..

그래서인지 머리도 세트를 감아 만화에 나오는 잔뜩 멋부린 머리다.

눈웃음을 끝없이 치면서 별 말이 아닌 것에도 낙엽에 웃는 18세 소녀처럼 실없다.

튀어나온 이마, 깃을 세운 외투, 짙은 화장에 해죽거리는 모습에서

철학관 쥔장이 아니라도, 무당이 아니라도 단박에 알 수 있는 것은 헤프다는 것.

웃음이나 사랑이나 몸이나 관념이나 모두..

양쪽에 남자를 두고 간섭을 받는 사주야~~

눈빛이 더욱 반짝거린다.

오히려 좋아한다.

나 양손에 떡을 쥔 여자야—하는 표정이다.

미친 것~~~

(누가 궁합을 보러가는데 따라갔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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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결혼을 하기로 한 신랑이 죽었다.

돌연사.

아침에일어나는 기척이 없어 깨우니 죽었더란다.

3일 뒤 결혼을 앞두고 심장마비라니.

둘은유학 중에 만나 연하의 남성을 만난 것과 그 남자가 엄청난

부잣집독자라는 것에 많은 이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던

어여쁘디 어여쁜 그녀가 이젠 어쩌나…

그보다 남자집 부모 심정이 지금 얼마나 황망할까.

오후내내 손이 떨린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게 인생이라더니

가까이서 이런 해괴한 일이 벌어지다니.

호락호락하지 않은 生이여!!

분주한 주말의 예약도 어렵다는 S호텔 식장은 어찌되나 별 걸 다 걱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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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ariel

    2010년 3월 10일 at 10:39 오후

    이 글을 읽으니 아침에 일어나서 이렇게
    잘 있다는 것 하나만으로도 행복한 것이라고
    다시 한 번 생각합니다.

    그런데 공부하는 것 만만치 않아요. 저는 공부
    열심히 못해서 그냥 재미로 해요. 매일 조금씩.   

  2. Lisa♡

    2010년 3월 10일 at 10:44 오후

    아리엘님.

    그런 공부 아닙니다.
    자기가 좋아하는 분야에 대한 몰두랄까
    아름다운 탐구를 하는 것이지요.
    몰두할 수 있는 분야가 생긴다면(취미)
    당연히 지적 호기심이 일어나구요.   

  3. 바위섬

    2010년 3월 11일 at 12:07 오전

    전혀 생각치도 않았던 갑작스런 죽음앞에서 ….
    신부는 물론 그 가족들이 얼마나 황망했을까…안타깝기 그지없네요

    오직 한 번뿐인 인생!

    낭비하지 말고 성실하게 타인의 삶에 유익을 끼치며 살고 싶다   

  4. 밤과꿈

    2010년 3월 11일 at 12:52 오전

    오늘의 네 가지 이야기는 모두가 다 깜짝 놀라게 만들었습니다.

    망치로 치아를 두드리고… 무서워라~
    도둑 맞는 걸 어찌 막을 수 있겠습니까? 자꾸만 채울 수 밖에요~
    저 여자는 소위 사주가 ‘더러운 건데’ 히죽거리고 웃어요? 같이 웃어줘야죠^^
    세상 떠난 신랑은 그렇다 치고요 신부는 어찌하오리까… 쯧쯧~~~

    오늘 하루도 열심히 공부하고, 마지막 남은 하루라 생각하면서
    영차 영차!!!   

  5. Lisa♡

    2010년 3월 11일 at 8:58 오전

    바위섬님.

    타인의 삶에 유익을 끼치는 일이 쉬운 건 아니지만
    그런 마음가짐에서 벌써 당신은 사랑받기 위해
    태어난 사람……….이라는 생각듭니다.
    하늘 가에 걸린 나뭇가지들이 사랑스러운 저녁입니다.
    막 들어왔어요.   

  6. Lisa♡

    2010년 3월 11일 at 8:59 오전

    밤꿈님.

    깜딱 놀라셨구나.
    저도 어제 놀래서 손이 다 부들부들…
    망치로 이를 두드리는 건 오히려 뼈를 강화시키는 일이라네요.
    오늘 얼굴이 대왕대비마마 얼굴이 되었구요.
    코피 한 줄기 쏟았거든요, 깜짝 놀랬어요.
    임플란트 위의 이를 할 때 흔한 일이라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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