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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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10시에 통영으로 출발하기로 했다.

9시15분에 도착했다고 전화가 온 오드리언니.

남편은 토요일인데 자길두고 여행간다고 입이 불룩하다.

이틀간 먹거리를 부지런히 만들어 놓고 한숨돌리다보니

약속시간이다.

머리도 감지 못하고 대충 정리해서 나가니 시간이 다 됐다.

조선일보 블로그 이벤트에서 리조트 1박2일 권이 당첨된 파이가

제안한 오리오파 여행이었다.

파이님은 친목도모를 위해, 오공님은 맛난 먹거리를 위하고

운전을 기꺼이 해주기 위해, 오드리님은 움직임이 자유롭지 못해

방콕하는 신세라 일상탈출을 위해서, 나는 지심도의 동백을 보러

그렇게 명분들이 다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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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을 탈출해 내려가는동안 줄곧 황사가 가득한 대기였다.

우리팀의 세헤라자데 오드리님은 처음부터상냥한 말투로 갖가지

예를 들면서 결코 지겹지 않은 얘깃거리를 쏟아냈다.

그리고나면 우리의 철저한 분석가 파이가 바톤을 이어받아 거기에 따르는

분석과 경우를 들면서 예의 그 예리함을 빛나게 만들었다.

간결하고 명쾌한 오공은 반듯한 답변들로 재치부인 아니랄까봐

연방 똑부러졌다.

그들 사이에 있으면 난 바보같다.

어눌하고, 복잡한 얘기는 피하면서도 늘 그들이 부럽다.

어찌나 영리한 여성들이던지 혀를 내두른다.

(잘났어, 정말)

겸허한 산들은 각기 다른 명암으로 시야를 업그레이드 시켰으며

차 속은 분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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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까지는 약 4시간 30분이 걸리지만 교묘하게 속도계를 미리미리 발견만 하거나

숨어있는 카메라를 무시하고 막달리면 1시간은 단축할 수 있다.

가는 길에 쉬어가려던 휴게소에는 여성만을 위한 휴게실이 있었는데

우리를 위해 준비해둔 방이라고 명명할만한 장소였다.

손씻는 세면대에 히터까지 갖춘 작고, 나무로 지어진 여성휴게실에서

우린 뚱순이 김밥을 희희호호 먹으면서 신나했다.

길을 잘못들어 3시경에 통영에 도착해서 바로 충무김밥집으로 직행.

문화마당 충무김밥집은 옆의 3대 할머니집보다 통영 현지 사람들이 좋아하는 집이란다.

지난 번에 다녀간 관계로 오공과 다리가 불편한 오드리님은 영하누비집으로

여름 인견준비를 하러가고 파이와 나는 옆의 동피랑서피랑으로 향했다.

조금씩 변해가는 그 장소는 그다지 볼거리는 없다고 해도 위에서 바라보는 통영항이

친근하고 편해 보인다.

파이는 처음 통영을~

오드리님은 20년 전에 충무일 때 한 번을~

오공과 나는 2년 전에 거제를 거쳐 휘저었던

곳이라 게다가 나야말로 얼마 전 다시 다녀왔던

눈썰미로 자칭 가이드를 나선터라 충무김밥 집으로 시작해

산양면 달아공원 낙조를 보고(사실 흐렸다)

리조트에 여장을 풀고는 다시 시내로 나와

중앙시장에서 뽈락과 광어를 사서 회로 저녁을 먹었다.

파인애플 환타를 소줏잔에 부어 마시는 오공의 만족함에

나머지 셋은 소주 한 병으로 뽈락을 접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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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꾼 오드리님의 재미난입담에 밤은 깊어가고

요가를 20분간 하는 똑순이 오공의 철저한 자기관리(?)

1박2일 복불복으로 2명이 잘 수 있는 침대를 차지하기로 했다.

가위, 바위, 보로 하나? 아님 퀴즈로 하나, 아님 힘으로?

그러다 결국 셋이 다 바닥이 좋다고 …쳇..그래 난 침대야.

파이와 동침을 하다니.

떠난다는 것에는 자유와 해이가 함께 한다.

설레임도 있고 기대도 있기 마련이다.

가이드의 신분상 여기저기 다 둘러보려는 나와 한 자리에

가만히 릴렉스하게 움직이려는 파이.

그래도 가이드가 하자는대로 해야지…알쓰?

ES 리조트는 가장 전망이 뛰어난 곳에 자리했다.

우리의 밤은 깊어가고 진지한 이야기들로 시간은 깊은 밤을 향했다.

2명이 움직이기에도 힘든데 4명이 움직이니 ..

그래도 전혀 어색함이 없는 친밀한 타인들이여~~

6 Comments

  1. 참나무.

    2010년 3월 14일 at 8:37 오후

    사진이 수묵화처럼 멋져요…^^

    (20여분 요가 하는 오공 님 대단 대단…오드리 님 전부터 자랑하더니…
    통영음악제 가고싶어라
    도다리쑥국도 먹고싶고…)   

  2. Lisa♡

    2010년 3월 14일 at 10:08 오후

    어제 도다리 쑥국을 못먹었답니다.

    우리가 갔을 때 주차장이 넘치더니

    쑥이 다 떨어졌다고 하네요–ㅎㅎ

       

  3. 오드리

    2010년 3월 15일 at 1:59 오전

    리사, 사진이 정말 좋다. 다리 불편한 사람 데리고 정말 수고 많았어. 고마워.    

  4. Lisa♡

    2010년 3월 15일 at 2:01 오전

    그래요..언니//정말 고민했는데

    잘 다니더라구요…기특하게도.

    폐도 안끼치고~~난 사실 서로 힘들까봐

    걱정 많이 했는데..

    사진은 같이 가서 보니까 나중에 보면 더 좋은거구.   

  5. 도토리

    2010년 3월 15일 at 4:43 오전

    ㅋ. 잊고 있었어요. 통영이 충무였던 것..
    옛날에 충무로 신혼여행 갔었거든요.
    거기 충무관광호텔.. 아직 있나요? 가이드님..^^*   

  6. Lisa♡

    2010년 3월 15일 at 3:25 오후

    도토리님.

    있는 걸로 아뢰오.
    약간 후진 상태로..ㅋㅋ
    낼 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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