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류

다윈은 인간의 기원을 태초의 단세포에 놓고

프로이트는 의식의 기원을 무의식에 놓는다.

마찬가지로 유물론자들은 문화와 문명의 기원을 물질에 놓는다.

그러나 다윈이 인간의 생물적 한계에 머무르기 위해 <종의 기원>을 저술하지는 않았고,

프로이트 역시도 무의식과 성적 욕구에 인간을 한정시키기 위해 <꿈의 해석>을

저술한 것은 아니다.

우리의 기원이 이와 같기 때문에 이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우리에게 그러한 한계가 없다는 기만보다는 그 한계에 대한 정직하고 날카로은 인식이 필요하다.

유물론자들의 이념과 의미는 아마도 이와 같을 것이다.

그들의 고투와 통찰은 안타까울 정도로 솔직한 자기고백이며 자기폭로이다.

가장 큰 오류는 언제나 자신은 무오류라는 오만에서 나온다.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은 스스로가 오류를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고 취약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진실과 개선은 겸허로 부터 시작된다.

인간의 존엄성은 스스로가 신의 자부심 넘치는 피조물이라는 인식에서보다는

끊임없이 그 동물적 한계를 벗어나려는 자기 인식적 시도에 있다.

지금 현재 시도하고 있다는 것만이 인간의 존엄성을 보장하는 유일한 근거이다.

그것도 매우 한시적이고 잠정적으로 , 우리는 언제라도 작별을 고하고 떠나온 기원에

다시 매몰될 수가 있다.

분투 끝에 간척한 대지가 언제라도 밀려온 바닷물에 침식될 수 있듯이,

바닷물과의 끊임없는 투쟁만이 바다의 심연으로부터 우리의 대지를 지켜준다.

———나스타샤 중에서.

4 Comments

  1. 미겔리또

    2010년 3월 21일 at 11:59 오전

    음… 오늘은 좀 어려운데 humble yourself 하라는 거죠?   

  2. Lisa♡

    2010년 3월 21일 at 12:11 오후

    천천히 두어 번 읽어보면

    항 개도 안 어려워요.

    맞아요–험블한 인간이 되어야 한다는 거죠, 제가요.   

  3. 꿈꾸는 아이

    2010년 3월 22일 at 6:57 오전

    진짜로.. 어렵다..
    잘은 모르지만 좋은말 같기도 하다..ㅎㅎ
    일을 해야 하는데 일하기 싫음은 나의 부지런함의 오류인가..ㅎㅎ
    잘 읽고 갑니다.   

  4. Lisa♡

    2010년 3월 22일 at 7:56 오전

    가장 큰 오류는 언제나 자신은 무오류라는 오만에서 나온다.
    오류를 피할 수 있는 유일한 처방은 스스로가 오류를 저지르기 쉬운
    어리석고 취약한 존재임을 인식하는 것이다.
    진실과 개선은 겸허로 부터 시작된다.

    꿈아님.

    이 말 전하려고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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