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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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 소설이나대중 앞에 내어놓는 글들은 독자, 즉읽어주는

사람이 없다면 아무 소용이 없다.

귀담아 들어주는 이가 없다면, 감상하고 비평해주는 이가없다면

시가 무슨 소용이며 소설이 무슨 소용인가싶다.

그런데 가끔 자기만 알 수 있는은유로 도저히눈치도 못챌

언어들로 미사여구를 총동원하며쓰는 글들이 있다.

대중이 이해 못하는 시를 지성인들 입네 하는 이들이

자기들은 이해하는 것처럼 더 어렵게 비평해주는 경우도 있다.

그런 시나 글들은 좋은 시나 글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알송달송한 단어들로 꾸며진 난해한 시나 글을 지적인 것인냥

자랑스레 내어놓은 이들은 시의 일상화를 원하지 않는 이들이다.

시가 일상화되어지고 사람들이 그 시를 기억하고 입에 오르내리게

된다면 이 사회는 한층 더 품위가 생긴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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꿀꿀하던 참에 누가 술마시자고 하면 괜히 기분이 나아진다.

압구정동 만두집이 편하다.

콩비지도 만두도 고추전도 빈대떡도 다 안주가 되니

거뜬히 소주 한 병 비우기는 쉬운 일이다.

사무실이 있는 도곡동에서 갤러리아 백화점까지

네비로 찍으면 10분 정도 걸릴 거리지만 오후의 러시아워엔

40분이 걸리네.

선릉쪽을 지나 전 강남구청으로 오르는 길은 언제나 그렇듯이

공사가 (몇 년째) 진행 중이라 차량 흐름이 더디다.

그 더딤을 참고 지나 강남구청 사거리를 빠지면 학동 사거리로

내려가는 길은(사카를 지나네) 그래도 수월하다.

차가 밀려 건널목에 걸리자 그냥 내렸다.

잠시 걷는다….기분이 묘하다.

이 시간에 혼자 압구정거리를 걸을 수 있는 여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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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다가 희안한 일도 다 있다.

택시 뒷좌석에 앉아 밖을 보고 있었다.

살짝 훔쳐 본 기사가 제법 험상궂다.(깨갱~~)

그런데 동네로 거의 다 왔을 무렵 갑자기 인도에

서 있던 젊은 남자가 내가 탄 택시를 향해 오는 게 아닌가?

털석하고 앞좌석에 앉는다.

기사와 남자의 팔씨름이 시작되었다.

난 너무 놀래서 튈 준비를 하고 있었다.

기사가 이겼다..남자가 튕겨져 나갔다.

놀랜 가슴을 진정시킬 무렵 다시 신호에 차가 걸리고

이 번엔 좀 순하게 생긴 남자가 또 내가 탄 택시를 향해 성큼성큼

오더니 앞자리에 또!!! …세상에…이런 일이.

기사가 " 사람 탄 거 안보입니까?" 하고 밀치자

두 말않고 내린다.

나를 꼬집어봤다.

꿈인가? 술시인가?

이건 분명 코메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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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르 휘가로 지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프랑스 사람들의

86%가 시를 즐기고 암송한다고 한다.

그 중에 65%는 직접 쓰거나 적어서 다닌다고 한다.

시낭송회는 수시로 열리며 몇 천군데서 하고 있단다.

보통 시낭송회에는 20여명 정도 모이는 수준인데 시인을 모셔서

질문을 하고 시를 읽고 하는 일이 일상이라고 한다.

경기가 나빠지면서 시낭송회에는 무려 2000명이 모이기도 했다는데

아무래도 사람들은 시를 통해 각박해진 삶을 들여다 보고

자신을 다시 순화시키고 잊어버린 노스탤지어를 찾는 모양이다.

시를 모르는 사람도, 그다지 깊게 생각지 않고 대충 알던 사람도

낭송회를 통해 시에 가까워지고, 그 시간이 막연하게 좋아진다면

우리가 작게 시작한 시낭송회는 성공한 것이다.

시는 영혼의 음악이다.

조블에서도 몇 분이 시를 읊고 즐기는 걸 보면서 나도 저렇게 나이들어야

할텐데 하는 생각을 해본 적 있다.

애송시 한 두개 정도 외고 다니면 은근히 로맨티스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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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밤과꿈

    2010년 3월 24일 at 12:45 오전

    시나 소설뿐만 아니라 그림도 마찬가지랍니다.

    왜 그렇게 이상하게 난해하게만 표현을 하는 건지 원….ㅉㅉ

    꿀꿀거리지 마시고 활기찬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
       

  2. Lisa♡

    2010년 3월 24일 at 12:55 오전

    꽤꽥깩~~

    그림요?
    그림도 정말 난해한 그림 많죠?
       

  3. 화창

    2010년 3월 24일 at 1:37 오전

    난해한 그림을 보면서 이해가 안간다는 표정을 지으면 예술을 모르는 사람이 될 것도 같고…… 그래도 이발소 그림은 너무 얏잡아 보이고…..

    시인이 되고 싶었던 시절도 있었는데….. 책벌레 소리도 들어보고….

    이제는 산다는게 현실속에서만 버벅거리니…. 詩想이 떠오르지를 않아요~~~   

  4. 도토리

    2010년 3월 24일 at 2:26 오전

    사진 속 장소는 어디예요?
    멋져보입니다..^^*   

  5. Hansa

    2010년 3월 24일 at 5:25 오전

    시는 음악 같지요?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요.
    아름다우며, 듣는 사람 마음을 움직이고요. 하하

    시의 오리진은 노래라는데 그말이 맞는 거 같아요.

       

  6. Lisa♡

    2010년 3월 24일 at 7:27 오전

    화창님.

    시상을 너무 멋지게 떠올리려고 하지 말고

    그냥 일상 속에서 한 번 일기쓰듯이….

    나도 해볼까?

    어줍잖게 흉내내다 혼나겠죠?   

  7. Lisa♡

    2010년 3월 24일 at 7:28 오전

    도토리님.

    아……….저기요?

    우리 호기심 천국 토리님..

    예전의 아미가 호텔이고 지금은 이름이
    임페리얼 팔래스로 바꾸었더군요.
    누굴 잠깐 만나러 갔다가 심심해서(일찍 도착했거든요)   

  8. Lisa♡

    2010년 3월 24일 at 7:29 오전

    한사님.

    시의 오리진이 노래라는 말씀 공감합니다.

    그래서 샹송이 더 좋은 거 같아요.
    샹송은 거의 시 수준이고
    시를 일반화 시킨 예를 들 때 샹송이
    꼭 나오더군요.   

  9. 지안(智安)

    2010년 3월 24일 at 1:47 오후

    늦게 와봣더니만 요즘
    시에 푸~욱 빠져 계시누만요?
    좋아요 좋아~
    강남 교통이 지옥이라던가 뭐라던가..ㅎㅎ
    어디서 마아~니 본 사진들일쎄!!   

  10. Lisa♡

    2010년 3월 24일 at 3:26 오후

    아…………..그렇쵸?

    이 사진들요.

    많이 본 배경이죠?

    네——-시에 좀 빠졌답니다.
    다 청담 덕분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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