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굴면적보다 머리숱이 더 많아 보이는 문방구 아저씨가
불쑥 내 손을 보더니 내 얼굴마저 쳐다보면서 하는 말은
치질을 조심하란다.
사람을 볼때 외형을 안보고 마음을 본단다.
돈은 벌기 보다는 쓰기 위해 사는 사람이란다.
그래서 어쩔 수 없이 나가는 돈이 많단다.
그러나 살면서 돈걱정은 안한단다.
화들짝, 반짝하고 전구가 머리 위로 켜진다.
아들이 둘인데 둘 다 효자란다.
(제일 듣기 좋은 말이다)
……….아저씨 문방구에서 심심해서 주역을 읽었꾸나~~
자신은 철학과 나왔단다.
또, 날더러 사업운은 있는데 엉뚱한 것만 했단다.
교육과 관계되는 사업을 하란다.
말년, 즉 노년이 무척 즐겁고 편안하단다.
코팅비 얼마죠?
1000원인데 600원만 내란다.
그럼, 1000원 드릴께요.
그렇치..그래서 돈이나간단다.
그냥 달라는대로만 주면 된단다.
착한 마음씨를 만났는데 만약 그 사람이 어려우면 끝까지 돕는단다.
이것저것 내 능력 안에서 다 사준단다.
끝까지 400원 거스름을 쥐어준다.
사실!!! 나치질 수술했다.
아들들도 효자기질이 보인다.
끼워 맞추면 다 맞다.
재밌다.
어디냐구요?
안갈차줘도 되져?
어디가서 물어도 다 말년운이 좋단다.
아무래도 푸짐한 턱선 때문인 듯.
그래도 듣기 싫지는 않다.
덕지덕지 붙은 살이 다 돈복으로 보이는 거 확실하다.
예전에 j가 점보러 갔더니 그 살이 다 돈이라고 했다.
나도 살이 돈이라면 뺄 생각 안할텐데..
여자가 60 이 넘으면 귀신도 본다는 말처럼 어지간히
사람 볼 줄 아는 사람은 50% 정도 그 사람의 성격이나
느낌같은 걸 맞춘다.
척보면 불길한 예감이 드는 사람도 있고, 팔자가 쎄어 보이는
사람도 있고, 유순해서 복받을 것 처럼 보이는 이도 있다.
굳이 주역을 통달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
궁예의 관심법이아니라도 말이다.
보통 말년운이 좋다는 건 자식이 잘된다는 뜻으로 해석한다.
그런데 노년이 즐겁고 재미있다니 은근 기대만땅이다.
혹시, 멋진 로맨스 그레이라도?
아님 내가 뭔가 이벤트를 꾸며서 남을 즐겁게 하고
나도 덩달아 즐거워하는지.
노년에 즐겁게 살 수 있다면 인생은 성공이다.
노년을 즐기는 법을 조금은 알고 있는데 일단은 두 다리와
건전한 정신을 소유하고나면 그 즐거운 일은 무난히 가능할 것 같다.
다니다가 나이들어도 멋진… 활동적으로 보이는 하얀머리 할머니들을 보면
나의 롤모델로 삼으려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유심히 본다.
정장말고 캐쥬얼쪽으로 더 가차이…
낮은 플랫슈즈에 달러붙은 스판 데님을 입고 가벼워보이는 외투를
영하게 입고 머리에는 모자를 쓴심플한 스타일의 할머니들이 눈에 띈다.
약간은 까칠하게도 보이면서 통할 것 같은 이들.
그러나 성질은 더럽거나 야박하지 않은 태도를 풍기는… 어렵다.
벤조
2010년 3월 29일 at 8:06 오후
기분 무척 좋으심?
방구 아저씨 말을 다 기억해요? 나 같으면 집에 돌아오다가 다 잊어먹었겠다…
좌우지간 이젠 술 끊고, 사업에 몰두하시고, 돈 많이 벌어
그 방구 아저씨 말씀대로 유쾌한 노후를 즐기시길!
미국 언제와요?
Lisa♡
2010년 3월 29일 at 11:11 오후
벤조님.
방구아저씨 말 다 기억해요.
기억력이 이럴 땐 오나전 푸가동이거든요.
사업요?
저 사압 안하는 걸요.
직장이라고 이제 겨우 새내기인데 벌써 하품에
비실비실…해요.
술요?
그래도 한 달에 두 번은 마셔야 해요.
전 재미있는 게 좋고 헤롱헤롱이 좋거든요.
아무리 그래도 실수하면 절대 싫어하지만.
(거의 실수안함..여지껏)
돈요?
많이 벌고 싶어요, 무지무지…
유쾌한 노후요?
준비 중입니다.
이렇게 자신만만하다니…도망가자…..ㅎㅎ
Lisa♡
2010년 3월 29일 at 11:12 오후
아참…………미국요?
4월11일에 간다고 모든 표 다 예약했다가
몽조리 취소했어요.
미국내에서의 여행도 계획해서 표 다 샀다가
죄다 손해보고 다 취소했어요.
아이 눈가 5바늘 꿰맨 걸로 200만원 나오는 거보고
온갖 정 다 떨어져서 못가요~~사실은 돈이 …
순이
2010년 3월 29일 at 11:44 오후
이렇게 유쾌한 리사님이
우리 딸아이 결혼식에 하객으로 오면 좋겠다요. ^^
자녀의 결혼이라는 대사를 앞두고 보니 무척 바쁘네요.
그래도 여긴 꼭 들리게 되니 이것도 중독 맞지요? ^^
바위섬
2010년 3월 30일 at 12:14 오전
말년운이 대박날 것 같은 예감이 드네요..
아~그때 모르는 척 하기 없깁니다…
Lisa♡
2010년 3월 30일 at 12:30 오전
청첩장 보내주세요—
시간이 맞으면 갈께요.
축하드려요.
Lisa♡
2010년 3월 30일 at 12:31 오전
바위섬님
줄 잘 서고 계세요.
제가요–의리하면 접니다.
그러니 지금 좀 잘 해주세요.
나중을 위한 비축이랄까…ㅎ
Hansa
2010년 3월 30일 at 1:40 오전
즐거운 노년?
여전히 하고 싶은 일이 많거나, 여전히 호기심 만땅이거나,
이쁜 사람보면 가슴이 뛰거나, 여전히 맛있는 요리를 즐기거나,
여전히 자기 좋아하는 일을 하거나, 남 도움 없이 잘 걸어다니거나,
혼자서도 잘 놀 거나, 기타 등등.. 하하
노년의 나를 위한 준비가 필요할 겁니다.
Lisa♡
2010년 3월 30일 at 8:56 오전
한사님.
맞네요.
그러면 분명히 즐거운 노년이 되네요.
제가 바라는 노년이기도 하구요.
가슴은 계속 뛸거구 혼자서는 여전히
잘 놀테구요.
화창
2010년 3월 30일 at 10:53 오전
나 역시 초년운은 무척 안좋은데..말년운은 ‘더이상좋을수가없다’라니까 괜히 마음 놓이는거 있죠~~~
그래도 근검절약의 은행원 정신이 몸애 배여 있답니다!
미신이라고 치부하기에는 너무 정확한 주역과 한참 신빨이 선 무당의 예언……
Lisa♡
2010년 3월 30일 at 1:00 오후
화창님.
초년운 안좋았다고 생각하시나요?
그럼 비교해서 더 크게 다가오겠네요.
저도 별 볼 일없이 사는데 그냥
말년운이 좋다는 건 아이들이 무사히
사회에 진출하고 별 걱정없다는 뜻이겠죠?
저는 크게 좋고 대박나고 그런 건 없더라구요.
돈번다는 말도 없꾸///슬프게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