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6시부터 자정이 넘는 시간까지 줄곧 수를 놓았다.
천을 한 번 잡거나 수실을 한 번 끼고 손에 들면
5-6시간은 그냥 간다.
그 사이에 신데렐라도 지나가고, 볼매도 지나가고
울고 기절하는 가슴 아픈 엄마들도 지나가고
여러 잡념들도 같이 자나간다.
바느질을하는 중에 나는 수를 놓는 재미가 제일인 것 같다.
그렇다고 꼼꼼하게 정확하게 놓는 것도 아니면서
자뻑이라고 스스로 만족하고는 하는데 다른 전문가의 것과
비교하면 영 볼품없다.
그래도 완성품을 보면 그저 신기하고 대견하기만 하다.
만우절에 절대 속지 않으리라고 맹세한다.
누구를 속일까도 같이 생각한다.
늘 유우머 넘치는 속임수로 친구들도 즐겁게 해줬는데
이젠 그런 하얀 거짓말도, 크리스마스때 열심히 써서
부치던 카드도 다 사라져간다.
주변에서 사라지는 것이 비단 이것 뿐이랴만
이렇게 문득문득 사라져가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든다.
내가 아이를 가졌음을 알았을때, 어떻게 하면 멋지고 감동적으로
말할 것인가를 혼자 고심 꿑에 조용히 목소리를 깔고
절친들이 몰려 있을 때 말을 꺼냈다.
정말이지 감동은 커녕~~아무도 믿지 않으면서 날더러
거짓말을 친다고 하면서 깔깔 비웃기만 했었다.
속이는 것도 잘 속이여야 하고 감동도 아무나 주는 게 아니다.
아직도 우리 사회에 명예롭게 가고 싶다는 말을 하는
순수한 이가 있을리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평생 군인을 직업으로 알고 거기에 모든 걸 건 한준위 같은
분에게 저절로 고개가 수그려진다.
50이 넘은 나이에 부득이 물 밑으로 들어가겠다고 한 그의
철저한 정신이 우리들에게 무언가 심어주길 바란다.
명예를 중시 여기는 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멀어져 가고
있었는데 이런 분이 존재한다는 것이 소중한 느낌이다.
비록 생명은 놓쳤지만 그의 죽음은정말 명예롭다.
이런 후배가 있음이 자랑스럽다고 말하는 선배분의 하얗게
쇤 머리가 그다지 보수적으로만은 보이지 않는다.
J님이 이상하게 책도 신간이 잘 읽힌다고 했는데
내 경우도 글씨가 작고 오래된 책은 진도가 영 안나간다.
오늘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파라다이스 1,2권을 선물받았다.
그리고 댄 브라운의 신간도 하나 받았다.
읽어야 한다고 쟁여놓은 신간만해도 10권은 되겠다.
온전히 하루종일독서에 시간을 바쳐도 언제 다 읽을까 싶은데
일하러 나가야지…수놓아야지…블로그봐야지…복잡다단한 삶이다.
쏟아져 나오는 신간을 다 섭렵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트랜디한
서적들은 또 읽어줘야 대화에 끼고 뭐 보통일 아니다.
아침에 식사 준비를 하다가 프랑스적인 삶도 다시 읽어야
하겠다는 마음이 들고 (요즘 프랑스 문화에 관심지대하다)
이래저래 분주한 심정이다.
빌린 책까지빨리 돌려줘야 하는 부담감도 만만치 않다.
아예 20 여권 책을 들고 무인도에라도 들어가야 할 참이다.
미야..프로방스 안 가나?
김진아
2010년 4월 1일 at 12:01 오전
만우절…이 글자 못보고 한번 지나쳤다가,
가슴 철렁 했쟎아요 ㅜㅜ
리사님도 참..
Lisa♡
2010년 4월 1일 at 1:09 오전
진아님.
진짜…………?
헤헤헤……………!!
벤조
2010년 4월 1일 at 2:27 오전
나두…
그저 여기 들어와야 웃을 일이 생긴다니까…사랑하는 리사, 복 받으시라!
Lisa♡
2010년 4월 1일 at 8:07 오전
벤조님.
사랑해요—-저도.
이 건 만우절 아닙니다.
산성
2010년 4월 1일 at 11:58 오후
어릴 때 형제들끼리
금새 들킬 유치한 만우절꺼리 궁리하던 생각납니다.
엄마들은 또 그 유치함에
꼭 속는 척 해줬었지요.^^
책읽고,수놓고,직장나가고
매일 일기 쓰고…
리사님 만세^^
Lisa♡
2010년 4월 2일 at 12:02 오전
산성님.
그러다보니 넘 바쁘네요.
혼자서 동분서주하고 있어요.
호호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