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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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약사가 남편이 교육갔다고 집에서 모이잔다.

꿀꿀하던 차에 우리는 잔인한 4월을 날려 버리려고 했다.

왜이리 우울한 소식들만 있느냐고 하면서.

엘리엇이 말한 잔인한 4월은 아직도 여전히 실행되어야 하는지.

베르테르의 슬픔만큼 우리도 슬퍼야 하는지論해 볼까나 하면서.

그렇게 격의없는 띵구들끼리 모였다.

장약이 나가서 회를 먹음직스럽게 떠왔다.

와들와들(와글와글) 고등어 횟집에 가서 모든 준비를 해서 복분자술까지

두어 병을 들고들어온다.

방어의 맛이 그렇게 좋을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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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에 우아하고 교양이 넘치는 장약은 알코올 기운만 들어가면

180도 변해서 우리를 즐겁게 만든다.

복분자 술이 한 병쯤 비워질 때 그녀는 표정과 몸짓이 우스꽝스러워 지면서

영과 나는 꼬꾸라졌다.

다리를 일자로 뻗으며 앉길래 어머 너 보기보다 몸이 유연하네~~하자

"이 꼬이 바로 뜨뜨레띵이야" 라 한다.

뜨뜨레띵?

뭔 뜨뜨레띵?

아하 스트레칭이란다.

그러더니 어딘가 전화하더니

"택이~~잘 있쓰어?" 한다.

뭔 택이?

전화를 뺏어보니 건 흔적도 없다.

늘 조용하고 말도 없는 애가 그러니배꼽빠진다.

좀 더 있자니 택이, 철이, 식이…다 나온다.

내가 식이는 좀 노는 사람이름 같다고 하자 또 다 쓰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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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서세원인영이가 무색하리만치 장약이 판친다.

난 조카가 서울에 와서 나를 기다리고 있음에도 퍼져 버렸다.

그런데 웃기는 건 장약이 완죤 헐크변신을 하듯 변하니

아무리 마셔도 말똥말똥하다.

그 순간 장약 남편인 후니씨 전화다.

목소리 큰 그 부부~~저 편 목소리가 다 들린다.

거기도 약간 취기가 오른 듯.

"여뽀~~때요~~오우~~따링"

못들어주겠다면 혼자사는 영이가 자빠진다.

장약이 "엽때여~~워디여여? 따링~~"

참 부부도 유유상종이다.

날 바꾸란다.

나도 그만 "엽뽀—–더나 쩜 하쥐마어~~~" 라 하자

당장 자기랑 지금 만나 데이트 하잖다.

유치한 부부에 유치한 친구라니..웃다가 하루가 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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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세 명이 고스톱을 쳤다.

나………쓰리고를 3번이나 했는데

2500원 잃었다.

장약은 어찌되었냐고?

3만원 잃었따.

장약 뒤에 앉으니 지 멋대로 내어 헷갈려서

많이 딸 수 있음에도 계속 꼬나 박았다.

영이가죄 다 땄다.

그녀를 위한 고스톱이었다.

그런데 9쓰리피랑 똥 쓰리피는 왜그리 나랑 멀던지.

정말 재미있었다.

자주 고스톱 치고 싶다.

이렇게 하루 저녁을 박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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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고운새깔(Gose)

    2010년 4월 3일 at 1:16 오전

    넘 재밋떠 나빼꼽 어띠까디….제대로 된나요
    안녕하시지요 그런데 이글은 취해서 쓰셨나요 고개 궁금한데요
    행복하신것 같아요 좋은친구들 두셨네요 건강하세요
       

  2. 데레사

    2010년 4월 3일 at 2:29 오전

    때때로 고스톱을 치면서 노는것도 재미 있지요?
    요새는 통 안 어울려 봤지만 옛 직장 동료들끼리 모이면 한번씩
    해보긴 하는데 나는 따지지가 않더라구요. ㅎㅎ

    수놓은것, 리사님 작품이에요? 고와요.   

  3. 도토리

    2010년 4월 3일 at 2:54 오전

    누가 뭐라해도 수놓는 여인은 아름다워요….^^*   

  4. 벤조

    2010년 4월 3일 at 3:53 오전

    하여튼,
    별거별거 다 하셔…부러워서 하는 말.
    고스톱도 운전하는 것 같이 흐름을 타야 사고가 안 난다?
       

  5. Lisa♡

    2010년 4월 3일 at 6:42 오전

    고운새깔님.

    취해서 쓴 거 아닙니다.
    그리고 저 안 취했어요.
    장약이 취한 척 하고 웃기는 통에
    저는 완전 물 마신 것 같아요.
    행복했어요.
    초딩동창들이라 그렇게 꺼리낌없이
    노는 게 즐거워요.
    신기한 건 대학도 다 다른 곳에서 다닌
    애들이 결혼 후 동네에 같이 산다는 게
    신기해요.   

  6. Lisa♡

    2010년 4월 3일 at 6:43 오전

    데레사님.

    10원짜리는 지겹고 100원짜리로
    한도를 20000원 정해놓고 가끔
    치시면 치매예방에도 좋지 않을까요?
    저는 치고 싶어도 칠 사람이 없어요.
    늦게 배운 도둑이 날 새는 줄 모른다고
    너무 재미있어요.   

  7. Lisa♡

    2010년 4월 3일 at 6:43 오전

    도토리님.

    고맙습니다.   

  8. Lisa♡

    2010년 4월 3일 at 6:44 오전

    벤조님

    흐름을 타면 순식간에 복귀하지요?   

  9. 화창

    2010년 4월 3일 at 9:48 오전

    한 5년 만인가? 어제밤 피치못하게 4명이 모여 고스톱을 쳤는데 역시나 내가 다 잃었어요! 4시간정도 쳤는데 11시쯤 끔나고 일어나려는데 발목이 무척 아프고 절룩거렸어요! 졸지에 장애인이?..

    11시에 인천 송도에 가서 새벽 3시까지 작배주석…… 역시 노름보다는 술체질…..

    12시 넘도록 술을 마신 것도 몇달 만이네요! 요즘 참 모범적인 시민으로 사는 것 같아요!   

  10. Lisa♡

    2010년 4월 3일 at 11:08 오전

    그래도 술은 이제 조금만………………

    후후후.

    고스톱은 시간도 잘 가던데.
    하지만 읽어날 때 허리 펴기가…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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