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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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친하다고 혹은 편하다고 뭐든 다 같이 하는 건 아니다.

영화를 같이 봐도 무방한 관계가 있나하면, 같이 쇼핑하기 좋은 관계,

뭐든 이야기해도 편한 관계가 있고, 성당에 같이 가거나, 연인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거나, 뭘 먹으러 멀리 가게되는 관계가 있나하면 같이 뭘 먹는 건

별로 인 관계가 있고, 잠시 이야기를 나누고 헤어져야 하는 관계도 있다.

개인적인 얘길 전혀 하지않게 되는 관계도 있고, 남에 대한 험담을 하면

안되는 관계도 있고 해도 무방한 관계가 있다.

남편과 같이 만나도 무난하냐 하며 전혀 그렇지 못한 관계 또한 있다.

우리는 이런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언제 어떻게 만나도 금방 몇 초 사이에 우리의 관계는 결정된다.

이렇게 관계를 맺고 살다가도 헤어지면 언제 봤냐는 듯 잊고마니 인간 관계라는 건

오묘하고도 단순하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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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뉴욕갈 때 h 엄마가 아들한테 전할 물건을 부탁했다.

그러마고 하고 나가서 그 물건을 받는 순간 정말 놀랬다.

갖고 가야 할 짐이 부피가 상당하다는 것에 할 말을 잃었다.

그렇다고 그러겠다고 했는데 안된다기도 뭣해서 겨우 갖고갔다.

다행한 건 평소 나의 짐은 늘 그다지 많지 않게 다니는 편이다.

오늘 h가 서울에 잠시 나왔다가 들어간다고 해서 급히 보낼 게 있어

전화를 했다,

그야말로 작은 배낭에 반도 차지 않은 짐이다.

대답이 없다.

결국 부탁을 못들어주겠다는 답을 받았다.

물론 분명한 건 그 쪽 사정이라는 게 있을 거다.

그러나, 그러나 왜그리 기분이 불쾌하던지.

아침내내 그 불편함을 삭이느라 나를 가다듬어야 했다.

내가 보내야 할 물건이 14일 아침에 필요한 것이라고 굳이 말해도

곤란하다는 대답이었다.

부탁은 하지 않는 게 최선이지만 많이 섭하다.

내일 일찍 우체국으로 달려갈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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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닷없이 내 방의 오디오가 고장이 났다.

알고보니 청소할 때 잘못 건드렸는지 줄이 한 쪽 스피커에서 빠져 있다.

전화를 하면서시키는대로 꽂았는데도 소리가 나질 않는다.

웃기는 건 동시에 같은 회사 제품인 전화기도 불통이 되었다.

A/S가 월요일 아침에 들리겠다는 약속을 받았으니 방을 좀 둘러봤다.

숨이 막힐 만치 내 방은 복잡하고 터져 나갈 지경이다.

물건의 범람이 주는현상이라 뭐라 할 말은없다만 정리를 좀 해봐도

실제적으로 줄어든 양은 얼마되지 않는다.

옷장은 옷장대로 터져나가고 가방은 가방대로 신발장은 또 신발장대로

책장은 책장대로 다 터져 나간다.

필요없으면서 마음에 들면 덜렁 사고마는 소비습관이 만든 현상이다.

화장실에도 또 넘치는.. 같은 제품들의 여러회사 종류로 나뉜 물건들.

어디서부터 정리가 되어야 할지 난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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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가 홍수시대이다.

지갑은 지폐보다 카드로 인해 잘 잠궈지질 않는다.

영화관 카드, 마일리지 카드, 은행카드를 비롯 대걔 다 갖고 다니지

않아도 적어도 20개 정도는 지갑속에 있다.

마트를 가면 또 거기 카드를..마일리지를 올려야 하고

늘 카드가 골치였다.

누군가 가로세로 카드 크기보다 약간 큰 지갑에 카드를 40장까지

넣어서 다니는 걸 봤다.

늘 머릿속을 떠나지 않다가 어제 쇼핑 중에 사게 되었다.

진짜 마음에 들어 또 보고 또 정리하고 펼쳐 보고 만져보고 한다.

현재 그 속에 카드는 26장 정도 들어있다.

가방에 크게 자리차지 하지도 않으니 아주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물건을 사서 이렇게 마음에 드는 적 별로없는데 흡족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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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Comments

  1. 김진아

    2010년 4월 11일 at 4:05 오후

    얄미운 그분이시네요…

    전 좀 화가 나는걸요, 그래도 리사님..
    조금 불쾌하다 하시며 그 이상의 마음소비 안하시는것이
    훨씬 건강에는 좋습니다. ^^

    아주 사소한 물건이라도 마음에 쏘옥 들어오는것 만나는것이
    마치 사람을 ..만나는거와 같은 거란 생각이 들곤 합니다.

    요즘 제가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었습니다.

    누구에게든 자신의 오로라를 기꺼이 보여주는 분 드문데..

    드문분 중의 한분이세요..

    황사가 하루걸려 심합니다. 건강 항시 유의하세요.
    범준이 편도선염 지독하게 걸려서 조금전에 응급실에서 치료받고
    들어왔습니다.

    저도 이제, 도시락 마무리만 하고 잡니다.

    ^^   

  2. 김삿갓

    2010년 4월 11일 at 9:59 오후

    흐음 잘 알고 지내는 사이에 보통땐 몰라도 급하다는데…

    정말 무심 하군요.

    Fedex 로 보내면 2-3일이면 도착 안할까요? 뉴욕이 한국보다 하루 늦은 시간대 이니
    잘하면 14일날 도착도 가능할것 같은데. 암튼 굿 럭 입니다.

    좋은 시간 갖으시길…. 구~우벅!! ^________^   

  3. Lisa♡

    2010년 4월 11일 at 10:03 오후

    진아님.

    응급실에 갈 정도로 편도선이 부었어요?
    걱정 많이 되었겠어요.
    가엾어라.
    아이들은 그러면서 훌쩍 크기도 하니..
    범준이가 크려고 그러나봐요.
    밤늦도록 도시락 준비를 했다는 걸 보니
    아이들 키울 때 생각이 절로 납니다.   

  4. Lisa♡

    2010년 4월 11일 at 10:05 오후

    삿갓님.

    네–우체국도 엄청 빨리 가요.
    3일이면 가더라구요.
    정말 좋은 세상이긴 해요.
    그냥 A4용지 만한 봉투에 가득 들어 갈
    정도네요.
    에그..하는 수없고 그들도 이유가 있겠죠.
    마음이 편해졌습니다.
    뉴욕에서 h를 불러내어 맨하탄을 데리고 다니며
    미술학원까지 다 찾아 다녀보던 때가 생각도 나고
    기분이 묘하더라구요, 보상심리인가?ㅎㅎ   

  5. 아로운

    2010년 4월 11일 at 11:31 오후

    h엄마에게 뭔가 이유는 있겠지만, 이런 식으로 거절하는 건 도움을 받았던 사람의 도리가 아니지요. 많은 사람을 만나면 피치못하게 경험하게 되는 일인가 봅니다. 한번 참음은 또 다른 공덕을 쌓는 지름길입니다. 해가 지도록 분노를 삭히지 못하면 오히려 손해보는 것입니다.
    남에게 베풀고 살아가는 삶이 얼마나 풍족한 것이지 경험해 본 사람은 압니다.

    욕을 참아서 분을 이기고 착함으로써 악을 이겨라
    – 법구경
       

  6. 화창

    2010년 4월 12일 at 1:53 오전

    인간관계! 겪어봐야 일지요! 혹 고스톱을 같이 쳐보거나~~~~   

  7. 밤과꿈

    2010년 4월 12일 at 2:05 오전

    h인지 h엄마인지 이젠 만나지 마셔요~ㅎ

    상처받으면서 만날 이유 없지 싶습니다.
    아무리 ‘원수까지도 사랑하라’셨지만
    이 런 경우는 원수보다도 못해보입니다.ㅋ

    마음을 추스린다면서
    월욜부터 남의 경우에 또 분함이 일어나니 어쩐다지요?

    저요 아직 멀었습니다………   

  8. shlee

    2010년 4월 12일 at 3:55 오전

    언젠가 딸이 친구가 부탁한다고
    짐을 가져다 주기로 약속했다고 해서
    그러라고 했는데……..
    옷이 한 박스가 왔더군요.
    그 옷을 가져가려면
    딸 옷을 빼야 할지경~
    짐이 오바되면
    우리가 돈을 내야하니까….

    이제는 올때 갈때
    소리소문없이 다녀야 한다는 ~
    부탁을 하지도
    받지도 않는
    살벌한 분위기~
    그래도 무게가 별로 나가지 않는건
    들어 줄만 한데…
    인간성이 문제일까~?
       

  9. Lisa♡

    2010년 4월 12일 at 11:34 오전

    아로운님.

    그럴께요—-제가 마음을 잘 다스렸습니다.
    그냥 아무 말 않고 내색않기로…후후
    그게 이기는 방법이지요.

    그 엄마 좀 심한 거 같아요.
    아이들 선생님께 보내는 머플러랑 귀걸이랑
    벨트 2개 거든요.

    제가 심한 부탁은 못합니다.
    한두 번 사람들한테 부탁들어줘봤어야 말이지요.
    히히히—그래도 이유가 있으려니 합니다.

    법구경 말씀 좋으네요.
    제게 본래 기분 나빠도 하루지나면 다 괜찮아지는 스탈입니다.   

  10. Lisa♡

    2010년 4월 12일 at 11:35 오전

    화창님.

    그러니까

    고스톱 치고 싶어지네요.   

  11. Lisa♡

    2010년 4월 12일 at 11:36 오전

    밤과꿈님.

    앞으로 안만나기는 하려구요.
    그것 외에도 좀 저랑 맞지 않는 건 있어요.
    답답해요.
    나빠서가 아니라 답답한 이유도 있을거라 짐작해요.
    ^^*
    사실 패션을 전공하고파해서 조카에게도 부탁해서
    좀 이 일 저 일 좀 봐주고 그랬거든요.
    앞으로도 내 도움 청할 일 많을텐데…ㅋㅋ   

  12. Lisa♡

    2010년 4월 12일 at 11:40 오전

    쉬리님.

    그런 것 쯤이야 다 알고 서로 이해되는만큼만…하는 건 기본이죠.

    후후///속마음 아는 사람이시네요.
    경험상 말입니다.
    쉬리님.
    아이들 문제로 고민많죠?
    여러가지로~~~   

  13. 화창

    2010년 4월 12일 at 12:11 오후

    내 인간성을 알아보시게?   

  14. Lisa♡

    2010년 4월 12일 at 12:14 오후

    ㅋㅋㅋ….

    화창님하고는 못칠 것 같은데..

    이미 인간성은 검증되었구요.   

  15. 김삿갓

    2010년 4월 12일 at 9:50 오후

    저도 여행할땐 무쟈게 간단하게 하고 다님니다. 아주 작은 손가방 만 하나
    덩그러니… 속옷들도 대부분 현지 조달 하죠. 그냥 사서 입고 버리는… ㅋ
    한번은 속옷들을 입고 분명 룸 스레기통에 버렸는데… 나중에 룸에 들어 와
    보니 으앗!!! 글쎼 룸 클리닝 아짐마가 그것들을 빨아서 욕조에 널어 주셔서
    너무 부끄럽고 감사 했던 적이 있었죠. 온리인 코리아 … 고국의 좋은점 중에
    하나인 인정,,,이죠. 암튼 담엔 그러지 마시라고 편지까지 써놓고 나갔던 생각이.

    좋은 아침 좋은 시간 되세요. 구~우벅!!! ^__________^
       

  16. Lisa♡

    2010년 4월 12일 at 10:05 오후

    삿갓님.

    부자신가봐요—ㅎㅎ

    저는 여자치고는 짐이 적은 편이죠.
    언젠가 존F에서 기다리던 시누이가
    달랑 작은 가방하나 들고 입국하니
    너무 놀래면서 짐 두고 나온 거 아니냐고..
    난 이민가방 큰 거 막밀고 다니는 사람 별로예요.
    아이들이나 이사하는 사람들 빼구요.   

  17. 김삿갓

    2010년 4월 12일 at 10:49 오후

    아 네… 한떄는 속옷정도야 했던 적도 있었죠…^_________^
    대신 좋은것 안사고… 싸구려 속옷인데 부담없죠. 누가 볼것도 아닌데 싸구려도
    좋고. 혹 누가 본다 해도 분명 불이 꺼져있을 상태고….ㅋ 바지도 지하도에서
    10000-20000 만 주면 몇칠 입을것 괜찮은것 같던데요… 워낙 제가 옷거리가
    좋아서…험험…!! 아무것 입어도 잘 맞는데요.ㅋ ㅎ. 아 또 도착 하자 마자 하는게
    바로 이발소 가서 머리 깍는겁니다… 티안나게 보이려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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