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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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 먹을 시간도 없어 2시가 넘은 시간에 베이글로 겨우 때웠다.

것뚜 베이글마저 반쪽 밖에 먹을 시간이 없었다.

바쁘다는 건 그다지 기분 나쁘진 않다.

바쁜 와중에 친구의 부탁으로 캐나다에 부칠 모시발을 사러

인사동을 나갔다 왔다.

점심시간을 이용했다.

다행한 건 사이즈가 딱 맞는 게 있어서 두말않고 샀다.

하지만 오늘은 정말 힘이 없다.

인사동은 화요일이 제일 붐빈다.

모든 화랑의 작품들이 화요일 오후에 내리고 다시 건다.

그런 이유로 작은 트럭을 비롯 관계자들 .. 등등 붐빈다.

일본 총리가 다녀 간 집에서 모시조각보를 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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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금 전 까지 그동안 염색한 모시를 풀을 먹여 다렸다.

풀을 먹이는 경우는 쌀 풀을 최고로 치는데 농도가 중요하다.

전분 풀을 먹이면 편한데 지방이 많아 색이 나중에 변한다.

모시를 풀에 적셔 다리다 보니 12시가 훌쩍 넘었다.

그것도 자기가 좋아하는 일이나 하지 정말 손이 많이 간다.

자연염색한 모시는 올을 잘 맞춰 다려야해서 시간이 더 걸린다.

다리고 보면 색이 그리 고울 수가 없다.

사진을찍으려다가 힘이 들어 관두었다.

다림질을 하다 눈쌍가풀 수술한 강아지 얘기를 TV에서 보다 넘어갔다.

진짜 웃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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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을 진득하게 사귀질 못하고 이 사람, 저 사람 사귀는 사람을 두고

평생 근사한 장편 하나 못읽고, 시시한 단편만 읽는 사람이라 한다.

어쩌면 그 말이 그리도 재미난지 적절한 표현이다.

정말 이 사람, 저 사람을 섭렵하거나 한군데 정을 못붙이는 이들을 보면

제대로 히트작 한 번 못내고 만다.

그러나 그런 모든 것들도 삼박자가 맞아야 한다.

맨날 외롭다고 하는 사람이 있다.

세상에 외롭지 않은 사람없다.

진지하게 누군가를 진정으로 바라본다면, 그리고 자기에게 적당한 부분으로

서로 통하는가를 잘 따져 봐야 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서로 마음이 맞고, 전기가 통했냐 그것이다.

그런데 명작 장편 구하는 거 쉬운 일은 절대 아니다.

책을 읽는 사람이 준비가 되어있느냐도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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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 대통령이었던 지스까르 데스땡은 한 때 지지도가 폭락을 한 적이 있다.

한 번 내려 간 지지도는 전혀 올라 올 줄 모르는데 어느 날, 폭발적인 지지를 얻는다.

그 이유인즉, 프랑스 방송의 최고 프로그램이 독서 프로그램에 나가게 된 그가

모파상에 대해 50분간 주저없이 의견을 피력하며 자신의 지적 수준을유감없이 발휘한 것이다.

방송국 사람들도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시청률 최고인 이 방송이 나간 다음 날 아침, 프랑스 전역의 모파상은 동이났단다.

그만큼 멋진 대통령과 거기에 더 멋진 국민들이 있었던 이유다.

물론 지지율은 급상승했던 건당연하다.

그러기에 프랑스 국민들은 스스로 만족하고 사는 잘난 국민들이다.

미국은 성공한 작가만을 대우하지만

프랑스는 모든 작가를 대우한다.

영국은 어떤 작가라도 대우하질 않는다.

호주는 작가가 무엇인지도 모른다.

이 말은 그 나라의 국민성을 말해주는 말이다.

한국이 오르내리지 않아서 다행으로 생각한다.

경희궁 014.jpg

17 Comments

  1. 리나아

    2010년 4월 20일 at 4:32 오후

    어머나 처음보는 건데…
    밑에 늘어진거 실같이 생긴거..
    진짜 저기에 붙어있는거예요~?
    꽃이 아래로 매달려있는거 맞지요?
    사진 색감도 좋고…^^

       

  2. 바위섬

    2010년 4월 21일 at 12:32 오전

    나는 사람을 알게되면 진득하게 사귀는 편인데….

    내가 먼저 손 내밀지 않는게 흠이라면 흠이지만…

    상대방이 먼저 인연을 끊자고 하기 전에는
    내가 먼저 배신하지 말자 라는 신조를 갖고 있는 편이지요(이거이 자랑인가??)   

  3. 나를 찾으며...

    2010년 4월 21일 at 2:34 오전

    근사한 장편하나 못읽고,시시한 단편만 읽는 사람이라한다.,..
    뜨끔했습니다.

    사진은 창경궁인가요???
    밑에서 두번 째 사진 보고 있노라니 맘이차~~암 편안해집니다.^^   

  4. 나를 찾으며...

    2010년 4월 21일 at 2:38 오전

    아~~ 경희궁이네요???   

  5. 벤조

    2010년 4월 21일 at 4:17 오전

    한국은 쌍거풀 있는 작가만 대우해준다? ㅎㅎ
       

  6. 오를리

    2010년 4월 21일 at 4:59 오전

    진둑하게 사귀지 못하고 이사람 저사람 건너
    뛰며 사귀는 사람들 말도 많고 탓도 많은
    성격의 소유자들이라 장편 제대로 읽지
    못하지요!

    도통하려고 방구석에서 눈감고 거부좌로 않아서
    몇일 용맹정진 하다가 ㅋㅋㅋ 바람쐬러 나온길에
    다녀갑니다~~~~

       

  7. Hansa

    2010년 4월 21일 at 6:30 오전

    지스카르 대통령은 근본이 귀족 출신이었지요..
    모파상 50분간 해설할만도 합니다.
    미테랑은 서민 출신이었지만 책 사랑이 깊었습니다. 하하
    프랑스 국민들은 복도 많습니다.
    역대 대통령들께서 책 좋아하지, 그만큼 교양있지, 멋쟁이지..
    미테랑은 멋이 넘쳐 숨겨둔 애인, 딸 등등.. 하하

       

  8. onjena

    2010년 4월 21일 at 11:53 오전

    시내 한 복판에 있는 궁궐…
    아래 사진을 보니 마음이 차분해 집니다.
       

  9. 화창

    2010년 4월 21일 at 12:29 오후

    저도 사람을 많이 사귀는 편인데 혼자 있어도 하나도 안 외롭습니다! 아니 혼자인 것도 나쁘지 않아요!

    예전에는 지루한 사람이나 한얘기 또하고 한얘기 또하는 사람과도 밤새워 술마셨는데..
    (아마 술마시느라 지루함을 몰랐을까?) 지금은 자루함을 못참고 꼭 얼굴에 표시를 냅니다! 수양이 덜 된걸까요?   

  10.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2 오전

    리나아님.

    저 꼬인지 나무인지

    참 특이하죠?

       

  11.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2 오전

    바위섬님.

    알았어요—

    우리 오래 잘 지냅시다.

    후후후–장점이 거든요.   

  12.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3 오전

    나찾님.

    뜨끔?

    이 건 바람둥이들 이야긴데///

    후후…그리고 경희궁이랍니다.

    근처 건물들 보이죠?   

  13.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3 오전

    벤조님.

    으하하하…

    한국에 대한 언급이 없어서 얼마나 편했는데…ㅋㅋ

    쌍가풀하니 갑자기 김한길이 떠오르네요.   

  14.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4 오전

    오를리님.

    용맹정진?

    스님처럼요?

    며칠간 잠 안 자고 하던데…   

  15.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7 오전

    한사님.

    해남 다녀왔습니다.
    막 오는 길입니다.
    청산도 가려고 갔다 뱃길이 막혀서..
    한사님 생각했었어요..좋은데 사신다구요.

    미테랑요?
    그 분은 책을 여러 권 쓰셨고 프랑스는 역대 대통령들이
    거의 귀족 출신들이지요…그리고 제일 존경하는 (그들이 말하는)
    ‘진지한 사람’이지요.
    그 진지한 사람에 미테랑 , 데스땡이 다 포함되구요.
    사르코지가 좀 못미치지요?
    그래도 그의 아버지는 헝가리 귀족 출신이지요.
    미테랑이 숨겨둔 딸이 있다해도 그를 다 사랑하지요.
    그게 프랑스 국민의 관용 아닙니까?
    그리고 사르코지는 이태리 바람둥이 여자랑 사는 걸요.ㅎㅎ   

  16.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7 오전

    언제나님.

    저긴 시내 복판이라
    걷다가 잠깐 산책하기 아주 좋은 곳이지요.
    요즘 창경궁이나 경복궁도 아주 좋다고 하네요.   

  17. Lisa♡

    2010년 4월 22일 at 11:48 오전

    화창님이

    지루한 걸 못참는다구요?
    믿어지질 않습니다.
    화창님이 요즘 재미있는 분 좋아하시는구나.
    그게 사실 즐거운 것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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