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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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식.

씩씩하고 다분히 스타성이 있는 조카는

자신이 신랑임에도 불구하고 사회자에게

지시까지 하면서 축가를 자신이 부르기도 하고

축가의 반주가소리가 작다며 더 키우라고

두 번이나 끄고 다시 시작하게 하는 재미를주었다.

사회자인 KBS개그맨보다 더 웃기는 신랑이

폭소를 자아내기에 충분한 유쾌한 결혼식이었다.

오랜만에 푸근하고 재미난 결혼식이었다.

전부 웃지 않을 수없었다.

체면을 중요시하는 오빠들도머뭇머뭇 웃음이 피어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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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 후에는 더 재미났다.

오랜만에 식구들끼리 모이니 대가족이다.

30명이 넘는 가족들끼리 모여 화기애애하다.

우리 가족들은 그다지 화기애애함과는 거리가 멀었다.

늘 바쁘고 철두철미하고 개인적인 성향들이 강했다.

큰언니가 가족을 이루면서 문제가 달라졌다.

4명의 사위들이 한 몫을 하는 것이다.

4명의경상도 사위들이 하나같이 어쩜 그리도

분위기를 띄우며 인간적이고 재미난지..

특출나게부유하거나 특별히 유식한 것도 아닌

그저 보통 사람들인데 된장뚝배기들이다.

그들이 가족간의 분위기를 자로 잰 듯함에서

두리뭉실하게 만들었다.

그러나 30명 중에는 한 둘 꼭 경계하는 인격을 가진

이들이 존재하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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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4명의 사위들과 나이 차도 그다지 없고 그들도

나를 연애시절부터 가까이 하다보니 친구처럼 지낸다.

아이들이 날더러 이모할머니라고 하지 않고 늘 이모나 왕이모라고

하자 사위들은 날 놀리느라 꼭 할머니라는 말을 붙이게 한다.

그러다 나중엔 제일 어린 것이왕이모,이모할머니 ..하다가

왕할머니라고 까지 하기에 이르렀다.

할머니도 그런데 왕할머니라니~~ 내가 울상을 짓자 사위들이

고소해 죽겠다는 표정들로 박수를 친다.

언니는 딸만 내리낳아 사는 게 힘든 여자였다.

장손에 시댁에서 견뎌내기가 여간 어렵지 않았다.

지금은 아들보다 더 나은 사위들을 4명씩이나 두었으니..

사위들과 노래방 갈만했다.

너무 웃어서 귀가 다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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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을 장가 보내는 작은 언니는 미인이었다.

양가 어머님들이 입장할 때 보니 진짜 그 주변이 환했다.

처녀적에는 별명이 그레이스 켈리였는데 결혼 후

많이도 변해 볼품없는 동네 아줌마로 변하더니

꾸며 놓으니 기품이 있고나이보다 10년은 어려보였다.

여자는 꾸미기 나름이다라는 말이 맞다.

모든 사람들이 입모아 언니더러 여간 미인이 아니라고 하자

형부는 그게 다 자기가 잘해주어서 그렇단다.

한 때는 형부랑 말도 건네기 싫었다.

그렇게 자기 밖에 모르는, 지멋대로 시골토박이에, 오냐오냐 기른

엄청난 인간은 처음 봤기 때문이다.

지금은 그렇게 위세당당하던 그도 어깨가 쳐지고

눈 가에는 주름이 퍼져있으며 내 눈치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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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 1시가 다 되도록술판은 끝나지 않았다.

갈 사람은 다 가고, 남은 이들은 언니집으로 모여

돌배주, 인삼주 등 모든 주류를 박살내며 늦은 밤을

라면으로 마무리까지 하는 저력을 과시했다.

그 와중에 조카사위들과 나는 고스톱을 쳐서 28000원을 땄다.

4명 다 고스톱의 초보들이라 거의 타짜 수준인 내가 힘들었다.

타짜도 타짜 나름인지 초보들 상대하려니 헉헉거렸다.

깝깝해서…

이상하게 치는 J 서방은 있어도 안치고내질 않나(일부러)

공무원인 4쨰는 몰라서 빙빙 돌리고 광이 있어도 피를 갖고 가고

나..참…보자보자하니 보였다.

아무튼 그렇게 밤은 깊어가고 다 쓰러져 잠들었는데

남편은 처음부터 새벽까지일어나는 순간까지 코를 곯았다.

얼마나 술을 많이 마셨는지 다음 날까지 몸에서 술냄새가 났다.

새벽에 몰려 간 복국집은 한 층을 전세내어야 했으며 전날 28000원

딴 죄로 모든 마무리는 내가 해야했다.

안 따고 말 걸~~~

2 Comments

  1. 지안(智安)

    2010년 4월 26일 at 2:10 오전

    부모님이 자식 농사 잘 ~ 지으셨읍니다.
    행복한 형제들 모습이 그려져요.
    결혼식 풍경도 좋지만 시끌벅적 훗잔치 얘기가 더 재밋네요!    

  2. Lisa♡

    2010년 4월 26일 at 10:30 오전

    그리고 뒷담화도…

    신부집 가족들 생김새부터
    손님들 옷차림에 이르기까지..
    아침에 한참 수다떨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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