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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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젓갈 등 젓갈 공장을 보여준 TV프로그램은 정말 기가 막혔다.

도저히 젓갈을 사서 먹기는 힘들었다.

요즘은 멸치철이다.

겸사겸사해서 기장으로 나들이를 했다.

멸치철과 축제가 겹쳐서 기장으로 가는 길목부터 인산인해, 차량의 홍수다.

모든 길의 주차장화를 실감하며 겨우 도착해서 입구에 차를 주차시키고

멀리서부터 걷기 시작했다.

야무진 주부들은 멸치젓갈을 몸소 보고 담으려고 와서 지키며

팔짱을 낀채 흥정 중이고, 대낮부터 술에 취한 사람들의 붉거나

검어진 얼굴들이 모두 행복하다는 표정들이다.

나도 곁눈질로 멸치들을 바로보니 천지가 멸치풍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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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를 털 때는 그물들을 쫙 펴들고 금이 그어 진 곳에서 터는데 금밖으로

나간 멸치는 마음 껏 주워가도 무방하단다.

동네 아줌마들을 모두 플라스틱 그릇들을 들거나 비닐들을 들고 주울 준비를 한단다.

때로는 양동이 가득을 주울 수도 있다니 재미가 있을 법하다.

커다란 멸치들은 잔잔한 꽁치같다.

어느 집이나 다 거기서 거기이고대부분의 횟집들은 밖으로 줄을 서 있다.

우리 대 식구들도 줄을 서서 한 집에 들어서니 그 작은집이 다 차버렸다.

남편은 멸치 젓갈 중에큰 놈으로 골라서 몸통 째 고춧가루를 뿌려서

내어주는 걸 좋아한다.

그럼 젓가락으로 살을 발라 하얀 밥 위에 얹어서 맛나게 먹는다.

나는 그걸 못먹는다.

언니가 너는 분명히 젓갈을 담아가도 남 다 주고너는 한 공기 정도 밖에 먹지 않을 거니

그냥 자기가 담아서 나눠주겠단다.

괜히 재미로, 혹은 욕심나서 사는 짓 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그래도 한 집 멸치 뚱뚱하던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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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배도 가능한 멸치젓은 보통 큰플라스틱 양동이 하나가득 4만원이다.

거기에 택배비와 들통값을 치면 5만원이다.

모두 똑같고 천일염으로 절인다.

어느 집 할 것 없이 다 택배 가능하고 서울서도 주문이 가능하다.

인터넷에 기장멸치치면 주루룩 나올 것이다.

아주 쉬운 건 젓갈담기인데 그냥 천일염과 멸치를 잘 섞어서

통에 넣으면 된다.

굳이 장독에 넣지 않아도 그냥 두면 12월에 김장떄 쓸 수 있단다.

갈치와 다른 생선들도 파는데 갈치는 냉동갈치를 녹여서 팔기도 하고

생물도 있는데 모르는 사람들은 냉동도 생물이라 생각한다.

가지미는 포항가자미와 참가자미가 있는데 나도 말린 참가자미

만원어치 샀다.

살이 퍼석한 포항가자미에 비해 참가지미는 살이 쪽쪽 일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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멸치회와 멸치찌개를 배불리 먹고빨리 서둘러야 했던 건

서울로 오는 길에 시부모님 묘소에 들렀다 오기로 한 스케쥴 때문이다.

동백이 촘촘히 박힌 나무들로 둘로쌓인 묘소는 한적했다.

언제 이 세상의 번잡함속에 있었나 싶게 여유롭게 누운 두 분을 보니

정말삶이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나 사는동안 아득바득하게

살 필요없다는 맘이 절로 인다.

묘소 주변으로 쑥향이 가득하다.

사방에 쑥이 탐스럽게 자라있다.

햇살을 받은 나무들은 건강하게 반짝거린다.

소주를 한잔 올리고 절을 하니 기분이 묘하다.

늘 남편이 산소를 잘 찾아서 우두커니 따라만 왔는데

오늘은 위치가 눈에 쏙 들어온다.

어떻게 될지 모르니 위치를 정확히 알아둬야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우리도 어찌될지 모르는 나이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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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데레사

    2010년 4월 25일 at 11:37 오후

    나도 수산시장에 가봐야 겠어요.
    집에서 길만 건너면 안양농수산시장이거든요.

    부산에서 오래 살아서 멸치젓 담그기는 나도 선수인데요.
    ㅎㅎ

       

  2. 김진아

    2010년 4월 26일 at 1:35 오전

    성당에서 5월에 수확되는 천일염을 주문했어요. 이사갈준비하느라,
    무겁고, 오래 놓아두어야 하는것들을 안하려 하는데..
    소금만은 이때 아니면 제대로된 천일염을 구하지 못할것 같아서요.

    남편도 고혈압 치료 이제 제대로 들어가고, 어느정도 혈압이 낮아지면
    틀니도 맞추기로 했구요.

    어제 티브이에 보니, 기장멸치 가장 큰것으로 포항에서 멸치과메기로 만드는
    것을 보여주더군요. 아, 보는 것만으로 침이 꿀꺽~~

    여기서도 부산의 싱싱함이 그대로 전해지는 사진에..
    리사님의 고스톱 이야기에 베인 정있는 모습들이,
    너무너무 부럽고 참 좋습니다.

    갈매기 사진 보니까요…훌쩍 어디로든 떠나고 싶은 마음이예요. ㅎ

    늘, 감사합니다. *^^*   

  3. douky

    2010년 4월 26일 at 1:57 오전

    에너자이저, 리사님~~

    지난 주 리사님 해남, 강진쪽으로 여행하실 때 저는 순천, 여수 쪽에 있었더라구요…
    주말에 저는 집에서 푹 쉬었어야 했는데
    리사님은 기장에 다녀오셨네요… 역시~~

    저희 어머니께서도 사는 젓갈은 못 드시겠다고
    아직까지 직접 멸치젓 담그시는데
    그걸 전수 받아야하나 말아야하나 고민 중이랍니다.
    액젓으로 달일 때 냄새가 장난 아니거든요… 에휴…   

  4. 지안(智安)

    2010년 4월 26일 at 2:06 오전

    멸치젓은 엔쵸비와는 엄연히 다른 특별한 짭쪼릅한 맛이죠.
    젊어 한땐 멸치젓 갈치젓 다~ 담궛더랫죠.
    갈치젓 넣은 김치 정말 맛있어요.
    아~ 옛날이여~
    리사님은 담지 마세요.
    언니네꺼 있자나요?   

  5. Lisa♡

    2010년 4월 26일 at 10:26 오전

    데레사님.

    김장 직접하세요?

    식구도 없잖아요.

    그래도 담고 싶으시죠?   

  6. Lisa♡

    2010년 4월 26일 at 10:27 오전

    진아님.

    남편 분 고혈압 낮추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이치료 들어가는군요.

    에고..사방에 걱정입니다.   

  7. Lisa♡

    2010년 4월 26일 at 10:28 오전

    덕희님.

    특별한 비법이 있나요?

    멸치젓갈은 그냥 천일염에 버무려서
    그냥 장독에 넣어두기만해도 된다던데요.

    순천, 여수요?
    아..순천만 가고싶네요.   

  8. Lisa♡

    2010년 4월 26일 at 10:29 오전

    지안님.

    저도 어쩌다 갈치순태로 김장을 했는데
    기가 막히게 맛이나서 우리동네 아저씨들이
    나에게 김치담는 법을 배우라고 할 정도였지요.
    잘 담근 갈치순태젓갈 열가지 젓갈 안부럽다.
    맞죠?   

  9. 화창

    2010년 4월 26일 at 12:16 오후

    요기 갈매기들도 멸치털 때 금밖으로 떨어져 나간 멸치 줏어먹으려고 서성대나요?   

  10. Lisa♡

    2010년 4월 26일 at 12:36 오후

    그런 거 같아요.^^*   

  11. 이영혜

    2010년 4월 28일 at 1:17 오전

    심심하면 가는 기장 대변…
    멸치털이하는 장면을 보면 사는 맛을 느끼지요.
    리사 님은 통멸치 못먹으면 부산 사람 아니네요~~^^
    멸치젓갈 못담아 아쉬워하는 저 뒤태 보소…ㅎㅎㅎ
       

  12. Lisa♡

    2010년 4월 28일 at 2:14 오전

    영혜님.

    통멸치 젓갈 못먹어요…ㅎㅎ

    부산 사람 아닌가봐요.

    남편이 엄청 좋아하지요.

    사실 집 안이 부산이 아니라 나만 거기서 태어나다보니
    집 안은 거의 이북음식만을 고집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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