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로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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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Hurt Locker.

허트로커는 정신적, 육체적으로아무리 힘들어도 감내해야하는

고된 시간을 의미하는 군대용어라고 한다.

허트로커를 보는내내 관객도육체적, 정신적으로 너무나 고통스럽다.

영화가 끝나자 온 몸이 욱신거렸다.

완벽한 몰입을 주는 영화다.

초를 다투는 폭발물 해체반처럼 보는 이들도 그 현장에 마치 그대로

서있는 듯한 긴장감과 전율을 동시에 주는 특별한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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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은"The rush of battle is often a potent and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크리스 헷지스.

전쟁의 격렬함은 마약과 같아서 종종 빠져 나올 수 없도록 중독이 된다.

"War is drug"

라는 문구로 영화는 시작된다.

결국 마지막에도 중독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자기 자신이 잃을 것만 없다면 전쟁과 불구경만큼 재미난 것이 없다는 말이 있다.

버섯구름이 많은 인명을 살상해도 그 구름을 보며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사람도 있다.

죽음을 완벽함이라고 사의 찬미를 부르듯 죽음조차 능가하는 유혹이 전쟁터에 있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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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중사와 샌본이 사막에서 적과 대치 상황을 오래 지속하고 있을 때

차라리 그 장면은 길고 영원처럼 느껴지기도 하지만 너무나 장엄해서 비장감마저 든다.

그리고 미안하지만 정말 아름다움마저도 느껴지기까지 한다.

전쟁에서는 죽는 자와 죽이는 자가 있으며 누군가는 반드시 그 전쟁에 참가해야 한다.

그게 누가되든 마음이 아프긴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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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몸에 폭탄을 칭칭감은 이라크인.

핸드폰을 누르려고 하는 이라크인.

아이까지 인간폭탄으로 이용하는 그들.

누가 저항세력인지 모를 이라크인들을 보며

마음이 조마조마하지만, 한 편으로는 왜

내가 미국편이 되어 영화를 보고 있는지

이해가 안되었다.

왜 이라크인들이 다 무서워 보이고 미국군인들은

정의롭게 보이는지 습관이란 무섭다.

영화가 미국입장에서 찍었으니 그렇게 보였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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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바타를 누르고 아카데미를 휩쓴 캐서린 비글로우 여감독은 이렇게 거친

남자들의 세계를 잘 찍는 걸로 유명하다.

정말 놀랬다.

그리고 특수 초고속 카메라의 그 미세한부분까지 예술적으로 찍은 부분들은

정말 영화비가 아깝지 않을 정도였다.

튀는 모래알과 먼지에 이르기까지 세밀하게 다 보여진다.

이라크에서 영화찍기가 곤란해서 요르단에 찍었단다.

단역들은 이라크 난민들 중에 뽑아서 이라크인들 역에는 이라크인들을 기용했다고 한다.

영화와 현실이 구분되지 않는 다큐멘터리를 보는 느낌의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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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중사역의 제레미 레너는 인생이 바뀌어 버렸다.

한 편의 밀리터리 영화가 그를 세계적 스타로 만들어 버렸다.

기막힌 연기를 해냄으로 여러 개의 상을 휩쓸고 샘본역의 안소니 마키와는

앙상블상까지 받는 기염을 토했다.

전쟁영화에서는 주인공은 유명한 배우가 나와 거의 죽지 않는 게 정설인데

캐서린 감독은 과감하게 무명을 주연으로 하고 유명배우들인 가이 피어스나

랄프 파인즈를 조연으로 등장시켜 나오자마자 바로 죽게 만든다.

관객입장에서는 설마 하다가 금방 죽는 그들을 보고 놀랬다고나 할까.

아무튼 시종일관 긴장의 연속으로 숨죽이게 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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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OD 폭탄제거반은 제거작업을 하는 메인과

양 옆에서 메인 제거자를 엄호하는 두 명이 한 조이다.

25Kg의 폭탄을 지기도 하고 50Kg의 방호복을 입고

폭탄을 해체하는 일은 매 번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다.

캐서린 감독은 이 연기를 위해 실제 EOD에 배우들을 6개월 간

실제 상황처럼 제거연습을 시키고 폭탄을 갖고 폭파연습까지

시켰다고 한다.

영화에서도 실제 폭발장면과 똑같이 하느라 실제 폭발물을 사용했다고 한다.

요르단의 찌는 날씨 속에서 배우들이 엄청나게 고생했음은 말할 것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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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막 장면이 개인적으로 기억에 남는다.

뭐라 딱히 짧게 표현하기 힘든 장면이다.

영원과도 같던 그 시간.

허트로커를 더욱 빛나게 하는 장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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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Comments

  1. Hansa

    2010년 4월 27일 at 1:05 오전

    리뷰 읽으며 괜히 가슴에 힘이 들어갑니다..
    저는 안볼 듯.. 보며 힘드는 영화는 잘 안봅니다.
    저는 진실 또는 현실이 두렵답니다. 하하

       

  2. Lisa♡

    2010년 4월 27일 at 8:45 오전

    한사님.

    정말 이해합니다.

    저도 그런 주의인데
    나도 모르게 그만 봤지 뭡니까…ㅎㅎ   

  3. 네잎클로버

    2010년 4월 29일 at 3:20 오후

    정말 영화를 보는내내 참 힘들었어요..;;

    관객 역시 전쟁의 한가운데 들어와있는 듯한
    무서운 현실감과 긴장감이 무겁게 느껴졌고요.

    이 영화에 대해 말하고싶었던 느낌들을
    빠짐없이 멋지게 리뷰로 풀어주셔서
    또 다시 영화의 장면장면들이 또렷이 되살아납니다..   

  4. Lisa♡

    2010년 4월 29일 at 10:10 오후

    네잎클로버님.

    아직도 생각하면 무거워요.
    어깨까지 무거워지구요.

    이런 전쟁이 아직도 진행되고
    있다는 현실이 너무 슬프고 무섭죠?   

  5. 테러

    2010년 5월 2일 at 7:42 오전

    저는 보면서 힘이 들 지는 않았는데…ㅎㅎ
    <아바타>가 정말 힘들었죠.. 뛰쳐나가버리고 싶은 충동…ㅋ

    <허트로커>는 올해 본 영화 중에 최고였어요.. 그간의 전쟁영화 중에서도 최고…
       

  6. Lisa♡

    2010년 5월 2일 at 11:16 오전

    테러님.

    영화 볼 줄 아시네요.

    여자와 남자의 차이?
    얼마나 불안했는데….
    긴장, 초조..가 계속 되었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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