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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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알을 두고 나갔다.

핸드폰없는 생활이 요즘 어디 생활인가?

식상된 말이지만 편하기도 했고 불편하기도했다.

오후 5시에 청담동에서 약속이 있었다.

그 약속의 변경이 없기를 바라는 마음이 간절했으며 다행이었다.

늦게 들어온 집에서 고이 기다리던 핸드폰에는 16통의 전화와

5-6개의 문자가 와있었다.

16통 중에는 같은 사람이 6통을한 흔적이..

많이 갑갑했나보다.

차를 갖고 나가거나 집 근처에서 알게 되면 가끔돌아오기도하는데

차를 두고 나갔거니와 이미 강남에 가서야 알게 되었다.

재미있는 것은 저녁을 같이 먹자는 각기 다른 전화가 4사람에게서

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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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의약속에다 근사한 곳에 가서 저녁을 하자는 제의에

나름대로 신경을 쓰고나간다는 것이 짧고 얇은 실크의 짧은 치마에

가슴께가 푹 파인 원피스를 입고 나갔다.

다행한 건 자켓을 입었으며 머플러를 하고 나갔다는 것이다.

J는 늘 가슴이 완전 파진 옷을 입고 다닌다.

며칠 전 누군가도 가슴이 드러나는 옷을 입었는데 그런대로 시원해 보인 것이 사단이다.

종일 어서 빨리 집으로 가고 싶었다.

차도 없이 걸어야 하고 지하철을 타야했으며 심지어는 계단을 ..

바람은 왜그리 나한테만 부는 것 같던지..

파진 웃도 체질이 아니고, 더구나 무다리에 짧은 치마는 끔찍했다.

간지가 쫘악 나는 스키니한 바지를 아래에 입었어야 하는건데.

부끄럽기도 하고 신경쓰여서 종일 노심초사로 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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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이 아는 매니저가 이탈리아 식당으로 옮겼으니 가서 팔아주잔다.

그려~~그려~~ 가고보니 나도 아는 매니저다.

36살인데 결혼도 않고 그래서인지 살도 너무 빠져있다.

요즘 아가씨들은 어지간하면 35살은 기본으로넘어있다.

나같으면 불안해서 아마 죽었을지도 모르겠다.

이탈리안 식당은 압구정골목의 3-4층 두 층을 쓰고 있는데

전면이 유리로 된 비슷비슷한 이태리식 이름을 가졌다.

ILL P…..

들어서는 순간 우리는 여기는 아닌 걸..했다.

장식도 흉내낸 이탈리아식 가구에 어딘지 엉성하고 빈 느낌.

음식은 그런대로 맛있지만 썩 특별한 건 아니었다.

싫다는 내 의사를 무시하고 스테이크를 시켰으니..

꺼지지 않는 포만감은 하루를 자고나도 그대로다.

모던한 것이 돈이 더 들고, 더 세련된 건 안다.

그래도 로만틱풍은 다른 것도 받쳐줘야 어울리지 여간해서

마음에 들기 힘든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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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관계에서 가장 친화력이 많이 생기는 순서는 일순위가

같이 식사를 하는 것이란다.

식사를 같이 한 사람과 한 번도 식사를 같이 하지 않은 사람과는

그 관계가 완전히 다르다고 한다.

그리고보니 식사를 같이 한 번도 안한 사람과는 늘 사무적이긴 하다.

함꼐 즐거운 식사를 하면서자신과 타인의 동질성을 부여함으로써

편해지고 같이 맛을 음미했다는일종의 공모의식이 생기는 것이다.

세익스피어가좋은소화가 식욕에 시중을 들고, 건강은 뇌의 시중을 든다고 했다.

좋은 식사란 그만큼 인생에서 중요한 것이다.

여기서 좋은 식사란 즐거운 식탁을 의미한다.

즐거운 식탁이란 품질이 좋은 맛나는 음식도 있겠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와 같이 먹느냐와 어떠한 대화를 하느냐에 있다.

오늘 밤 즐거운 식탁에서 즐거운 식사를 함께 하시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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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 Comments

  1. 광혀니꺼

    2010년 5월 12일 at 1:03 오전

    밥 먹는 일…

    저두
    첨이 힘들어요.
    처음 같이 밥 먹는다는것…에효~

       

  2. 김삿갓

    2010년 5월 12일 at 1:46 오전

    아마 인간의 본능적인 걸 (잎을 쩍/쪽 벌리고 우물우물/오물오물 그러다 꿀떡 넘기는)
    같이 허물없이 공감대를 형성 하면서 나누는…. 그런 이유가 아닐까 생각 해봅니다.ㅋ

    정말 예전엔 어찌 살았는지 모르겠어요. 20여년 전 만 해도 전화기 없이 잘도 다녔는데…

    즐거운 하루되시고… 좋은 시간 갖으세요. 구~우벅! ^__________^   

  3. 밤과꿈

    2010년 5월 12일 at 1:53 오전

    총알~하면 돈(현금)으로만 알고 있었는데
    요즘엔 헨드폰이 총알이로군요^^*

    첨엔 돈이라고 생각했다가 아! 카드로 바뀌었지~했는데도
    역시나…..

    그래도 리사님 글에 나타나는 ‘간지’라든가 ‘스키니한’이란 말은
    알아들을 수 있어 다행입니다~ㅋ

    즐거운 식탁을 함께 제안해도 될까요???히힛   

  4. Lisa♡

    2010년 5월 12일 at 1:57 오전

    광여사.

    난 밥 먹는 거 하나도 안 힘들어.

    빼는 게 힘들지..큰일이야.

    배둘레햄이 갈수록….안먹는 방법 연구.   

  5. Lisa♡

    2010년 5월 12일 at 1:57 오전

    삿갓님.

    식사나 한 번 하시죠?

    이 말은 저랑 친하게 지냅시다?

    그렇게 봐도 무방하네요..

    거의 빈 말처럼 되었지만.   

  6. Lisa♡

    2010년 5월 12일 at 1:58 오전

    밤꿈님.

    그래..저팔계는 어찌 다 나았어요?
    저는 제자리로…

    제게는 돈은 금총알, 카드는 은총알, 핸드폰은 무기총알.
    즐거운 식탁으로 초대하고 싶네요.   

  7. 바위섬

    2010년 5월 12일 at 2:24 오전

    저두 첨엔 총알이라해서 현찰인 줄 알았는데…
    바로 아래에 핸드폰이라구 해서 아하! 하고
    바로 알아차렸어요 …밤꿈님은 센스가 좀 느리신 편이네요^^

    간지는 뭐고 스키니는 뭔 말인지 모르지만^^

    즐거운 식사자리 함께 할 수있는 영광(?)을 앙망하나이다   

  8. Lisa♡

    2010년 5월 12일 at 8:41 오전

    바위섬님.

    간지랑 스키니를 모른단 말입니까?

    교육 좀 시켜야겠네요.

    영광을 앙망하신다니 …. 놀래요~~   

  9. shlee

    2010년 5월 13일 at 6:13 오전

    꽃 이쁘다.
    이름은 뭘까?
    사진 간지난다…..
    바위섬님도
    쫄바지는 알겠죠?
    ^^

       

  10. Lisa♡

    2010년 5월 13일 at 6:31 오전

    개미취?

    바위섬님을 당장 접선해서
    쫄바지부터 스렛빠랑 간지랑
    엣지랑 그키니를 몽조리 다 주입시킬까?   

  11. shlee

    2010년 5월 13일 at 10:17 오전

    개미취???
    어울리지 않는 웃기는 이름~
    ^^   

  12. Lisa♡

    2010년 5월 13일 at 11:16 오전

    맞나?

    암튼 비슷한 이름이예요..

    저도 그렇게 생각했더랬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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