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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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상수감독.

그의 영화를 좋아한다.

신작이 나온다고 하면 기다려지는 감독 중에 한 사람이다.

그의 영화는 어깨를 특치는 맛이 있다.

아무도 모르겠지 하고 한 거짓말이 부끄럽게 들키지만

왠지 통쾌하고속 편한 그런 맛이 난다.

그래, 그의 영화는 맛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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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계산의 막걸리 집에서 캐나다로 떠나기 전 엄마를 보러 통영으로 내려갔다 온 김상경과

여름휴가동안 애인과 통영에서 지내고 온 그들의 통영 이야기가 안주로 오른다.

그래우리 좋은 이야기만 하자.

한 모금에 한 가지씩 말하기–

너부터 해–

그럴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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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부터’하하하’라고 웃기보다

키들거리며 웃게되다가 결국 ‘하하하’ 하고 웃게되는 영화다.

그들만의 세상에서 그들만의 이야기가 펼쳐지지만 결국 우리들의

이야기이고 바로 내 옆에서 간지럽게 일어나는 이야기다.

큭큭…후후후…킥킥….하하하.

재밌다.

캐릭터에 대한 그의 시선과 표현법의 노하우를 따를 자가 없다.

그와 만나 막걸리를 마시며 대화를 한다면 그는 무슨 말을 할까?

아마 말없이 상대의 캐릭터를 관찰하고 탐구하고 있을까?

늘 자연스럽게 물 흐르듯 그냥 어제 이야기를 오늘 할 뿐~~

그런 인물들을 등장시키면서 은근한 페이소스를 준다.

과장되지 않은 몸짓과 오버하지 않는 연기가 그의 영화에 나오는

배우들의 특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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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늘하고 버벅거리게 나오는 김상경.

똑부러지지만인간적인 면을 갖춘 특이한 캐릭터 문소리.

그녀는 헤어지는 남자에게 한 번 업어주고 헤어지겠다고 한다.

너무 웃기고 특별했다.

강단있어 보이지만 귀엽고 무능한 캐릭터, 시인인 김강우.

우울증 약을 복용하지만 늘 웃고있는 유준상.

그의 애인으로 나오는 조금은 생각이 없어 보이는 전형적인 일반여자 예지원.

나름대로 삶에 철학이 깃든 복국집 주인 아줌마 윤여정.

그저맑..간 김민선(참 소고기 파동 이후 그녀 이름이 김규리로)

이들의 관계 이야기다.

하하하….생각만해도 웃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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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영의 그 어수선한 앞바다를 배경으로

누비집과 동피랑 골목과 중앙시장…등이 나온다.

나폴리 모텔이 그 가운데 있다는 걸 영화를 보고 알았다.

통영은 근래에 3번 정도 가다보니 눈에 바로 드는데

가서 보면서도 잘 몰랐던…하하하…

이순신장군의 세빙관을 가보지 않고 올라왔는데 후회된다.

통영가시는 분들 거기 꼭 가봐야 할 것 같다.

한산도에 가시면..

문소리는 그 세빙관에서 문화도우미를 하는 직업을 갖고 있다.

그녀의 자연스러운 경상도 억양이 사랑스럽다.

몸매도 정말 이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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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서 거론되는 직업인

교수와 시인이 참 하릴없어 보인다.

흔히 우리 주변에서 사장님이라고 부르는 호칭과 별반

다를 것이 없어 보인다.

특히 교수라는 직업에..

순대를 못먹는 남자 유준상.

아직 나이값을 못하는 운동권 대학생같다.

힘들어하면서 대책이 없는 남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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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욕이 안 생기면서 여자는 만나고 같이 자고

그러면서도 사랑한다는 말은 여태 한 번도 한 적 없는 남자.

늘 시를 쓴다는 그는 상대방이 하는 말마다 그 말 속에 실체를

찾아봤냐고 따진다.

껍데기가 아닌 본질을 볼 수 있냐며 ..

본질을 본다는 것이 무엇인지도 모르면서 혼자 시니컬하다.

여기서는 애타는 사랑도, 너 아니면 죽고 못산다는 사랑도 없다.

그저 밍밍하게 그러나 절대 싱겁지만은 않은 그런 이야기다.

재밌다, 다시 한 번!!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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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Comments

  1. Hansa

    2010년 5월 18일 at 1:02 오전

    얼마전 케이블TV에서본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런대로 재미있더군요.
    사람들 내면에 대한 관찰력이 뛰어난 감독인가 봅니다.

       

  2. 로빈

    2010년 5월 18일 at 4:28 오전

    영화소개하는 프로에서 잠깐 보니까
    예전 홍상수 영화였던 ‘생활의 발견’하고 비슷한 느낌이 나더군요.
    그래서 좀 망설이고 있습니다.   

  3. 풀벌레

    2010년 5월 18일 at 7:23 오전

    소개글을 읽으면서 ‘이 영화 보고 싶다’
    이런 생각을 했는데, 갑자기 김민선이가 나온다고 하니,
    정 떨어졌습니다.
       

  4. 지안(智安)

    2010년 5월 18일 at 7:54 오전

    홍상수 감독 영화 특별하죠.
    재밋을거 가튼데..
    생활의 발견하고 닮은것도 같네요.
    크게 웃지 못하는 요즘 정말 욱겨 주나요?하하하   

  5. Lisa♡

    2010년 5월 18일 at 8:09 오전

    한사님.

    잘 알지도 못하면서
    정말 재미있었어요.
    이것보다 조금 더 …
    홍상수감독만의 특유의
    유우머요.   

  6. Lisa♡

    2010년 5월 18일 at 8:09 오전

    로빈님.

    비슷해요…

    그래도 보세요..하하하…

    아하하하…아하하하…합니다.   

  7. Lisa♡

    2010년 5월 18일 at 8:10 오전

    풀벌레님.

    그 여자 아직 어리고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한 실수일 겁니다.
    여기서는
    아주 조금만 나와요.
    조연 중에 조연으로…   

  8. Lisa♡

    2010년 5월 18일 at 8:10 오전

    지안님.

    욱겨줍니다.

    똑소리나는 아줌마!!
    지안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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