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곡밥에
김치와 빈대떡을 조그맣게 만들어 넣고
불고기와 상추, 된장, 풋고추를 준비했다.
질좋은 국물멸치를 머리와 내장을 갈라내고
초고추장에 조물조물 묻혀서 새콤하게 한 것
홍합을 간장과 꿀을 넣고 은근히 조린 것을 함께
넣었다.
과일은 귤…
도시락이 주는 만족감은 의외로 크다.
일산에서 왔다는 관광버스 단체팀은 정말 시끄러웠다.
야호~ 하질 않나
누구씨를 연방 부르질 않나..
20대 목소리도 아니고 50이 넘은 여자가 막된 목소리로
일행을 부르며 정신을 어지럽혔다.
미간이 절로 찌푸려졌다.
빨리와요~~빨리와요~~하며 마구 내지르는 소리를
들으며 올라간다는 거 고역이었다.
예쁘고 앙증맞은 한국다람쥐도 아마 놀랬을 거다.
같은 인간인 나도 듣기 거북한데 말야.
내가 결국 못참고 대장으로 보이는 아저씨에게 일행들
야호~~라는 소리는 안지르면 좋겠다고 말했다.
웃는다.
혼자 뒤떨어져서 걸어가니까 나혼자 왔냐 묻는다.
일행들은 먼저 갔다고 하니 날 한심하다는 듯…본다.
아름다운 도보여행이라는 카페 이야기를 L교수가 한다.
우연히 알게 된 카페인데 30대들이 주축이란다.
거기에 가입해서 요즘 걷기운동하고 있단다.
여기저기 답사한 후 방장이 안내하는 모양이다.
젊은이들이 그렇게 앞장서서 건강하게 산다니 좋다.
지리산 둘레길도 가고, 우이령길도 .. 서울성곽걷기도 한단다.
어딜가나 걷기운동이 한창이다.
등산도 붐이고, 걷기도 붐이다.
몸만들기도 유행이고 우리나라 유행나라.
좋은 유행은 권장해도 되지않을까?
이러다 산티아고까지 가나…가야하나…갈까…
저녁 후 피곤해서 쉬려는데 K샘이 전화다.
걷잖다.
동네 고등학교 운동장을 몇바퀴 돌잔다.
몸이 건강하지 못한 그녀의 청을 거절하기 힘들다.
우리동네 아카시아 향에 가득 차 있다.
라일락에 뒤이어 아카시아가 극성이다.
소나무 숲에서 내뿜는 피톤치드가 거기에 향을 더한다.
걷는데 기분이 좋아지는 건 좋은 향 탓일까?
걸어서 거기까지 갔다가 7바퀴를 돌고 걸어서 집으로 오니
제법 운동했다는 노곤함이 몰려온다.
오늘 읽은 책 중에 우리가 보는 별과 태양이 과거의 것이라는
글이 가슴에 남는다.
우리에게 오기까지 그만큼 시간을 거쳐서 오기에 우리는 그 빛을
뒤에 시간이 흐르고야 본다는 것이다.
데레사
2010년 5월 19일 at 2:31 오후
서리산의 철쭉이 아직은 이른가 봅니다. 많이는 안 피었나 봐요.
서리산을 거쳐서 축령산 까지… 그 코스를 나도 좋아해서 봄이되면
꼭 갔었는데 지금은 힘들것 같아요.
도시락 밥 나도 먹고싶어요.
Lisa♡
2010년 5월 19일 at 2:50 오후
데레사님.
거의 다 피었구요..
진 것도 많아요.
안 핀 것도 많구요.
도시락요?
같이 한 번 먹어요.
제가 준비해도 되구요.
이러다 도시락 전도사될라…ㅎㅎ
맛있어 보이죠?
김진아
2010년 5월 19일 at 3:10 오후
치아가 좋질 않으니, 남편의 도시락 반찬은 거의 물렁이예요 ㅎ
두부한쪽만 구워서 조물조물 양념된 김과 함께 놓고..
새송이버섯을 매콤간장에 약간 조리고,
저렇게 홍합도 조려주고 싶은데..그마저도 씹기가 영 불편하다고 해요.
그나마 풋고추나 야채쌈은 괜찮아서 요즘 부지런히 작은 통에 담아둡니다.
산 위에서 ,아님 중간이건 어디에서..
도시락 먹는 기분 진짜 좋은데, 리사님표 도시락 이야기도 재밌습니다. ㅎㅎ
사진으로도 마치 산에 오른 기분입니다.
…
오공
2010년 5월 19일 at 9:50 오후
아니 ,광년에 대한 이해를 이제사 하다니…
엘렉트라콤플렉스는 잘 기억하면서
과학적 교양은 뒤떨어지는 리사님
음~~분명,어릴 적에 아빠가 소년중앙 안 사주신 게 분명해..ㅎㅎㅎ
Lisa♡
2010년 5월 19일 at 10:16 오후
진아님.
그렇게 치아가 안좋으시군요.
그 정도면 안되는데…저 홍합 그렇게
딱딱한 거 아닌데..
어서 방안을 찾으셔야겠어요.
지나치게 부드러운 음식만 먹으면
되려 나빠지는데…
Lisa♡
2010년 5월 19일 at 10:17 오후
오공님.
크크크…….
나 소년중앙을 거의 몇 년 구독한 아기야요.
그런데 자꾸 까먹다가 다시 기억한다니까..
왜 그렇게 새롭게 다가오는지…그게 마치 시처럼…
느낌이…광년이라니까 발음이 ~~웃기다.
바위섬
2010년 5월 20일 at 12:19 오전
800고지나 되는 산 두개를 연거푸 등반하시다니…
정말 놀랬습니다..
히말라야 8천미터이상14좌 완등한 여성 산악인 오은선씨보다 훌륭하십니다
근데 증거자료인 사진이 없어서 믿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ㅋㅋㅋ
도시락 정말 먹음직스럽네요..
언제쯤 저런 일품 도시락을 먹을 수 있으려나??
Hansa
2010년 5월 20일 at 12:45 오전
도시락, 산행, 맑은 산, 공기.
좋으셨겠어요. 리사님 하하
이나경
2010년 5월 20일 at 1:09 오전
아주 보람있는 하루를 보내셨네요. 저도 아침 산길을 걸었습니다. 다행히 집이 워낙 산속에 있어서 때로는 산간지방에 사는 기분도 들어서 남들이 부러워하지요. 우리 동네 이야기 같습니다. 이쁩니다.
Lisa♡
2010년 5월 20일 at 1:28 오전
바위섬님.
800 이라고는 하지만 실제로 많이 올라 간 자리에
주차장이 있고해서 거의 600 정도이고, 서리산은
축령산 내려오면서 올라가면 조금만 올라가면 됩니다.
약 200미터 정도만 오르며 정상과 연결되지요.
서리산은 그다지 올랐다고 보기엔…..그래도 4시간 이상이니
꽤 한 거죠?
믿거나 말거나..라니라니….혹시 저보시게 되면 조심하세요.
ㅎㅎㅎ
도시락 먹고싶죠?
조심하세요—–
Lisa♡
2010년 5월 20일 at 1:29 오전
한사님.
좋은 환경이지요.
숲과 가까이 살고
아름다운 산에 갈 수 있음은..
두륜산에 한 번 오르려구요.
잊혀지질 않네요.
그 광경이…산이 저력도 있어뵈고.
Lisa♡
2010년 5월 20일 at 1:30 오전
나경님.
요즘 좋은 글 잘 읽고 있습니다.
산속에 집이 있다구요?
좋겠습니다.
축복받은 일이지요, 거기서 따님 말처럼
산책도 하고 꾸준히 걸으면 일석이조…ㅎㅎ
벤조
2010년 5월 20일 at 3:01 오전
저렇게 푸짐한 도시락을 먹고나면…
산 속에 화장실은 잘 되어있능가요? 휴지도 있고?
밤과꿈
2010년 5월 20일 at 3:31 오전
좋은 곳엘 다녀오셨군요^^*
저도 어제 8명의 아그들과 함께 삼성산엘 다녀왔습니다~
처음 산행이 대부분인 초짜들을 이끌고 바윗길을 다녀왔더니
몸은 고단해도 마음은 활짝 개었답니다~ㅎ
산행만큼 좋은 건강관리는 없을 듯하니
많이 걷고 또 걷고 날씬해지시길….히힛
슈카
2010년 5월 20일 at 4:10 오전
저도 저 도시락 까먹고^^ 싶어요~
글과 사진에서 건강함이 느껴지는 것 같아요.
멸치를 새콤달콤에게 무쳐서도 먹는다니 한 번 시도해봐야겠어요^^
꿈꾸는 아이
2010년 5월 20일 at 6:24 오전
5월에산 너무 좋읍니다.
맛있게 차린 산도시락을 보니까 몇년전 생각이 나네요..
몇년전 이맘때 선배님이 같이 가자고 해서 시장에서 장사하시는분들 따라갔는데..
혼 많이 났읍니다.
원주 치악산을 갔는데 산은 그럭저럭 탔는데..
나는 평소 아침을 먹지 않는데 새벽 6시 버스 타자마자 음식을 주는데
먹지 않을수도 없고 억지로 먹고 나니까..
떡집 사장님 찬조 입니다..하고 떡을 돌리고
조금 있으면 과일가게 에서 찬조 입니다 하고 방울토마토….
하여간 산에 오르기도 전에 내배가 산만해 지더라니까요..
우리나라 아줌마들 체력 하나는 끝내 줍디다.
치악산이 꽤 높은데 피곤할낀데 돌아오는 버스안에서는 정말 정열적으로 노시데요..ㅎㅎ
돌아올때는 시레기국에 생선회 까지 먹는것은 배가 터질정도록 먹었읍니다.
2만원 회비내고 5만원어치 먹은것 같았읍니다.
내일은 가까이 있는산에 올라 소박한 도시락이 먹고 싶어지네요..
산에서 먹는 산도시락..꼭 모내기 할때 논둑에서 먹는 새참맛 같은 도시락..
Lisa♡
2010년 5월 20일 at 8:38 오전
벤조님.
화장실 잘 되어있구요.
어딜가나..
올라갈 때 한 번 내려올 때
한 번이면 족하지요…ㅎㅎ
…..나이들면 화장실 자주간다던데
어딜가나 화장실 때문에 늘 차가 서잖아요.
여행갈 때 말입니다.
Lisa♡
2010년 5월 20일 at 8:39 오전
밤과꿈님.
알았어요..제가 좀 빼야해요.
꼬옥~~기필코~~근데 먹는 걸
좋아해서 빠질래나?
삼성산요?
저기 시흥 쪽에 있나요?
Lisa♡
2010년 5월 20일 at 8:40 오전
슈카님.
멸치를 맛있는 초장에 청양고추 넣고 버무려보세요.
그런데로 괜찮아요.
Lisa♡
2010년 5월 20일 at 8:41 오전
꿈아님.
먹다가 볼 일 다봣겠네요.
그런 재미로 가는 이들도 있구요.
그렇게 미리 많이 드시면 산에
오를 때 힘든데…
시래기국에 회꺼정…ㅋㅋ
정말 논에서 일하다 새참먹는 기분이지요.
오현기
2010년 5월 20일 at 10:37 오전
음… 멋지시네요. 저도 한적한 고향땅을 밟고 있으니 마음이 이래 편안할 수 없어요.
Lisa♡
2010년 5월 20일 at 12:45 오후
현기님.
그렇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