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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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다구리가 종일 나무를 찍어대고

꿩은 잊을만하면 ‘꿩~~꿩~~’ 거린다.

저녁엔 뻐꾸기가 은은하게 여운을 남기기도 한 날이다.

산에서 만난 하얀 개는 이누이트족의 썰매를 끄는 종류라는데

이름을 모르겠다.

조카가 우연히 본 김훈의 ‘개’에 반했다고 전화가 왔다.

개의 눈으로 본 인간세상을 적나라하게 어쩌면 그렇게 표현을 했는지

반했다면서 김훈의 모든 소설을 다 읽고 싶다고 한다.

개를 사랑하는 아이답다.

길은 아카시아향수를 쏟아놓은 듯 코를 찌르는 향기에 아찔하다.

뒤에서 또박거리는 구둣소리에 돌아보고 눈이 마주친 여자를

모른 척하고 다시 돌아서 걸어온 길이 찝찝하다.

요사인 아는 사람과도 말을 피하고 싶을 경우가 종종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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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네—

저희 교수님께서 저희학교 졸업패션쇼에 VIP로 모시겠다시는데

초청장 보낼 주소 좀 알려주시겠어요?

네—

패션쇼.

참 오랜만이다.

친구가 교수로 있으니 이런 일도 있구나 싶다.

사실 패션쇼에 오라면 신경쓰인다.

입고 갈 옷이 유행에 맞나? 이 정도면 꿀리지 않나? 싶어서다.

언젠가 샤넬패션쇼에 갔을 때 나만 제외하고는 전부 샤넬옷을

입고 나온 것 같아 내 옷이 왠지 어색했던 적 있다.

신경 안쓰는 척 하지만 속으로 신경쓰이기는 한다.

모신다는 것도 거추장스럽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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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이엄마가 어젯밤 아이일로 남편과 다투었단다.

다툴 때는 같이 맞장구를 쳐야 하는데 남편되는 분이

말없이 방에 들어가서 자버리더란다.

속이 상하는지 눈이 슬픈 표정이다.

ㅎㅎㅎ—그렇게 살기도 하고 저렇게 살기도 하니

그런 일에 그렇게 기분 상해하지 말라며 위로를 했다.

아이가 기대만큼 미치지 못하면 부모는 서로가 속이 상해

자기도 모르게 말이 엉뚱하게 배우자에게 곱게 나오질 않기도 한다.

알아서 잘 해주면 좋을텐데..아이들은 철이 없으니 어쩌나.

아이가 그렇게 게으르고 뭐라하면 인격적으로 대해달라고 한단다.

잠시후 그 남편에게서 전화가 왔다.

영화표 예매할까 묻는 모양..

싫다고 대답하는 그녀…귀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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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 커피를 잘 시키지 않는다.

뜨거운 커피를 좋아한다.

오늘 T/T에서 아이스 커피를 시키면서

에스프레소 아이스 커피없냐고 물었다.

그랬더니 농블랭 말하는 거냐고 묻는다.

몽블랑요? 몽블랭요? 하다가 결국 농블랭이라는

단어가 들린다.

농 블랭?

블랙이 아니라는 거야? 뭐야?

특히 아이스 커피는 좀 진한 맛이 나는 게 좋다.

라떼나 카푸치노는 거의 원하지 않는다.

난 블랙이 좋아~~

커피가게 밖으로 지나가는 사람들이 그린과 어우러지면서

평화롭게 보인다.

좋은 5월의 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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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Comments

  1. 김삿갓

    2010년 5월 20일 at 6:59 오후

    에~취!! 에~에취!! 크~응!! 아휴 사진이 너무 실물 처럼 나와서 사진 보고 알레르기
    증세가 나서 제취기 하며 댓글을 씀니다. ㅋ… 전에는 없었던 꽃가루 알레르기 증세가
    몇년전 부터 나오기 시작 이더니 올해는 비가 워낙 많이 왔어서 증세가 정말 심하네요.
    첨으로 약 까지 먹을 정도니… 늙어 가며 점점 몸의 기능이 약해져서 인지 생각지도 않은
    병들이 여기저기 나타나기 시작…

    썰매 끄는 개?? 아마 허스키 (시베리아 산 아님 알래스카 산) 아닐까요??

    저는 아이스 커피 (크림 안탄것) 을 선호 하는데 여름에는 하루 2 리터 가량 마십니다.
    ㅋ… 덕분에 쉬야는 한시간에 한번씩…

    좋은 시간 되세요. 구~우벅!! ^_________^    

  2. Lisa♡

    2010년 5월 20일 at 10:41 오후

    허스키는 자알 알고 있어요.
    이름이 바에리에인가 뭐 그런 이름이었어요.
    털이 무성하고 아주 순하게 생겼더군요.
    털만 만져도 깊이가 느껴지는 게 있죠.
    아주 예쁘더라구요.
    처음엔 혀가 까만 중국 개인줄 알았어요.
    털 때문에요..알레르기로 고생하시는군요.
    저도 요즘은 꽃가루 날리니 비염증세가
    생기긴 하더라구요.
    조심해야지요.
    아이스커피보다는 저는 핫 커피가 더 좋긴해요.   

  3. 빈추

    2010년 5월 21일 at 1:20 오전

    반찬 골고루 안먹는다고 가끔 잔소리를 하는데
    오히려 집사람은 냅두라고 합니다.
    야채 먹으면 죽는 줄 아는지 당췌 먹으려 하지 않는 놈도 있으니.ㅋㅋ
    애들이 어떤 이웃님 말씀대로 꼬물꼬물 하거든요.
    애들이 어린건지 제가 어린건지…그닥 늦둥이는 아닌데..ㅋ
    사진들을 은근히 중독성 있게 찍으십니다.

    선거운동 스피커에서 시끄럽게 떠들며 지나가네요.
    제대로 뽑아야 할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노래만 슈퍼맨들.   

  4. Lisa♡

    2010년 5월 21일 at 1:44 오전

    빈추님.

    여지껏 게임하고 있었어요.
    슬슬 나가봐야 할 듯…….
    아이들요?
    나중에 지가 알아서 합디다.
    빈추님이 어리시구나….조아라…

    사진요?
    괜찮습니까?   

  5. 고운새깔

    2010년 5월 21일 at 2:34 오전

    사진은 언제 찍으시고 도대체 몇장이나 저장하셨는지 디게 궁금하네요
    사진도 잘찍으시고 고운 푸른색이 영혼까지도 물들게 하는군요
    사진 모두 괜찮습니다    

  6. 빈추

    2010년 5월 21일 at 6:43 오전

    아니 무슨 게임을…
    저는 게임쪽에는 영~ 아니라서요.
    아이들, 다 알아서 하겠지만 편식이 심해서 비쩍 골았거든요.
    애들 외가쪽에 칠순이 넘으신 분이 있는데 아직 파를 못드신다고…
    그래서 닮으면 어쩔까 걱정이죠.

    제가 많이 어려요.ㅎ
    집사람이 알면 주먹이 날아 올테지만요.ㅋ
    노예근성이 발동해서 회사에 잠시 나왔는데 무지 덥네요.
    퇴근(?)해야겠습니다.
    사진, 괜찮고 말고요.

       

  7. Lisa♡

    2010년 5월 21일 at 7:48 오전

    고운새깔님.

    사진은 어딜가면 가끔 찍어두지요.
    늘 카메라를 갖고 다니기도 하구요.
    작은 디카요…
    간혹 큰 카메라갖고 나갈 때는 멀리갈 때요.
    저 사진은 집 근처 풀밭을 찍은 겁니다.
    낮은 자세로요….   

  8. Lisa♡

    2010년 5월 21일 at 7:51 오전

    빈추님.

    게임은 주로 일반적인 게임을 즐깁니다.
    저는 드라마보는 내내 게임을 즐깁니다.
    본래 갤러거를 좋아했거나 풍선터뜨리기를
    좋아했는데 요즘은 프리첼도 좋아해요.

    오늘도 근무?
    진짜 충실한 노예근성이군요.
    저는 오늘은 너무 더워서 널널하게 쉬구요.
    내일은 산을 갈거구요, 모레는 영화랑
    강북으로 나갈까 합니다.
    남편은 성곽걷기를 하자고 하고..오늘은
    남편이 약속이 있어서 아침엔 좀 한가했구요.   

  9. 김삿갓

    2010년 5월 21일 at 8:47 오후

    알레르기가 저는 털은 아니고 꽃가루가 조금 심한것 같아요. 특히 저희 동네에 있는
    조경 나무들은 정말 지독하죠. 그래서 집 주위 사람들 한테 잘 말하고 제 집을 포함
    주위에 있는 나무들을 제가 다 엔진 톱을 동원 하여 잘라 버렸는데… 예전 보단 덜
    하지만 그래도 멀리서 날아오는 가루 떄문에… 그 자른 나무를 말려서 Fireplace 에
    한번 떄봤는데 으~악!! 연기에서 나오던 향이 (비누 냄세 비슷) 얼마나 지독한지 몇칠
    동안 눈물 콧물을… 제법 큰 나무들 이라 장작이 제법 많이 있었는데 아까운 장작들을
    다 버렸죠.

    흐음 눈썰매 끄는 개 중 B 나 V 로 시작 하는것은 없는것 같은데…허스키 라 함은
    개 종자가 아니고 개 종류를 말하는거라 하는데 그 종류중 많은 믹스된 종자들이 있는
    거라 하더군요. 리사님의 말씀을 토대로 guestimate (Guess + Estimate) 을 하자면
    제가 한국식으로 시베리아 산 이라 했지만 영어 발음으로는 싸이 베어리안 이라 하죠.
    리사님이 얼뜻 들으신게 무슨 바에리에인 이시라 하셨으니 발음이 거의 일치 할수있다는
    개똥 철학을 함 펼쳐 봅니다. ㅋ ㅎ ^_________^

    커피 저는 어려서 부터 인스탄트를 먹어서 그런지… 지금도 인스탄트 커피를
    냉커피로 만들어 먹는걸 아주 좋아 합니다.

    좋은 주말 지네세요 리사님… 구~우벅!! ^________^    

  10. Lisa♡

    2010년 5월 22일 at 8:34 오전

    냉커피에 한해서는
    울남푠하고 똑같네요.

    베어리안 맞아요.
    ㅎㅎㅎ..허스키 종류군요.
    색만 다르지 비슷하게 생겼어요.
    좀 더 순하게..
    상식하나 추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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