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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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리포 수목원을 다녀왔다.

만리포 해변을 끼고 있는 수목원이라 더욱 빛났다.

상상했던 것보다는 크기가 작고, 귀한 식물들이 많았다.

애정이 듬뿍 담긴 수목원이라는 게 느껴졌다.

숙박실은 미리 예약하지 않으면 숙박이 되지않는다고 한다.

바다가 바로 앞인 한옥에서 자고싶다는데 모두 찬성했지만..

더운 날인데도 사진기를 둘러 맨 할아버지 사진동호회 회원들이

땀을 흘려가며 사진들을 찍고 있었다.

두어 바퀴 돌았나보다.

온 몸에 땀이 흥건해진다.

근처 홍성에 일도 있고 겸사겸사 갔는데 간 김에 안면도도 한바퀴 돌았다.

오래 전에 갔던 곳이라 기억이 가물거렸는데 안면도는

모래사장이 부드럽고 넓었으며 상당히 호감이 가는 바닷가였다.

근처의 아기자기한 펜션들이 즐비했고 여름맞을 준비로

움직이는 듯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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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지 해변은 일몰의 아름다움을 담으려는사진작가들로 늘 인기만점이다.

처음엔 모르고 갔고 지금은 꽃지를 알고 갔지만 일몰까지 기다리는 것도 만만치 않고

근처에 대기하기도 어중간해보여 발길을 돌렸다.

날씨가 좋아 일몰도 아주 근사할 것 같았지만 적당히 쉴 곳이나 마음에 드는 장소가 없다.

대부분 지저분하고 철없는 청소년들만이 떼지어 다니는 모양이 어째 불량해보인다.

한적하고 조용한 해변스러움은 없고 주로 붉고 꽉꽉 들어 찬 간판들만이 썰렁하다.

고급스러운 분위기까지 바라는 건 아니지만 자연적인 부분을그대로 두면 좋을텐데..

개발이라는 미명하에상대적으로 유기적인고리들이 다 떨어져 나가는 게 아닌가 싶다.

아무 기억도 나지않는 텅 빈 뇌를 갖고 비지스의 할리데이를 진하게 들으며

돌아서 오던 시골길들…오직 머릿속에는 오래된 추억의 노래들만이 더 기억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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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씨는 사람을 게으르게 한다.

여름의 한 부분을 살짝 건너뛰고 싶다.

정해진 일도, 하려고 메모해두었던 일들도 다 미루고싶다.

그저 그늘에 앉아 혹은 누워서 쉬고싶다.

어느 딸이 남자친구를 사귀는데 이 남자친구가 너무 바람둥이였다.

애가 탄 딸은 아빠에게 바람을 잠재우는 방법을 물었다.

그러자 아빠의 충고가 뒤따른다.

"그건 너네 엄마가 전문이란다. 경험이 많거든.."

대걔 나이가 먹고, 좀 살았다 싶은 나이가 되면

세상의 일에 거의 전문이 된다.

그게 정답이던 아니던 많은 경험에 따라 대충 수순이 나온다.

여름의 더위를 잘 피하는 방법도 나름대로 자기만의 방법이

있을 것이다.

갈수록 에어컨이 싫어지는 것도 그런 방법을 알아가는

과정이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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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가 말하길 1시나 2시에 자는데 왜이리 아침 잠이 오는지 모르겠단다.

기가 막히는 말이다.

나는 요즘 밤 10시만 되면 졸린다.

심지어는 고개를 끄덕거리는 자신을 발견하기도 한다.

요일 드라마를 다 채우지도 못하고 불을 끄고 달콤한 잠에 빠져든다.

그런데 새벽 1-2시까지 자지 않고 견디는 건 당연히 아침 잠이 오게 하는 요인이다.

잠의 중요성을 너무나 잘 깨우치는 요즘이다.

푹 자고 났을 때 다음 날과 잠을 제대로 못 잔 다음 날은 천지차이다.

강의 시간이 오후 2시쯤 된다하면 그건 잠과의 싸움이다.

학생때도 그런데 이 나이에는 더하면 더하지 덜할까…

잠은 피부미인도 만든다고 하지만 뇌의 활성화에도 충분한 잠이 필요하다.

잠 자는 시간이 아깝기만 하더니 이젠 수면전도사가 되어간다.

갑자기 ‘수면의 과학’이라는 공드리의 영화생각이 난다.

샤를로뜨 갱스부르가 나오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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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Comments

  1. 빈추

    2010년 6월 9일 at 10:47 오후

    출근했는데 벌써 졸렵네요.ㅎ
    꽃지 모래사장은 많은 변했지요. 게다가 모래도 많이 줄어들어
    군데군데 바위도 올라오고요. 한때는 해마다 몇번씩 갔었는데 요즘에는 통..
    간월암도 돌아오는 길에 습관적으로 들리던 코스였죠.
    천리포 수목원은 아직이고요.ㅎ   

  2. Lisa♡

    2010년 6월 9일 at 11:22 오후

    빈추님.

    이 거 적어놓고 잠깐 누웠는데 그만 잠이 들었어요.ㅎㅎ
    꽃지는 빈추님 말씀대로 입니다.
    간월도도 멀리서보니 어찌나 복잡해 보이던지..
    모항항도 참 볼 거 없구요….텅 빈 노래방 건물들만..
    꽃지엔 자주가셨었군요.   

  3. 벤조

    2010년 6월 10일 at 1:34 오전

    리사님은 좋은 버릇이 많은 것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잠을 잘 자면서 언제 블로그랑 일이랑 하는거예요?
    신기하네…
       

  4. 도토리

    2010년 6월 10일 at 5:16 오전

    천리포 수목원.. 꼭 한 번 가보고 싶은 곳이예요.
    ……^^*   

  5. Lisa♡

    2010년 6월 10일 at 6:35 오전

    벤조님.

    저는 주로 밤 12시에 자거든요.
    그런데 점점 시간이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일기는 다음 날 아침에…
    아침에 그대신 6시에 일어나고 시간은 충분하답니다.
    언제나 뭐든지…말이지요.
    일은 시간을 많이 잡아먹진 않습니다.
    요령껏 하니까요.   

  6. Lisa♡

    2010년 6월 10일 at 6:36 오전

    도토리님.

    제 생각엔 봄이 가장 좋을 것 같고
    아니면 가을 쯤이…
    어떤 꽃들은 더워서 말라 있고 그렇더군요.
    시간이 널널하다면야
    사계절을 다 즐기면 더욱 좋구요–ㅎㅎ   

  7. 왕소금

    2010년 6월 10일 at 7:27 오전

    샤를로뜨 갱스부르…
    무식하면 모든 것이 새롭게 보이니 무식도 때론 좋다는 생각을 하게 되네요ㅎ

    천리,만리,안면…
    넓직한 해변이 좋기는 하지만 한여름이면 더워서 좀 그래요.
    좀 그래도 그런 곳에 자주 갈 수 있었으면 좋겠지만..

    더운 날…
    시원하게 지내시길…요^^
       

  8. 오현기

    2010년 6월 10일 at 7:45 오전

    맨위의 잎사귀는 변종인가요? 아니면 씨앗인가요? 잎사귀는 감나무잎 같은데… 잎사귀에 혹이…    

  9. 오현기

    2010년 6월 10일 at 7:47 오전

    사진실력이 정말 감탄할만 합니다. 재주꿍…..    

  10. Lisa♡

    2010년 6월 10일 at 7:50 오전

    왕소금님.

    샤를로뜨 갱스부르를 모른다는 말씀이면 이해합니다.
    아직 어린 여성이고 모를 수도 있어요—ㅎㅎㅎ—어쩌다
    아는 척 했더니…영화배우 한 명을..

    천리만리안면간월모항..그 쪽은 많더라구요.
    오늘 너무 더워서 일찍 들어왔습니다.   

  11. Lisa♡

    2010년 6월 10일 at 7:51 오전

    현기님.

    변종 아닙니다.
    저 나무 이름이….아고 어렵던데..영어로 적혀있었거든요.
    잎이 다 저래요.

    처음엔 저도 뭐 잘못된 줄 알았답니다.

    사진요?
    저건 그냥 맛뵈기인데 더 잘 나온 거 올릴께요.   

  12. 재즈가이

    2010년 6월 10일 at 8:35 오전

    바람을 잠재우는 방법의 하나로 맞바람을 추천합니다. ^^

    어제 어떤 사람이 천리포수목원 가자고 했지만 못 갔는데 갔으면 만날뻔 했군요. ㅎㅎㅎ

    전 안면도를 몇년 전에 처음 가보고 한국에도 이런 해변이 있는지 놀랐는데
    서해안 고속도로는 갈 때는 안 막히는데
    귀경 시에는 왜 그토록 막히는지 참 의아해요.
       

  13. Lisa♡

    2010년 6월 10일 at 9:58 오전

    재즈가이님.

    어떤 사람이 가자고할 때 오시지 그랬어요?
    후후후
    갈 때도 요즘 막히는 부분이 많아요.
    올 때는 당연히 다같은 시간대에 오니까 막히구요.
    그래서 주말은 피하는 게 상책이지요.

    바람을 잠재우는 방법으로 맞바람을요?
    저는 그 방법 별로인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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