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넌드 터커 감독.
영국, 아일랜드 영화.
2008년 3일간 정동시네마와 드림시네마에서 반짝 상영했다가
(기독교 영화제 주관)
다시 2010년 5월27일에 재개봉했다.
현, 아트모모에서 상영 중..
영국의 베스트셀러 작가인 블레이크 모리슨의 자전적 소설을 영화화했다.
블레이크는 가족 중심적인소설이나 시를 많이 발표했는데 아버지를 주제로 한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은 언제입니까’ 와 ‘어머니가 내게 절대 말하지 않은 것들’도
책으로 내었는데 이 영화를 보면 어머니에 대한 부분도 이해가 간다.
그의 어머니는어린 그가 갈등하고 오해하는 부분에서도 말을 삼가하고 그 스스로
깨우쳐 나가도록 만드는데 비교적 어머니는 말 수가 적고 인내심이강한 여성으로 그려진다.
아버지는 온화하고 유머가 넘치며 재주가 다양하고 사람들과의 대화를 즐기며
의사로서 모든 사람들에세 최선을 다하고 친절해서 오해받을 수도 있는 쾌활한 분이었다.
고지식한 그 당시 영국 사회에서 아버지는 줄을 새치기하거나, 거짓말로 좋은 자리를 잡거나
차가 꼬리를 무는 정체일 때도 청진기를 이용해 기발하게 그 자리를 갓길운전 이런 식으로
빠져나가는 둥 어린 그에게 아버지는 올바른 행동보다는 엽기적인 행동을 더 많이 보여준 꼴이다.
감독은 주인공들의 표정을 거울에 비치거나, 가구에 비치거나,유리문에 비칠 때
거의 이중적 각도로 보이게 하는데 인간의 이중적인 심리갈등 표현으로 보인다.
그는 아버지를 온전하게 바라본 적이 거의 없다.
비키라는 동네 아줌마와 왜그리 절친한지, 그녀의 딸과 자기와 여동생만을 데리고
비키아줌마와 간 피크닉은 상처투성이로 돌아오는데..차 안에 아줌마와 단둘이 손을 어루만지던
아버지의 모습이 충격적으로 보이고 그녀의 딸이 자기와 닮은 구석이 없나를 찾는데 집중이 된다.
어린 아이의 상상력은 끝이 없어 여행을 간 호텔서 만난 마음에 드는 아가씨가 아버지와
이야기만 나누어도 둘의 관계를 의심하게 되고, 집으로 온 먼 친척누나마저 아버지의 정부로
오인한 채 청년기를 보낸다.
"엄마는 어떻게 참으세요?" 라는 그의 질문에 미소만 띈 채 아무 말이 없는 어머니.
아버지가 마지막 순간까지 자기에게 이야기를 다 못하고 갔다는 생각을 떨쳐 버릴 수 없자
그는 장례식날 비키 아줌마에게 할 말이 있다며 다 털어놓으라고 말한다.
진한 화장에 헤픈 웃음을 연상시키던 그녀가 어쩌면 그리 진지하게 멋진 대답을 해주던지..
그녀는 결혼실패를 알게 되었고 우울증에 걸렸을 때 블레이크의 아버지는 의사로서 그녀와 대화도
나누고 같이 피크닉까지 가서 달래주며 그녀의 병을 어루만져 주었던 것..
엄마는 물론 그 사실을 다 알고 이해했으며 남편의 사랑을 믿어 의심치 않았다.
비키는 말한다.
"네 아버지는 네가 전부였고 단 한번도 네 엄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으며 이젠 너에게서
아버지를 찾는 일만 남았구나.."
영화를 보고 나온 후 친구들은 말하길
자기도 어릴 때 아버지를 오해한 적이 있었고
그 오해가 지금까지 풀리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나이가 들고 성인이 되면 그런 것쯤은 이해하게 되는데
블레이크가 순수한 건지 두 아이의 아버지가 되고도
그기억에서 벗어나질 못하는지 모르겠다고들 한다.
혹여 아버지의 외도가 사실이라고 해도 크면서 어느 부분은
이해하게 되고 인정하게 되는 게현실인데 블레이크는
끝까지 그사실을 알아내어야만 했다.
어릴 때 아버지가 다른 여자들과 이야기만해도 갸우뚱~ 할 때가
다 있었을 것이다.
내가 언젠가 어떤 남자선배와 이야기를 나누자 아들이
당장 화를 내며 아빠에게 이르겠다고 하던 기억이 난다.
그냥 지나칠 게 아니라 잘 설명해주어야 아이들은 거기서 벗어난다.
어려도 같은 사람이므로 이해가능한 설명이 필요하다.
이사한 블리이크 집에서 이사를 도우며
샹들리에 점등식을 돕던 아버지..
그 때가 내가 아버지를 마지막으로 본 것일까…?
완연한 병세에도 엄마랑 농담을 나누던 아버지.
아버지가 죽자 엄마는 그 옆에 잠시 눕겠다며 누워
잠이 든다.
장례를 돕는 사람들이 오자 어머니는 그때야 흐느낀다.
블레이크가 직접 각본에 가담하고 영화 촬영내내 함께 해서
가족적인 부분을 잘 표현하도록 도왔다.
소설책 표지에 난 아버지 사진과 영화배우 아버지도 거의 흡사하다.
잔잔하게 감동을 주는 영화다.
마지막 아버지를 보내고 마당에서 혼자 눈물 흘리며
아버지를 기억하던 장면이다.
빙글빙글돌며 어린 블레이크가 어느새 어른 블레이크로 아버지를
안고 흐느끼고 있다.
떠난 자리가 너무나 크게 느껴지는 순간이다.
아버지역의 짐 브로트벤트와 아들역의 콜린퍼스 연기가 집중력있게 좋다.
아름다운 영국 남동부 서섹스 지방과 중부의 더비셔 지방의 아름다움이
한껏 드러나며 마치 가을날의 차분한 느낌으로 다가온다.
골목길이 있는 영국 시골마을도 아주 예쁘다.
혼자 사색에 잠겨 터벅터벅 걷고 싶은 길들이다.
Hansa
2010년 6월 11일 at 12:44 오전
아버지 노릇도 만만치 않습니다. 하하
Lisa♡
2010년 6월 11일 at 12:51 오전
암요—아버지 노릇 쉽겠습니까?
어찌보면 엄마노릇보다 더 어렵고
위치상 여러가지로 힘들겠어요.
늘 남편이 안스러워요.
守分
2010년 6월 11일 at 6:04 오전
부모 노릇도 자식 노릇도 다 쉬운게 아니지요….
도리를 지킨다는 것이 …
늘 단정하시던 아버님의 그때
그 모습이 떠오르면
아직도 눈물이 핑 돌곤합니다.
Lisa♡
2010년 6월 11일 at 8:57 오전
守分님.
도리를 지키면서 산다는 게
쉬운 것 같으면서도 어려운 것 같습니다.
저 또한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 같구요.
아버지를 생각하면 늘 면도하시던 모습이…
저는 엄마한테는 그래도 후회가 없는데 아버지는
더 친했는데도 잘 해드릴 기회가 없었답니다.
오공
2010년 6월 11일 at 9:10 오전
영국영화의 특징은 이야기 중심이 아니라 인물 중심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더욱 영국영화는 각 캐릭터에 대한 호기심을 가중시켜주는 매력이 있어
영국 영화라하면 무조건 보려고 하지요
이 영화도 보고 싶네요.
소개해 줘서 고마와요~
Lisa♡
2010년 6월 11일 at 9:21 오전
영국에 살다와서 더욱 영국영화가
땡기는 건 아닌지요?
그 분위기를 잘 아니까 말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