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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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이 있어서 일찌기 경기도광주도자박물관에 갔다왔다.

우리나라 도자기의 아름다움은 뭐라 설명하기 어렵다.

물론각 나라마다의 비색이 있겠지만 우리 것은 소박하고

우아한가하면 편안하고 정이 가는 폼새와 빛깔이다.

일을 마치고 쌀밥이라도 먹어 볼참으로 유명한 쌀밥집을

대충 눈대중으로 찾아갔는데 번호표를 준다.

바로 나오지는 않더라도 그렇게 오래 기다려야 밥이 내 눈 앞에

차려질 줄은 몰랐다.

30분은 기다렸지 싶고 기다리는 동안의 법석들이 영 못마땅하다.

이제는 정말 좀 조용한 식당이 좋다.

편안한 식사, 격조있는혹은 재미난 대화, 그리고 중요한 서비스가

점점 좋아지니 꼭 이런 걸 나이 탓으로 돌리고 싶진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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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다 눈화장을 하고 시낭송회를 갔다.

마칠 때까지영꺼림직했다.

귀신같이 보일건데 모르고 잊고 있는동안 외에는 늘 신경이 쓰였다.

화장을 하지않는 습관이 이렇게 무서운 줄 미쳐 몰랐다.

예전에 무슨 행사가 있어서스모키 화장했을 때도 정말 답답했고

화장실에 가서거울을 보고 화들짝 놀랬던 기억이 있다.

눈이 커서인지화장을 하면 좀 무섭게 보인다.

내가 봐도 세게 보이고 영 아니다.

확실히 자연스러운 얼굴이 짱이다.

자연스러운 얼굴에는 피부톤이 제일 중요한데 맑고 밝은 빛이

바로 건강을 말해주는 척도이다.

잡티가 있거나 모공이 넓다거나 지루성이거나 건조하거나

한 이들은 자연스런 얼굴을 즐기기엔 부담스럽긴 하다.

겨울이면 친구 옥이는 자기 얼굴이 세수만 하면 찢어진다고 해서 웃은 적 있다.

내 경우는 세수하고 거의 스킨도 안 바르고 그냥 자는 게 버릇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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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슨 일이 있을 때나 곤경에 처할 때 상대의 진면목을 알아보게되어있다.

양희은이 암에 걸렸을 때 우정의 옥석이 가려졌다고 한다.

그때 알아보게 되는 우정은 죽을 때까지 간다.

어떠한 경우라도 저 친구의 일에는 나서주어야지 하는 마음이 생길 때가 있다.

그런 마음으로 한 혼자만의 약속이 스스로 잘 지켜지길 늘 바란다.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약속이면 힘이 약해질 때가 많은데..세월이 갈수록

또 뭔가충만한 사람이 되고싶다면 그런 보이지 않는 마음의 약속을 잊지않고

살아가는 사람이 되는 게지름길이다.

진부하게 느껴질 이야기인데 그런 사람이 되고싶다.

잘 모르는 부분일지도 있는데 시간이흐를수록 남자보다는 여자들이 더 의리가 있고

더 화통하며관계를 진지하게 만드는 것 같다.

사회가 모계중심적으로 흘러서 그런건지..여자들에게 매력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절대 레스비언은 아니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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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에게 보호를 받는다는 것에 대해 생각해봤다.

일반적인 느낌말고..

늘곁에서 지켜주고, 힘도 쎄고, 팔뚝도 굵고, 오장육부도 튼튼하고

어디엘 가든 나를 위해 길을 터주고, 필요하다면 늘 앞에 차를 끽~~하고

대기시키는 그런 잡다한 부분부터 맘적으로도 늘든든하고 내 편이 확실하게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라면 자신감이 더 불쑥거릴 것 같다.

아무도 나를 위해 줄 이 없고, 세상을 혼자 헤쳐나가야 한다면 다른 사람보다

몇 배는 강해져야하고 그걸 이겨냈을 때는 이미 성공의 테두리 안에 서 있을 거다.

나는 내가 늘 강하다고 주문을 건다.

어지간한 일에도 신경을 안쓰고 그러다보면 또 강해지기도 하고.

강해진다기보다는 무관심해진다는 게 맞는 쪽인가?

여하간 보호를 받는다는 건 행동에 있어서나 정신적으로나 나쁜 건

아니란 생각이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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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지하고 차분한 시낭송회였다.

무엇보다 시인이 마음에 들어했고 분위기가 너무 좋다고 했다.

시인은 시도 좋지만 외모가 +알파였다.

시낭송회가 끝나고 뒤풀이가 더 재미있었던 오붓한 날이었다.

새로 오신 청담회원 함초롱이님과 가헌님 정말 반갑습니다.

갈수록 관록이 붙어 발전이 거듭되는 모임이 되리라 기대한다.

16 Comments

  1. 광혀니꺼

    2010년 6월 17일 at 12:26 오전

    이번엔
    일이 겹쳐
    참석 못했네요.

    옥석을 잘 가리는것도
    복입니다.

    장석남시인은 궁금햇는데
    저랑 인연이 없네요~

       

  2. 화창

    2010년 6월 17일 at 12:31 오전

    예를 갖추시느라 화장을 진하게 하셨었나봐요?

    수고하셨네요~~~~   

  3. 웨슬리

    2010년 6월 17일 at 12:55 오전

    후기, 사진은 언제쯤?   

  4. 김진아

    2010년 6월 17일 at 2:09 오전

    떠들썩한 장터 분위기 같은 곳이 편할것 같았지만,
    의외로 아이들이 싫어 한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특히나 큰 아이는 질색을 해요.

    차라리..풍경이 주어지는 공간에 뚝 떨어진 그런 식사라면 모를까 ㅎㅎ

    고우세요..

    스모키 화장의 모습이 어떠실지..대략 짐작하지만, 감춰지지 않는
    동안의 선함은 어쩔 수 없거든요 ㅎㅎ

    건강 하세요..

       

  5. nancy

    2010년 6월 17일 at 2:24 오전

    어제 전혀 무리한 화장이 아니었음!

    이제 우정의 옥석을 가리는 일도 꼭 필요하고 행동으로 옮기기도 해야 함.

    떠들석 한 것 보다는 더 알찬 시낭송회였다는 생각을 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나왔음.
    역시 뒤에서 수고하고 헌신하는 분들이 있기에 … 땡큐~~~.   

  6. 오드리

    2010년 6월 17일 at 6:05 오전

    못가서 미안!!!!!!!!!!!!!!!!!!1   

  7. 守分

    2010년 6월 17일 at 6:25 오전

    리사님이 주관이 되어 치뤄진
    시 낭송회 잘 끝내셨군요.
    그러잖아도 지금 낭송회 사진들 재미있는 이야기들
    둘러 볼까하고 즐어왔는데 아직 안 올리셨네요.
    지난번 처럼 화기애애했을 낭송회 이야기 궁금합니다.

    인간 관계 …그리 녹녹한게 아니라고 하지요
    마음의 바탕은 선도 악도 아니여
    善緣이 되려면 선한 사람들을 만나야 된다하고…
    그래도 세상엔 우리 가까운 주변엔
    늘 드리는 말씀이지만 착하고 어진 사람들이 더 많지요.

    잔잔한 물결…위 사진들 차분한게 참 보기 좋습니다.

       

  8. 벤조

    2010년 6월 17일 at 7:37 오전

    아이…저 파도가 내 발밑까지 밀려오네…
    리사님 땡큐.
       

  9.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1 오전

    짱구엄마.

    ㅎㅎ…못 올 수도 있지만 그대의 빈자리가 크더만.
    사진을 찍는 게 쉬운 것만은 아니라는 거..
    쫌만 찍사했어.
    못찍으면서 왔다갔다 하려니 뒷꼭지가 땡겨서 말야.
    흠……….우리 너무 좋아서 번개하려구..   

  10.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1 오전

    화창님.

    고맙습니다.   

  11.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2 오전

    웨슬리님.

    찍사가 안와서 제가 몇 컷만 찍었는데
    아침부터 넘 바빠서 이제사 들어왔어요.
    저녁에….기대할 건 없꾸~   

  12.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2 오전

    진아님.

    선함을 알아보주시네요.
    아 천재는 천재끼리 알아본다카던데..ㅋㅋㅋ
    암튼 시집 보낼께요.
    늘…땡큐, 아르헨티나 격파!!!   

  13.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3 오전

    낸시님을 사랑하게 되었어요.

    성격이나 하시는 행동, 그리고 무릎에 통증과
    치통까지 견디시고 노력해주신 점…사랑해요.
    정말——–그러니 멋진 친구들이 많은가봐요.   

  14.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4 오전

    오드리님.

    누구세요?   

  15.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5 오전

    수분님.

    우리 주관하는 이들이 6명 정도 되는데
    각자 맡은 분야들이 다 따로…ㅎㅎㅎ
    저는 자리 안내정도입니다.
    그리고
    사진은 조금 찍었는데 밤에 올려볼께요.
    인간관계에 대해 많이 사색하게 되는
    요즘 같아요.   

  16. Lisa♡

    2010년 6월 17일 at 8:05 오전

    벤조님.

    뒤꿈치 들었쬬?

    반바지 입으셨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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