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6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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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에 축구를 보고 잠을 좀청하려는데 아들의 전화다.

느리고 쳐진 목소리로 큰일이 났다고 하는데 다리가 후들거렸다.

아니 거기서 공항에 나갈 시간인데 아직 집이라고 하면서

머리를 벽모서리에 부딪히는 바람에 기절하고 이마가 찢어졌단다.

정말 화가 갑자기 나면서 소리를지르는 나를 발견했다.

어지간해서 아이들에게 소리를 지르지 않는 편이다.

너무 화가 나고 얼마전에 눈가를 찢더니 이 번에는 앞 이마를..

기가 막히고 부들부들 떨리고 정신이 하나도 없었다.

아들은미국서 응급실을 가야하는지, 한국에 도착 즉시 병원에 갈건지를

묻고 있었다.

미국서 응급실 가면 한국나올 시간임박인데 안되겠고 비용도 그렇고

그냥 지혈만해서 나오라고 했다.

새벽에 도착해서 응급실로 가던지 하자고.. 아무 생각이 나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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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같이 나오는다른 아이의 아빠가 성형외과의사라는 기억이 났다.

병원번호를 뒤져 전화를 했다.

새벽에 공항에 도착해서 같이 자기 병원으로 데리고가서 상처를 보겠단다.

마음을 그리고는 놓게 되었다.

아이를 키우면서 겪는일들이지만 매 번 늘 깜짝 놀랄 때가 많다.

아들일 경우가 더많은데 안경낀상태로 축구공에 얼굴맞기,농구하다가

다리 접지르기, 테니스치다가 미끄러져 상처입기, 어쨌든 늘 그런 소용돌이가

멈추질 않는다.

다리도 복숭아뼈 근처가 염좌인 것 같다고 스스로 판단하고 와서 정형외과간단다.

사랑니 뽑으러 치과가야지..안경 새로 하러 안과가야지..참 갈 때도 많다.

딸은 매번 비염으로 고생인데 여기저기 다 가도 낫질 않는다.

수술을 하기도 그렇고 여러가지로 가지많은 나무 바람 잘 날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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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예약이 되어있는 날이라 마지막 임플란트 하나를 심었다.

그리고 예상치 않던 사랑니를 뽑았다.

사랑니를 뽑을 때 보니 의외로 쑥 뽑는다.

본래 사랑니도 흔들리고 있었다고 한다.

임플란트는 사진상으로 보니 아주 잘 되었다고 한다.

치과에도 여러 유형의 손님이 있는데 아주 까다로운손님이 있는 반면

한 번도 잔소리가 없는 착한 유형이 있다고 한다.

물론 나는 후자에 속한다.

그런 유형들이 주로 수술이나 모든 면으로 잘 치료가 되고 예쁘게

이가 마무리 된다고 한다.

잔소리를 하기 시작하면 더 신경이 곤두서서 잘 하려고 해도 안될

경우가 많고 별 것도 아닌 일에 잔소리를 시작하면 나중에는 진짜 필요한

말을 해도 잘 안듣게 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합죽이가 됩시다–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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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과원장님은 자신의 엄마 이야기를 하셨는데 이렇게 먹고 살만한 것도

따지고 보면 전쟁때 피난민들에게 아낌없이 나누어주던 엄마의 그 친절한

태도들이 오늘 이렇게 된 것 같다고 한다.

우리는 결과를 놓고 늘 이야기를 하지만 그래도 그런 마인드로 살아가면

아무래도 좋은 일을 하려고 노력하게 될 것이다.

나도 아버지가 남들에게 하도 베풀어서 자식들이 잘 될 거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그게 운좋게도 사실처럼 되어버렸다.

자식이 잘 되려면 사채놀이를 하지마라~~또는 남의 마음을 아프게 하지마라

뭐 이런 룰들이 있는 듯 이야기하는데 정말 그런 걸 지키며 산다면

아무래도 믿어서가 아니라 그렇게 산다면 뭐든 잘 될 것 같다.

가족끼리도 이해타산적으로 대하는 이들이 있다는 말을 들었다.

남매끼리도 잘 나가는 사람에게 더 잘하고 사정이 나쁠때는 아예 거들떠

보지도 않는 그런 형제가 있다는 것이다.

세상에…그런 일이..하지만 사실이었다.

주변에 그런 가족이 있다고 하니 참 뜨악하다.

마음같아서 사정이 나쁘면 더 잘 해줄 것 같은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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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 Comments

  1. 김진아

    2010년 6월 24일 at 1:14 오전

    종이 모아 놓으면 한달에 두번 정도 가지러 오시는 할머님이 ..
    매번 아이들 사탕이며, 제 양말 한켤레..이렇게 답례로 가져다 주세요.
    드린것은 버리는 종이일 뿐인데 그렇게 마음을 쓰시는데,
    가져 오지 마세요 하셔도 몰래 가져다 놓으시고,

    그래서 이젠 딱 한개로 약속했어요.

    그리고 그분과 남은 손자,손녀에게 깊은 기도로 제 답례를 합니다.

    세상엔 좋은 분들이 더 많으시다는것..
    살아가면서 더욱 새록새록 느낍니다.

    리사님…

    여름의 행복한 시간들이 쭈욱 잡혀있으시네요 ㅎㅎ

    건강하시고, 즐거운 시간이 가득 하시길요.

    *^^*   

  2. 아로운

    2010년 6월 24일 at 1:49 오전

    드디어 옵니다. 아이들이…
    긴 여름동안 꿀같은 시간 보내시기 빕니다.
    많이 놀라셨겠지만 애들 다 그러면서 큽니다. 잘 아시면서…
       

  3. Lisa♡

    2010년 6월 24일 at 2:01 오전

    진아님.

    그 할머니도 대단하시네요.
    그 할머니가 행복하시길 빕니다.
    진아님도 복 받으실 겁니다.
    세상에는 좋은 사람이 더 많아요.   

  4. Lisa♡

    2010년 6월 24일 at 2:01 오전

    아로운님.

    드뎌 왔습니다.
    갈수록 못생겨지는 얼굴로..
    ㅎㅎ..새벽에 병원가서 꼬매고 왔어요.
    많이 찢어졌더군요.   

  5. 바위섬

    2010년 6월 24일 at 2:33 오전

    공항에서 맞이한 아들의 찢어진 이마를 바라보는
    엄마의 마음이 어떠했을까..

    짐작해 봅니다…

    떨어져 생활하면서 제일 염려되는 부분이
    바로 아이들이 다치지나 않을까하는 거겠죠!

    그래도 수습이 잘 되고
    보고 싶었던 자식들과 함께 생활하게 된 거 축하합니다..
       

  6. 서영

    2010년 6월 24일 at 3:05 오전

    리사 얘들왔으니 바쁘고행복한 종종거림이 연상되는군
    비염은 반포 신*호이비인후과 잘보고 요
    또 순천향병원가면3개월에한번씩 주사맞는것있어요
    괜찮은 효과로 고통에서 해방될것임 즐거운 여름방학되소서….   

  7. 벤조

    2010년 6월 24일 at 3:13 오전

    아유, 내 가슴이 다 철렁했네.
    얼마나 박았으면 기절까지 했을까.
    저도 그럴 땐 소리부터 지르게 되요. 너무 놀라서 그럴꺼예요.
    우선 푸~욱 재우고 나서, 끌어안고 울던지 말던지…ㅎㅎ
       

  8. 리나아

    2010년 6월 24일 at 10:41 오전

    휴..내 막내아들도 한달반 전..왼,엄지손가락 등 부분이 수업(작업)중
    기계가 이탈되면서 베었는데 인대가 끊어졌다고 -> 수술 -> 기브스->치료…
    한달후 기브스 풀었는데…아마도 인대 이어지지 않아서 손가락 위로
    올리기 힘들거라는데…..ㅠ.ㅠ….
       

  9. 밤과꿈

    2010년 6월 24일 at 11:42 오전

    다투다가 그런 것도 아니고 안전 사고였으니
    맘 편히 쉬게 해주면 곧 나을 겁니다~

    모자간에 정이 더욱 각별해 질거예요^^*ㅎㅎ

    형제간에 쳐다 보지도 않는 사람들 생각외로 많아요~
    그런데도 제 꼬락서니는 뵈질 않는지
    같은 동포 민족이라면서 무조건 역성들고 퍼주고 하니
    자기 것 아니라고 국민의 혈세를 맘대로…

    악한 형제에게 자기 것을 맘껏 줄 사람이 있긴 한 건지요?

    동포, 민족이라면 괜히 우쭐해지고 인도주의가 발양되는 양
    날뛰는 사람들 다시 한 번 생각해 보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10. Lisa♡

    2010년 6월 24일 at 11:48 오전

    바위섬님,

    다행하게도 바로 가서 꿰맸는데
    많이 찢어지고 깊어서 시간이 걸렸어요.
    상처가 좀 남을 것 같다는데
    같이 있는 룸메이트가 장난치는 통에 파하다가
    그랬더군요..ㅠ.ㅠ
    하루종일 같이 있었더니 온지 오래된 것 같아요.   

  11. Lisa♡

    2010년 6월 24일 at 11:49 오전

    서영언니.

    그러잖아도 그 한의원가려고 해요.
    ㅎㅎ….
    3개월에 한 번 주사는 힘드니까 말이지요.
    오늘 종일 종종거렸네요.   

  12. Lisa♡

    2010년 6월 24일 at 11:50 오전

    벤조님.

    팬티만 입고 기절했다네요..ㅎㅎ
    샤워하고 나오는 걸 룸메가 심하게
    장난치는 통에 말입니다.
    뭐라하기도 그렇고..참 나…이럴 때는 어쩌죠?   

  13. Lisa♡

    2010년 6월 24일 at 12:00 오후

    리나아님.

    속상했겠어요–
    어째요.
    그래도 괜찮아지겠지요?
    인대가 끊어졌다면 고생 많이 했겠어요.
    그런 일없이 잘 살아주어야 좋은데
    아이들이 꼭 사고를 치네요.   

  14. Lisa♡

    2010년 6월 24일 at 12:02 오후

    밤과꿈님.

    형제끼리 쳐다보지도 않는다는 건 불행이고
    나중에 후회하게 될 겁니다.
    인생 길다면 길지만 짧은건데 부모님이 사이좋게
    지내라고그리 가르쳐도 별 것도 아닌 돈 몇푼으로
    갈라서게 되니 참 그렇지요?
    아니면 서로 반복하게 되는 이유 중에 또 생활차이가
    있는 경우에 그리되는 사이도 있다고 하대요.
    서로 돕고 살면 좋은데 다른 경우는 퍼주다보면’같이
    망한다는 것 또한 문제더라구요.
    그런 사람 봤거든요.   

  15. 웨슬리

    2010년 6월 24일 at 8:50 오후

    음, 임플란트 잘 나왔다니 다행입니다.   

  16. Lisa♡

    2010년 6월 24일 at 9:09 오후

    마음 편히 먹으면 그렇다고…ㅎㅎ

    그래도 11월까지 기다릴 일이 지겨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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